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2016-0210.....재의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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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6-02-09 ㅣ No.1981

재의 수요일

요엘 2,12-18       2코린토 5,20-6,2       마태오 6,1-6.16-18

2016. 2. 10. 이태원 ( 06:00 )


          주제 : 삶의 태도에 따라 결과도 달라지는 법

명절의 힘은 아주 강합니다. 전례에서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영광에 참여할 준비를 시작하는 때인 사순절을 시작하는 날에 실천하도록 권장하는 단식과 금육도 다른 말로 과감히 밀어제치는 것이 우리민족의 명절 설날이 가진 힘입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올해 사순절을 어떻게 지내야 옳은 일이고, 지나고 난 다음에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습니까? 질문은 합니다만, 사실상 이렇게 묻는 소리에 절대적이고도 불변하는 대답이나 삶에서 우리가 실천할 기준이 있지는 않습니다. 상대적이라는 것이 항상 나쁜 뜻은 아닙니다만, 사순절이라는 특정한 기간을 대하는 우리가 본래의 뜻을 얼마나 소홀히 여기지 않으면서 그 기간을 대하는 모습을 잘 드러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복음을 읽고 난 후, 읽고 들은 말씀을 해설하는 이 시간을 마치고 잠시 후에 하게 될, ‘재를 얹는 예절의 의미는 무엇이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재를 받을 사람인 오늘 미사에 참여한 사람이 갖는 자세와 전례를 거행하는 사제를 통하여 선포되는 내용이 서로 연결될 수 있다면, 우리가 가진 자세도 올바른 것이라고 말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마의 위에 놓여질, 재는 세상에 있던 만물에게서 생명이 빠져나간 다음, 남은 재료가 바뀔 수 있는 가장 마지막 모습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에는 어떤 가치가 있겠습니까? 누구나 아는 것이겠지만, 재는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에 있는 대상의 하나에 속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돈을 주어야 재를 구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기는 하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재를 보면서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바로 그것을 우리의 이마에 얹으며 특별한 자세를 갖습니다.


재를 얹을 부분인 사람의 이마는 우리가 세례성사와 견진성사의 은총이 오래도록 머물기를 원하면서 나를 거룩하게 하는 기름을 바르고 하느님의 도장을 찍는 곳이기는 하지만, 재를 놓으면서 우리가 듣는 소리는 기름을 바르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비슷한 의미를 생각해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재를 이마에 바르면서, 전례의 규정에 따른 말로 사제는 흙에서 나온 존재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는 소리를 말합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얹는 재가 마법을 부리는 것처럼,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이 되는게 아니라, 내가 하는 행동이 그러한 의미를 담을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쳇말에 저기 사람하나와 군인하나가 지나간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면 아는 말이기도 하고 쉽게 사용하는 낱말입니다. 옷을 입은 모양에 따라 사람이 하는 행동이 달라진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이런 말을 알고 있고,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겉으로 드러내는 모습에 따라 내 행동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는 말도 되지만, 다른 사람이 나를 바라보는 모습도 달라지게 만듭니다

 

재의 수요일에 가져야 할 올바른 자세는 요엘예언서에 나오는 것처럼, 하느님께 다가와 내 마음을 찢는 행동입니다.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하는 것이고, 어떻게 해야 요엘예언자가 말하는 것과 같은 행동이 되는지는 현명한 사람이 각자의 삶에서 알아듣는 대로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이 우리의 몸을 통해서 드러낼 수 있는 모습은 복음의 말씀을 통해서 들은 것처럼, 자선을 베풀고, 기도하고 단식하는 것입니다. 처음의 것은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하는 모습의 한가지이고, 다음의 두 가지는 나를 위해서, 또 나를 위해서 기도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세상에서 사람이 하는 일은 주고받는 관계입니다. 먼저 받은 다음에, 받은 분량을 계산하여 받은 만큼 그대로 갚는 것은 아닙니다.


사순절은 우리가 삶을 돌이켜 하느님과 화해하는 시간입니다. 이 소리는 화해를 위해서 하느님과 싸워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지금 싸우고 나서 화해하지 않은 상태로 있다는 소리도 아닙니다. 알아들은 대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올해 사순절의 기간도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고 실천하는 특별한 기간이 되기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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