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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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기쁨 해설43: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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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1-08 ㅣ No.722

[홍기선 신부의 복음의 기쁨 해설] (43)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


"가난한 이들 통해 우리 자신도 복음화돼야"



2015년 12월 8일부터 자비의 해가 시작된다. 특별 희년이다. 하느님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우리도 자비로워야 한다고 교황은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소리쳤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마태 5,7).


성장하면서 잃어버린 것들

교육방송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산부인과 병동의 신생아들은 그중 한 아이가 울면, 나머지 아이들도 함께 울었다. 이것을 해석하는 전문가들은 인간은 이렇게 다른 사람의 고통에 참여하도록 창조됐다고 말했다. 이른바 공감 능력은 창조주가 모든 인간에게 주셨다는 것이다. 그런데 성장하면서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사회 문화 속에서 이 능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는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사회적 분위기, 즉 문화 자체가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이며 폐쇄적으로 변해 있을 때,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공감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설득력 있었다. 오늘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다시 만들기 위해서는 이 능력을 복원시켜야 한다. 그와 같은 노력을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가난한 이들 잊지 말아야

교황은 사회교리의 한 부문을 말하면서 ‘자비’와 ‘자선’을 강조했다. 자비와 자선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고통에 동참하고자 할 때, 가능한 것이다. 교황은 이 주제를 ‘허사가 되지 않도록 복음에 충실하십시오’라는 소제목으로 다룬다. 복음은 무어라고 말하는가? 무엇보다도,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자비를 입을 것이기에 행복하다는 성경 말씀(마태 5,7)과 자비는 심판을 이긴다(야고 2,13)고 말했다. 우리가 모두 마음을 돌이키길 촉구하신 말씀이다.

“물은 타오르는 불을 끄고, 자선은 죄를 없앤다”(집회 3,30)는 말씀도 인용하면서, 바오로 사도가 예루살렘으로 가서 사도들에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정통성을 확인받고자 했을 때, 그들이 제시한 정통성의 핵심 기준은 가난한 이들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갈라 2,10)임을 확인시킨다. 이 모든 메시지는 매우 분명하고 직접적이며 아주 단순 명료하여, 교회는 이를 상대적으로 해석할 권리가 없음도 분명히 하였다(194항).

이처럼 자비와 자선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교황은 가난한 이들의 특별한 자리를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 안에 마련하셨다고 설명한다. 가난한 이로 태어난 예수 그리스도, 가난하게 사셨고,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신 분이셨다. 가난한 이들이 행복하다고 말씀하셨고, 하느님 나라가 그들의 것이라 하셨다. 이 모든 것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하느님의 우선적인 선택과 자비의 첫 수혜자가 그들임을 알게 한다. 따라서 교회는 그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들을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자들의 특별한 관심을 촉구하였다. 가난한 이들이 겪는 최악의 차별은 영적 관심의 부족이다. 그들은 하느님을 필요로 한다. 가난한 이들은 특별한 신앙 감각(sensus fidei)을 지니고 있기에, 신앙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따라서 그들에게 하느님의 우정과 강복, 말씀과 성사 거행, 그리고 신앙의 성장과 성숙의 여정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200항).

“이러한 까닭에, 저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바랍니다.…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통하여, 우리 자신이 복음화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새로운 복음화는 가난한 이들의 삶에 미치는 구원의 힘을 깨닫고, 그들을 교회 여정의 중심으로 삼으라는 초대입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알아 뵙고, 그들의 요구에 우리의 목소리를 실어 주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의 친구가 되고, 그들에게 귀 기울이며, 그들을 이해하고, 하느님께서 그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신 그 신비로운 지혜를 받아들이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198항).

Q> 교황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거듭 강조했다. 세상 끝날까지 교회 안에서 발견될 가난한 자들이, 교회와 세상의 변두리가 아니라, 교회 중심에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한국 교회에서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목의 방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가? 

또 좀 더 적극적인 복음의 방향이 있다면, 어떤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평화신문, 2015년 11월 8일, 홍기선 신부(춘천교구 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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