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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플라스틱 쓰레기, 왜 줄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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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8-03 ㅣ No.1569

[알고 싶어요] 플라스틱 쓰레기, 왜 줄여야 하나?

 

 

지난 5월에 태국 남부 해안에서 발견된 들쇠고래 한 마리 이야기가 많은 나라에서 주목을 받았고 우리나라에도 알려졌습니다. 이 고래는 당시 건강이 매우 악화한 상태였습니다. 많은 사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견 후 얼마 뒤 고래는 죽고 맙니다. 그런데 죽은 고래의 몸에서 나온 물건 때문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무려 80여 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비닐봉지가 나온 것입니다. 비닐봉지의 총무게는 거의 8kg이나 되었습니다. 이 들쇠고래는 몸에 가득 찬 비닐봉지 때문에 다른 음식물을 먹을 수도 소화할 수도 없었고, 안타깝게도 굶주림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이 해양 동물에게 끼치는 여러 위험성이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많은 수의 해양 동물에게는 비닐봉지가 먹이처럼 느껴진다고 합니다. 어떤 해양 동물 중에는 흰색 비닐봉지를 해파리로 잘못 알고 먹는 동물도 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물건들이 물속에 사는 동물의 몸을 휘감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우리가 음료수를 마실 때 종종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가 코로 들어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게 된 거북이, 잘게 조각난 플라스틱을 먹다가 죽은 바닷가의 새들을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은 인터넷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물건들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돌보라고 맡기신 피조물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바다로 들어갈까요? 해양수산부에서 발간한 ‘2017년 해양쓰레기 관리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해양쓰레기 연간 유입량은 총 17만6807톤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이중 육상에서 유입된 것이 11만8437톤으로 67%, 해상에서 직접 유입된 것이 5만8370톤으로 33%였습니다. 육상에서 유입된 쓰레기는 “평상시 하천에서 유입되는 것과 홍수기 하천을 통해 유입되는 것, 그리고 해안가에서 버려지는 것” 등이었습니다.

 

또한 해상에서 유입된 쓰레기는 “어망, 어구의 유실, 어선의 선상 생활 쓰레기 투기, 양식장에서 못 쓰게 된 부자, 항만 쓰레기” 등이었습니다. 2016년에 국가 해안 쓰레기 점검에서는 서해와 남해, 동해에 있는 40개의 해안에서 쓰레기를 수거했는데, 그중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이 각각 56.5%와 14.4%로 총 70.9%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과 비닐봉지, 스티로폼 등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바다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플라스틱을 포함한 쓰레기가 하천에서 바다로 흘러 들어가기 전에 먼저 수거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한 이미 해양으로 유입된 쓰레기도 가능한 한 많이 수거하도록 노력합니다. 하지만 전체 해양쓰레기의 양을 생각할 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고 분해돼도 수백 년 필요해

 

플라스틱 문제와 더불어 우리가 입고 있는 옷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옷을 소비하고 또 버리는 문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2014년 통계를 볼 때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한 해 의류폐기물의 양이 7만4000톤을 넘었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버려지는 옷의 재료 중에 많은 부분이 바로 합성섬유입니다. 이 섬유들은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로 석유나 석탄에서 추출된 물질로 만든 것으로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섬유 등도 여기에 속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합성섬유로 만든 옷에서도 미세한 섬유가 떨어져 나오는데 이러한 미세섬유도 다양한 경로를 거쳐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로 바다를 오염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플라스틱과 합성섬유를 비롯한 석유화학 제품들이 자연적으로 분해되기가 어렵고, 분해가 되더라도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완전한 분해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플라스틱은 단지 더 작은 조각으로 계속 쪼개질 뿐입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진 미세플라스틱과 앞서 언급한 합성섬유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섬유에는 화학물질이 잘 들러붙습니다. 이렇게 붙은 화학물질의 독성이 해양생태계에 위협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이나 미세섬유, 화학물질들이 생태계의 먹이 사슬을 따라 결국에는 우리 사람들의 밥상 위에도 올라올 수 있다고 합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또한 오염되어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은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매립장으로 들어가게 되고, 재활용되더라도 종국에는 소각장으로 가게 됩니다. 소각하는 과정에서 유독가스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이 온실가스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임을 생각하면 소각 또한 그리 바람직한 방법이 아닙니다.

 

 

꼭 필요하지 않다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물건 사용하지 말아야

 

이러한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더 나은 방법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물건을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플라스틱의 사용을 자제할 것을 호소하시고, 적절한 환경교육을 할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환경에 대한 책임 교육은 환경 보호에 직접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주는 다양한 행동을 고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이나 종이의 사용을 삼가고, 물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적당히 먹을 만큼만 요리하고, 생명체를 사랑으로 돌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승용차 함께 타기를 실천하고, 나무를 심고, 불필요한 전등을 끄는 것입니다.”(211항)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은 짧은 시간 동안 인간의 편의를 위해 쓰일 수 있지만, 결국에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만다는 것을 우리는 더 깊이 의식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이제 앞서 인용한 교황님의 권고에 덧붙여서, 레지오 단원 여러분께서 일상생활에서 실천하실 수 있는 작은 환경보호 실천 내용을 알려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레지오 회합 때 이러한 내용으로 활동보고를 하실 수 있길 희망합니다.

 

1. 우선 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볼 때 장바구니를 이용합니다. 천으로 만든 에코백 등을 사용하고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2.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음식 재료를 사지 않고, 직접 장바구니에 골라 담을 수 있도록 마련된 재료를 구매합니다.

3. 매장 안에서 일회용 컵만을 제공하는 커피숍 등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4.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고, 외출 시에는 텀블러나 개인용 컵을 휴대합니다.

5.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꼭 필요한 경우에는 플라스틱이 아닌 스테인리스 빨대를 이용합니다.

6. 플라스틱병에 든 생수를 사서 마시기보다는 텀블러 등에 물을 담아 마십니다.

7. 비 오는 날 우산용 비닐을 사용하는 대신 우산의 빗물을 잘 털어내고 실내에 들어갑니다.

8. 옷은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고, 헌 옷은 수선해서 다시 입습니다.

9. 플라스틱 제품이나 옷을 버릴 때는 재활용될 수 있도록 분리수거를 철저히 합니다.

10. 플라스틱과 비닐봉지를 버리기 전에 깨끗이 씻어 재활용품 함에 넣습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8년 8월호, 백종연 바오로 신부(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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