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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ㅣ순교자ㅣ성지

[성지] 순교자 황사영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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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0-31 ㅣ No.219

순교자 황사영의 무덤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부곡리. 속칭 가마골 홍복산 자락 아래에는 순교자 무덤이 외롭게 안장되어 있다. 신유 박해로 순교한 "백서"의 주인공 황사영(알렉시오)의 무덤이다. 당시 황사영은 양박 청래(洋舶請來)의 원흉으로 지목되어 능지처참형을 받았으므로 시신이 온전할 리 없었다. 또 가까운 집안 사람들이 모두 유배를 당한 터였으므로 그 시신을 거둘 사람조차 없었다. 그의 시신을 수습하여 황 씨 문중의 선산에 안장한 이들은 먼 친척이나 면식이 있는 신자들 몇 사람이었을 것이다.

 

이후 황사영의 무덤은 집안에서조차 오랫동안 잊혀져 왔다. 양반 집안의 자손으로 태어나 국사범으로 처형되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다가 180년이 지난 1980년에 황 씨 집안의 후손이 사료 검토 작업과 사계의 고증을 거쳐 홍복산 선영에서 황사영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을 발견하였다. 또 이를 발굴한 결과 석제 십자가 및 비단 띠가 들어 있는 항아리가 나오면서 무덤의 주인공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황사영의 무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사적지로 조성되기도 전에 주변이 개발되면서 순교자의 무덤은 초라한 모습으로 건물 뒤에 가려지게 되었다. 겨우 찾은 황사영의 묘비에는 '순교자 황사영 공의 묘'라고 새겨져 있다. 비록 당시의 위정자들에게는 그의 죽음이 매국의 결과로 치부되었을지라도 묘비를 건립한 사람들은 이를 순교로 이해했던 것이다. 아니면 "황사영은 출생 가문과 개인적인 공로로, 또 드물게 보이는 재능과 덕행으로 일반 신자들로부터 존경을 얻었다."(샤를르 달레, [한국 천주교회사] 상, 557면)라고 한 것처럼 그의 덕행을 기리고자 한 것임이 분명하다.

 

[사목, 2000년 5월호, pp.112-113, 차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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