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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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ㅣ우화

[교육] 걸어가야 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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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0 ㅣ No.283

걸어가야 할 곳

 

 

공업도시의 후생사업국의 한여직원이 빈민가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12살쯤 되는 한 아이를 알게 되었는데 그 아이는 소아마비로 희망없는 절름발이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그 아이를 매우 불쌍히 생각하고 있었다.

 

날이 갈수록 더 동정이 갔다. 그녀는 그 아이가 걸을 수 있도록 무엇인가 도와주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어느날 그녀는 시내의 유명한 정형외과 의사를 찾아갔다. 그녀는 의지할 곳 없는 절름발이 소년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호소했다. 의사는 감동하여 즉시 그 아이를 수술해 보겠다고 승낙했다. 수술은 매우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소년의 회복을 위하여 정성을 다했고 의사와 후생국의 여직원은 둘 다 열심히 걷는 법을 가르쳤다. 마침내 소년은 같은 또래의 아이들처럼 걷기도 뛰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게 되었다.

 

세월이 흘렀다. 이제 중년부인이 된 후생국 직원이 길거리에서 우연히 그 의사와 마주쳤다. 의사는 자기네 집에 가서 차라도 들자고 했다. 그들의 많은 대화가 오가는 동안에 자연히 그들이 애를쓴 그 절름발이 소년의 얘기가 나왔다.

 

"히리안 소년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하고 외과 의사는 물었다.

 

"그는 지금 성인이 되었겠지요?"

 

"예. 그는 지금 ..." 하고 말끝을 흐렸다.

 

"미안합니다. 그동안 두 분 다 소식이 끊겼습니다만 지금 그는 무얼하고 있습니까?"

 

"선생님은 지금 그가 자라서 뭐가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의사가 되었습니까?"

 

"아니요."

 

"그럼 과학자?"

 

"아니요."

 

부인은 매우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는 지금 여기에 없습니다. 감옥에 있습니다. 살인자로서 형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쵸우 박사님, 우리는 그에게 걷는 법만을 가르치려고 애썼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걸어가야 할 곳을 가르치는 걸 그만 잊고 있었습니다."

 

[월간 좋은생각, 1992년 8월호,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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