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토)
(백)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아버지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믿었기 때문이다.

윤리신학ㅣ사회윤리

[사회] 사회교리: 가정과 사회에서의 인권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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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7-11 ㅣ No.1558

[행동하는 양심 – 사회교리] 가정과 사회에서의 인권의식

 

 

우리는 인류 최초의 가정을 아담과 하와의 부부 관계에서 찾습니다. 하느님은 창조주이시면서 아담과 하와를 맺어 주시는 중매인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들이 서로 사랑하는 가정 공동체를 이루어 당신을 잘 닮아가기를 원하셨음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인간의 권리는 하느님의 닮은 자로서 하느님을 닮아가는 힘과 능력을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닮아가는 인간

 

그리스도인의 인권의식은 천부적이고 신성한 것이기에 절대로 폐기되거나 양도될 수 없습니다.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전선한 사랑과 은총을 받으며 하느님을 닮아가는 길이 참으로 인간다운 삶이 됩니다. 이러한 인간의 권리와 삶은 하느님과의 사랑의 관계, 은총의 관계에서 보장되고 보증되는 하느님의 영원한 약속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가장 중요하고, 가장 귀한 하느님과의 사랑의 약속을 간직할 때, 인간으로서 하느님을 닮아가는 인간다운 삶의 길을 걷게 되는 것입니다.

 

구약과 신약은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의 약속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천부적이고 신성한 인간다운 삶을 위한 힘과 능력을 언제나 하느님 사랑의 약속 안에서 발견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복음 안에서 은총의 마르지 않는 샘이 자신 안에 주어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하느님 사랑의 약속으로 영원하고 참된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과의 이러한 사랑과 은총의 관계 안에서 그리고 사랑의 약속 안에서 하나가 됩니다. 이처럼 전선하신 하느님을 닮아가는 인간의 길은 자신이 받은 사랑과 은총으로 서로를 사랑함으로써 가능합니다. 영적인 존재로서 남성과 여성, 남편과 아내는 상대방의 내면에서 하느님의 모상성을 발견하고 외적으로도 하느님의 모상이 나타나도록 도와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사랑의 관계를 떠나고 사랑의 약속을 스스로 파기할 때 인간은 소외(疏外, alienation)를 겪게 됩니다. 즉 신화(神化)적 존재가 아니라 물화(物化)적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사물과 도구가 된 타인

 

물화적, 속물적, 육적인 인간은 자신 안에서 회피할 수 없는 모순과 부조리의 난제를 해소할 수도, 극복할 수도 없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기에 하느님을 닮아갈 수 없는 육적인 인간은 생명 없는 사물처럼 되고 맙니다. 즉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 인간은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지 않기에, 자기 자신과 이웃을 사물처럼 대합니다. 즉 자기 쾌락과 이익의 도구로 여김으로써 자신도 사물적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 안에서 미투(me too)운동의 원인은 이웃을 자기처럼 사랑하지 않고, 타인을 자신의 쾌락과 이익을 위한 사물과 도구로 여기는 데 있습니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서로가 서로를 하느님의 모상으로 여기지 않고, 서로를 하느님을 닮아가도록 도와주지 않는다면 미투 운동과 같은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위계적 권력질서는 사회생활에 불가피한 제도적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계적 권력질서가 섬기기 위한 권위가 아니라 사리사욕을 위한 권위주의로 변질되는 모든 곳에서 미투와 같은 부당하고 억울한 희생자들이 양산되기 마련입니다.

 

하느님과의 사랑의 관계를 떠나서 은총의 약속을 잊어버린 자들, 소외되어 물화되는 인간들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은 과연 누구여야만 하겠습니까? 그리고 이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된 곳은 참으로 어디이겠습니까? 우리는 그리스도인과 가정을 그 답으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을 닮아가는 성화를 통해서 가정에서부터 참사랑의 공동체를 건설해 나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은 신앙의 첫 번째 스승인 부모를 통해 하느님 사랑의 관계를 배우고 은총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부모들은 자녀를 하느님의 자녀로 대하며,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가도록 양육하고 있는지 성찰하고 묵상해야 하겠습니다.

 

[외침, 2018년 7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조한영 신부(안양대리구 사무국장 · 복음화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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