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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명동본당 사순특강: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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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3-26 ㅣ No.818

명동본당 사순특강 (2)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까지’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까지.’ 돈 보스코 성인의 말씀이다. 사순 기간 이 땅의 청소년들, 사랑의 결핍으로 힘겨워하는 청소년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그들의 신앙 여정을 어떻게 동반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애완견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했다. 왜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학교 안 가도 되잖아요. 입시, 취직 스트레스 안 받아도 되잖아요. 주인이 밥 줄 때 먹고, 졸릴 때 자면 되니까요.” 농담이 아니었다. 그 말을 듣고 우리 청소년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우리 청소년들은 꿈이 없다. 희망도 없다.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암담해 한다. 연애, 결혼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지칭하는 ‘삼포세대’라는 말도 있다. 요즘은 ‘오포세대’, ‘칠포세대’다. 미래의 희망까지 포기했다. 미래에 대한 낙관으로 가득차 있어야 할 친구들의 서글픈 현실과 그들을 그리스도인으로서 들여다봐야 한다.

 

기성세대의 과욕은 행복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만들었다. 교육 관계자들의 무책임도 한몫했다. 우리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여기고 있다.

 

청소년 사목을 전문으로 하는 살레시오회에서 위기청소년과 고민 많은 청년을 만나며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아이들을 극진히 사랑하신 예수님, 청년을 극진히 사랑한 돈 보스코 성인이 우리의 현실에 가슴 아파할 것을 생각하면 죄송할 따름이다.

 

아이들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우리 아이가 친구를 제치고 최고가 되면 행복할까? 우리 아이가 주님 말씀대로 소박하게 살아가면 실패자인가?

 

성찰이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우리 가정을 살펴봐야 한다. 부모가 자녀들에 대한 과도한 욕심만 줄인다면, 자연스레 청소년 문제도 대폭 사라질 것이다. 아이들은 소유물이 아니다. 그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조용히 지지하는 것이 바로 부모와 교육자의 일이다.

 

주변에 보이는 비행청소년이나 보호청소년들을 바라볼 때는 어떠한가. ‘언제 철들까. 저 아이는 커서 무엇이 될까.’ 그런 시선을 보내지 말아야 한다. 청소년들은 어린 나무다. 칭찬과 격려로 성장한다. 자녀들을 눈여겨보고, 작은 성취와 성장을 찾아내 칭찬해야 한다.

 

200년 전 돈 보스코 성인은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사랑받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젊은이는 무조건 우리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살레시오회는 올해로 한국에 진출한 지 61년째가 됐다. 현재 위기청소년을 위한 사목에 집중하고 있다. 학교 정규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 운영과 범죄에 노출된 학생들을 위한 교정사목을 하고 있다. 물질적으로 부족한 청소년 말고도 심리적, 정신적으로 부족한 아이를 위해 자살예방센터와 상담센터도 운영한다. 가끔은 교우분들이 묻는다. “그런 노력을 한다고 아이들 인생이 바뀌나요?” 우리는 돈 보스코 성인의 말을 믿는다.

 

교육은 마음의 일이다. 한 아이의 마음을 읽을 때까지, 송두리째 사로잡을 때까지, 최대한 많은 지지와 격려를 보내야 한다. 이런 마음이 모여야 우리 청소년들이 처한 열악한 현실이 개선될 수 있다.

 

우리 교회가 나서서 우리 청소년과 청년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 남은 사순 기간, 청소년과 청년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와 충만한 기쁨이 회복될 수 있길 빌자.

 

[가톨릭평화신문, 2018년 3월 18일, 양승국 신부(살레시오회 한국관구장), 정리=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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