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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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현대 문헌 읽기: 가정 공동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권고(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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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4-02-20 ㅣ No.1224

[현대 문헌 읽기] 「가정 공동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권고, 1981

 

 

2018년 주교님이 처음 우리에게 제안하신 사목 방향은 ‘새로운 복음화’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는 5년 동안,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신앙을 고백하고, 고백한 신앙의 내용을 성찬례와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인격적인 관계 안에서 거행하며, 거행한 신앙을 사랑의 행동으로 증거하기 위한 과정을 배워왔습니다. 이제 그 복음화의 방법들을 토대로 우리는 우리 삶의 자리에서 이 복음화를 실천하려 합니다.

 

우리는 복음화 실천의 첫 장소로 ‘가정’을 선택하였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 3년간 ‘가정 복음화’를 주제로 살아갈 것입니다. 그리스도인 가정은 성장 과정에 있는 인간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점진적 교육과 교리교육을 통해서 그를 인간적이고 그리스도적인 완전한 성숙에로 끌어올리도록 부름받은 첫 번째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1항).

 

오늘 소개하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문헌 “가정 공동체”는 가정의 소중한 가치와 역할을 우리에게 보여 줍니다. 문헌의 제목에서 보듯이 우리는 가정이 공동체임을 생각합니다. 공동체란 서로 사랑하며 일치를 이루어 선을 향하여 나아가는 자리입니다. 이는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가장 큰 두 계명을 기억하게 합니다. 곧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공동체의 방향이며 방법입니다. 이는 우리 교회 공동체의 모습이며, 또 가정 공동체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가정은 서로 사랑하며 하느님을 향하여 나아가는 공동체이어야만 합니다.

 

문헌은 그 시작을 혼인 안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계획에 따르면, 혼인은 가정이라는 더욱 넓은 공동체의 기초입니다. 그리고 혼인제도와 부부애는 그 절정이라고 보여지는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합니다(14항).

 

이처럼 혼인과 출산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가정, 곧 부부와 부모 자녀는 우리가 가장 깊이 사랑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정의 본질과 역할은 결국에는 사랑으로 규정된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정은 사랑을 보호하고 드러내며 전달해야 할 사명을 지닙니다(17항).

 

이 문헌은 그리스도인 가정의 역할로써, 사랑을 출발점으로 하여 인간 공동체의 형성, 생명에의 봉사, 사회발전에의 참여, 교회의 삶과 사명에의 참여라는 4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주제들은 올해 가정의 복음화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좋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특별히 저는 가정을 폐쇄적인 작은 공동체가 아니라, 모든 사회를 향하여 특히 가난한 다른 이들을 향하여 열린 공동체로 세상에 참여하여야 함(42-48항 참조)을 눈여겨 읽었습니다. 때로는 가정이라는 주제를 얘기할 때 친족 혈연의 관계 안에서 멈추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정을 사랑과 복음화라는 주제 안에서 성찰하고 있습니다. 이는 계속해서 열린 마음으로 나아가야 함을 의미합니다. 가정의 다른 과업은 사랑 안에서 인간을 형성하고 또한 그 모든 관계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여 가정 그 자체에 폐쇄되지 않고 공동체를 향해 개방되어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 의식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정의감에 따라 살아가도록 하는 것입니다(64항).

 

이 문헌은 “가정 공동체는 현대세계에서, … 각종 변화의 여파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1항)”이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사실 지난 몇십 년간 가정의 모습과 상황은 급격히 변화되었습니다. 이는 1981년에 발표된 이 문헌이 현재의 우리 가정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사실 이 문헌에서 얘기하는 가정의 위기 모습들은 이제는 너무도 일상화되어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철 지난 문헌을 읽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까닭은, 어쩌면 우리가 잊어버린 가정의 의미와 가치, 역할들을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 때문입니다.

 

가정의 해를 시작하면서, 이 “가정 공동체” 문헌을 통하여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정의 참된 의미를, 교회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그 가치를 되찾을 수 있는 도움을 청해보기를 바랍니다.

 

[2024년 2월 18일(나해) 사순 제1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박찬희 다니엘 신부(천호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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