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2016-0212.....재의 수요일 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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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6-02-12 ㅣ No.1983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이사야 58,1-9ㄱ                    마태오 9,14-15

2016. 2. 12. 이태원

주제 :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

올해 초부터 읽은 책에 사람이 하는 말에 대하여 쓴 글에 남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하는 말에는 의미론(意味論)도 있고 화용론(話用論)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의미론은 잘 알아듣고 하지만, 자기자신 이외의 다른 상황도 볼 수 있고 고려할 수 있어야 화용론도 실천하는 것이어야 다른 사람과 하는 대화가 올바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얘기를 읽으면서, 제가 화용론을 무시한 적은 없지만, 드러난 결과를 보면, 의미론만 많이 강조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우리는 조금 전에 단식이라는 말의 화용론을 얘기하는 이사야예언자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물론 독서에는 의미론이나 화용론이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습니다만, 제가 읽었다고 말한 책에 나온 표현을 적용해서 오늘의 독서말씀을 구별한 것입니다. 자기들은 단식하는데 하느님께서는 그 모습을 왜 봐주지 않느냐고 말하는 히브리인들의 얘기는 의미론에 해당할 것입니다. 세상을 대하는 올바른 방식은 의미론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화용론도 함께 적용해서 알아들어야 한다고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사람이 하느님의 뜻을 한참이나 멀리하는 것을 보고, 하느님은 이사야예언자를 통하여 그 답답함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그것은 예언자가 하는 말일 뿐이고, 예언자의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올바른 행동을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답답하지요? 우리나라의 현실도 비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헬조선>이라는 말을 쓰면서,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좋게 볼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리고 이 나라를 떠나려고 하는데, 어른들은 그 아픔을 보듬어주지 못하는 현실이 그러할 것입니다.


축복을 내려주려고 예언자들을 통하여 당신의 뜻을 밝히는 하느님은 멀리하면서, 사람은 그 하느님이 없이도 내가 잘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존재라면, 정말로 제대로 된 길을 따라 사는지, 내가 하는 행위가 정말로 하느님이 없어도 되는지, 하느님이 없어야 내 삶에 더 풍요롭게 될 수 있는지, 우리도 그와 비슷한 사람으로서 판단하고 드러내야 할 일입니다.


독서와 복음에 나온 단식이라는 말보다는 금식(禁食)이라는 말이 더 합당하겠지만, 우리 삶의 변화와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우리가 사용할 현실적인 방법을 우리가 어떤 모양으로 이용하는지에 대한 판단도 필요합니다. 그저 드러내기 위한 것인지, 진정으로 그 뜻을 알아서 하는 행동인지, 그 구분과 실천에 따라서 우리의 삶에 생기는 결실은 달라질 것입니다. 신앙인이라고 말하면서 하느님을 삶에서 밀어내거나 멀리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고 올바른 삶의 방법을 실천하면서 살아야 할 일입니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이며, 하느님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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