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2016-05-29.....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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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6-05-28 ㅣ No.2070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 (다해)

창세기 14,18-20           1코린토 11,23-26         루카 9,11-17

2016. 5. 29. 이태원

주제 : 내가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제는 왼손에 있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살았더라도, 오늘은 마음과 생각이 변하여 오른손에 있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살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이 달라지면, 행동이 바뀌는 것도 당연하지만, 그럴 때에 우리의 삶에는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지, 문제는 아무것도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사람이 하는 일반적인 태도일 것입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일반적인 태도의 한 가지는 이렇습니다. 과거 언젠가 건강을 잃었었기에 고생했던 사람이라면 당연히 건강에 관한 것을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될 것이고, 삶에서 돈에 대한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모든 것의 첫째 자리에 돈을 생각할 거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이 두 가지 문제를 겪는 것처럼, 저도 사제로 살면서, 지금 말씀드린 두 가지 모두를 무시하지는 못하는 사람이면서, 그 두 가지보다 먼저 신앙인으로서 드러내야 할 올바른 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강요할 정답은 아닙니다만, 여러분은 어떠합니까?

 

신앙의 내용들 가운데서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이며 그 내용은 무엇이냐고 묻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어리석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질문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질문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신앙에는 더 중요하거나 덜 중요한 것이 따로 없는데도, 그 사람은 세상의 일을 대하는 자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신앙인으로 산다고 하면서도 더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를 묻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에 대해서 묻고 대답을 들으면, 아무래도 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삶에서 멀리할 거라는 것은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여러분은 그렇게 질문하지 않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반복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대축입니다. 사신 때가 우리와는 2천년쯤 시간차이가 나지만, 세상에 사람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교회를 통해서 당신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라고 허락하신 것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우리는 오늘 기념하는 축일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예수님의 몸과 피는 세상에 사는 우리가 하느님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물론 음식의 형태로 그렇습니다. 우리가 미사에 올 때마다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 의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기도 합니다만 그렇게 대하는 사람은 애석하게도 그가 드러내는 것만큼만 삶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뿐입니다.

 

사람은 먹어야 하고, 마셔야 자기 몸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목숨을 유지해야 세상에서 좋은 일도 할 수 있고, 나쁜 일도 피하거나 막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 산다고 하면서 이 한계와 조건을 벗어나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현실이 그러하지만 사람은 시간과 대상을 구별하면서 그 중요한 사실을 잊는 때가 있습니다.

 

세상에 살면서 먹지 않아도 살 수 있고, 마시지 않아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신앙인이라면서 우리에게 음식과 음료가 되어주시겠다고 선언하신 하느님을 만나지도 않고 먹지도(=성체/성혈을 마시지도) 않으면서, 하느님 앞에서 목숨을 유지할 수 있고, 또 죽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서글픈 일입니다. 착각은 자유라는 말이 있다고 하지만, 좋은 결과가 가능한 착각도 있고, 생각은 가능하지만 실현될 수 없는 착각도 있는데, 이렇게 잘못 대하고, 이렇게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알려주어야 그들이 올바른 길로 돌아올 것이고, 그들이 올바른 삶을 살겠습니까?

 

어쩌면 그들 개인이 세상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확실한 것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는 것을 알기 전에는 가능하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들이 세상에서 쓴 맛을 봐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안타깝고도 딱하다는 것일 뿐입니다.

 

미사에서 만나고 우리가 반복하는 소리를 앵무새소리로 여기지 말아야합니다. 사람이 그렇다고 함부로 말해도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해서 선택하신 방법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 의미를 깨닫고 이해해야합니다. 신앙인으로서 바르게 살도록 도우심을 청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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