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일)
(홍) 성령 강림 대축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예화ㅣ우화

[생명] 어느 엄마의 강요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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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0 ㅣ No.269

어느 엄마의 강요된 행복

 

 

다음은 튀빙겐의 어느 산부인과 의사의 체험담이다. 젊은 여성이 내게 상담하러 왔다. 그녀는 과학자와 결혼해서 남편의 연구를 돕고 있었다. 이번이 그녀의 첫 임신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녀는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낙태를 시술해주겠느냐는 것이었다.

 

"정말 아이를 낳고 싶지 않으십니까?"

 

"어떤 경우에도."

 

나는 그녀에게 경고했다.

 

"저는 낙태시술을 하지 않습니다. 다른 병원을 찾아보시기 전에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아이를 낳기 위해 결혼한 것이 아니라, 남편의 연구를 돕기 위해 결혼했습니다."

 

"그렇겠지요. 하지만 남편께서는 연구실 조수보다는 아이 엄마를 더 원하실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녀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더구나 아이를 낳는 일은 제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이미 오랫동안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는 서로 말없이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내가 한 마디 했다.

 

"그러니까 자기 자식을 죽이겠다는 말이로군요. 당신은 살인자예요!"

 

그녀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러고는 벌떡 일어나 지갑을 챙겨들더니 문을 세게 닫고 나갔다. 그로부터 칠 개월 후에 전화가 걸려왔다. 바로 그녀였다.

 

"제 아기의 출산을 맡아주시겠습니까?"

 

나는 혼자 빙긋 웃었다. 물론 나는 그녀의 출산을 맡았다. 그녀는 '강요된 아기 엄마가 된 것'에 대한 감사의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 맸다. 그 후 그녀는 아이 셋을 더 낳았으며, 몇 년간 지속적으로 내게 감사카드와 꽃을 보내왔다.

 

[당신을 바꿀 100가지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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