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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시성] 시복시성 대상자 125위에 대한 기도와 공경, 현양운동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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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05-29 ㅣ No.917

[창간 23돌 특별기획] 시복시성 대상자 125위에 대한 기도와 공경 · 현양운동 시급


언제쯤 이뤄질까? 해답은 우리 손에

 

 

4월 28일 바티칸 시성성 회의실.

 

세계교회 시복시성 업무를 관장하는 시성성장관 안젤로 아마토 추기경은 평화방송ㆍ평화신문과 인터뷰 중 한국교회 '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이 언제쯤 이뤄질 것 같냐는 질문에 "그건 한국교회에 달려 있다(It's up to you)"고 명쾌하게 대답했다.

 

"법적 절차는 시성성에서 진행하지만 그에 대한 간절한 청원은 여러분(한국교회) 편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그의 말에 취재진은 시복청원 열기를 느낄 수 없는 한국교회 현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시복시성 대상자 125위에 대한 기도와 공경, 현양운동이 시급하다.

 

한국교회가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그리고 증거자 최양업 신부를 복자 반열에 올려달라고 청원하는 문서를 이미 2년 전에 교황청에 보내놓고도, 정작 중요한 시복청원 열기 조성과 현양운동은 소홀히하고 있다. 신앙 선조들을 제대로 공경하지 않으면서 그들이 천상에서 더 큰 영광을 누리길 바라는 셈이다.

 

- 시복시성 대상자 125위는 최양업 신부를 제외하고 모두 순교자다. 서양 선교사들이 들어오기 전인 초기교회 시절에 대부분 순교했다. 그림은 이승훈이 북경에서 세례를 받고 돌아온 후 이벽 등 한국 천주교 초기 주역들이 서울 명례방 김범우 집에서 집회를 갖고 있는 탁희성 화백 작품.

 

 

125위 시복시성 추진과 관련해 한국교회 차원의 법적ㆍ행정적 절차는 완료된 상태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박정일 주교)는 대상자 선정과 시복재판 등 예비심사 절차를 마치고 관련 문서를 2009년 6월 시성성에 제출한 상태다. 따라서 125위 시복을 열망하면서 나머지 절차, 즉 교황청 전문기구 심의 → 심의결과 판결 → 교황 재가를 기다리면 된다.

 

특히 125위 시복 건은 선교사 한 명 없는 상황에서 교회를 세우다 목숨을 잃은 초기교회(1801년 신유박해 전후) 순교자들이 대상인데다, 사실상 한국교회 차원의 첫 시복시성 추진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1984년 103위 시성식은 조선교구 설정(1831년) 이래 한국 포교를 담당했던 파리외방전교회 주도의 시복 추진과 현양운동이 바탕이 됐다.

 

시복시성 추진운동은 교회와 신자 개개인 차원에서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교회는 시복 대상자들의 영광스런 행적을 널리 알려 드높이는 현양운동을 조직적으로 벌여나가야 한다. 기도회ㆍ성지순례ㆍ순교자 현양대회ㆍ심포지엄 개최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그동안 축적한 교회사 연구물에서 한국적 순교영성을 추출해 신자들 신앙생활에 접목시켜주는 노력이 요구된다.

 

신자 개인 차원에서는 125위 약전(略傳)읽기와 성지순례 등을 통해 그들의 순교정신을 내적 신심으로 승화해야 한다.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정일 주교는 "시복시성 청원은 우리가 누구를 무슨 이유에서 성인이 될만한 분이라 여기고 공경하니 성인품에 올려달라고 요청하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시성성 장관 조언대로 시복을 간절히 원하는 한국교회의 원의(願意) 표출과 구체적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사목자와 신자들을 제외하고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어 안타깝다"며 "기도운동과 성지순례, 유적지 정비 등을 해나가면서 우리의 원의를 모아나가자"고 호소했다.

 

한편, 평화신문은 창간 23주년 기획으로 시복 대상자의 영웅적 행적과 정신을 알리는 '하느님의 종 125위 복자 반열에' 시리즈를 시작한다. ▶ 관련기사 8,9면 [평화신문, 2011년 5월 29일, 김원철 기자]

 

 

이것만은 알아야! - 하느님의 종 시복시성

 

 

시복시성이란

 

교회가 복자 또는 성인을 공식 선포함으로써 신자들이 공적으로 공경하도록 하는 것이다. 성인과 달리 복자는 해당 지역교회나 단체에서만 공경할 수 있다. 시복(諡福)은 시성(諡聖)의 전 단계다.

 

 

시복시성 절차는

 

해당 지역 관할 교구장에 의해 진행되는 예비심사와 교황청 시성성 심사를 거쳐 교황에 의해 최종 승인된다. 125위 시복은 대상자가 여러 교구에 흩어져 있어 편의상 주교회의에서 통합 추진하고 있다.

 

* 한국교회 차원의 예비심사 절차

 가) 지역교회에서 대상자(하느님의 종) 선정.

 나) 하느님의 종들의 생애와 행적 등에 관한 약전을 시성성에 보내면, 시성성은 이를 검토한 후 시복시성을 추진하는 데 '장애 없음' 사실을 지역교회에 통보.

 다) 시복재판: 재판 형식으로 엄격하게 진행. 

   - 증인(주로 역사가들) 심문 : 순교 사실과 성덕의 평판에 대해 심문.

   - 현장 및 증거조사 : 생가, 묘소, 순교지 및 성덕을 증명할 만한 자료 조사. 

   - 기적심사 : 하느님의 종에게 전구를 구해 받은 은혜(기적)를 심사. 순교자는 순교 사실만 확실되면 기적이 없어도 된다. 이번 경우 증거자 최양업 신부에게만 기적심사가 요구된다.

 

* 교황청 차원의 절차

 한국교회의 모든 조서가 교황청 시성성에 제출되면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친다.

 가) 시성성 전문기구와 전문위원들(보고관, 신앙촉구관, 신학자문위원, 기적심판관) 심의. 

 나) 전문기구 심의 결론에 대해 시성성 위원 추기경과 주교들 판결.

 다) 판결에 대한 교황의 최종 재가. 시복시성을 재가할 권한은 교황에게만 있다.

 

 

하느님의 종 125위

 

최양업 신부를 제외한 124위는 모두 순교자다. 순교한 때는 △ 1791년 신해박해 3위 △ 1795년 을묘박해 3위 △ 1797년 정사박해 8위 △ 1801년 신유박해 53위 △ 1839년 기해박해 18위 등이다. 서양 선교사들이 들어오기 전인 초기교회 시절에 대부분 순교했다.

 

 

[인터뷰] 125위 시복시성, 순교영성 심화 기회로 삼아야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정일 주교에게 듣는다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정일 주교는 요즘 속이 후련하면서도 뭔가 숙제를 덜 끝낸 심정이다.

 

무려 8년 동안 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시성 예비심사 작업에 전념한 끝에 2009년 6월 관련 문서 일체를 교황청 시성성에 접수시켰다. 125위 약전과 재판기록 복사본만도 A4 용지 6000쪽에 달한다.

 

이로써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그리고 증거자 최양업 신부 시복을 위한 한국교회 차원의 법적, 행정적 절차는 모두 끝난 셈이다.

 

하지만 교회 저변에서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운동이나 현양대회 같은 움직임이 거의 없어 안타까워하고 있다. 더구나 4월말 교황청 시성성 장관 아마토 추기경을 만나고 온 뒤부터는 이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불러 일으킬까 고민 중이다.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정일 주교가 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시성에 대한 관심과 기도운동을 요청하고 있다.

 

 

청원서 제출했다고 손 놓으면 안 돼

 

"시복시성 추진은 '아래로부터의 운동'입니다. 우리에게 이런 훌륭한 순교자가 있으니 복자와 성인으로 모실 수 있게 해달라는 게 시복시성 청원입니다. 따라서 교황청 입장에서도 한국교회의 바람과 열망을 어떤 식으로든 확인해야 결정하지, 서류만 갖고 움직일 수는 없을 겁니다."

 

박 주교는 "한국교회의 대표적 영성은 순교영성"이라며 "이번 125위 시복시성 청원을 순교영성 심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손놓고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시복시성의 참뜻은 하느님 사랑의 정점에 이르신 순교자들을 온 세상에 높이 드러내고, 그분들의 거룩한 정신을 본받아 후손인 우리가 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순교자들의 전구로 내적 쇄신과 발전을 꾀하고, 복음을 더 힘차게 전하는 데 있습니다.이러한 목적을 이루려면 먼저 순교자들의 삶과 신앙을 알아야 합니다."

 

박 주교는 "교구와 본당, 소공동체, 사도직단체에 하느님의 종 125위 약전(略傳) 읽기와 성지순례를 권장한다"며 "전주교구 루갈다제처럼 문화활동을 통해 순교자를 알리고, 순교신심을 드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 주교는 이어 125위 시복시성 추진작업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는 1984년 103위 시성식 때 믿음의 초석이 된 초기교회 순교자들이 시성의 영예를 입지 못한 것을 내내 아쉬워했습니다. 103위는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이 이 땅에 진출한 이후에 일어난 기해박해(1839년)~병인박해(1866년) 순교자들입니다. 선교사들이 꼼꼼하게 기록해 놓은 그분들의 순교행적을 토대로 1925년 79위, 1968년 24위 시복식에 이어 1984년 103위 시성식을 거행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번 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시성 추진은 대상자의 3분의 2가 신유박해(1801년) 전후 순교자들인데다, 사실상 한국 주교회의가 처음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 의미가 남다릅니다."

 

 

순교영성 넘치는 교회돼야

 

박 주교는 "우리는 신앙 선조들의 희생 덕에 너무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며 "시복시성은 우리가 받은 신앙의 은총에 대한 감사의 의미도 있기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주교는 또 "시성성에 순교자들을 포함해 1만여 건의 시복시성 청원이 접수돼 있으나 교황청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순교자들의 영웅적 덕행을 먼저 조사해 시복을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교회 인사들은 한국교회를 둘러보고 한결같이 '활기 넘치는 교회'라며 원더풀(wonderful)을 연발한다"며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순교영성이 넘치는 교회'라는 얘기를 먼저 듣고 싶고, 실제 그런 평을 받을 만한 순교영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주교는 "125위 시복은 한국교회 발전에 또다른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신자들 관심을 거듭 호소했다. 박 주교는 2002년 마산교구장직에서 은퇴한 이후 시복시성 추진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다. 최근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와 증거자 제2차 시복과 근현대 신앙의 증인에 대한 시복 작업도 시작했다.

 

한편, 교황청 시성성은 지난 3월 125위 시복 안건 보고관(relator)에 폴란드 출신의 즈지슬라브 키야스 신부를 임명했다. 보고관은 시복 안건을 연구하고, 재판심문 내용을 비판적으로 조사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한다. [평화신문, 2011년 5월 29일, 김원철 기자]

 

 

순교자 시복시성 기도문

 

 

순교자들의 피와 땀으로

십자가의 신비를 드러내시는 하느님 아버지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주님께서는 놀라운 방법으로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려 주시고

교회가 성장하도록 은총을 베풀어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자애로우신 주님!

자랑스러운 믿음의 선조들에게

시복 시성의 영예를 허락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저희가 그들과 한 목소리로

아버지의 사랑을 노래하게 하소서.

 

또한 저희가

선조들의 순교 정신을 본받아

악의 유혹이 끊이지 않는 이 세상에서

믿음을 굳건히 지키며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도록

성령의 은총으로 도와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한국 교회의 주보이신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한국의 모든 성인 성녀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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