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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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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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1-02 ㅣ No.383

[복음선교교육]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은 무엇인가?

 

- 교육의 탄생, 특징, 성과 -

 

 

실패와 아픔

 

나는 2000년 2월 대전교구 유성성당에 처음으로 본당신부로 부임했다. 본당 부임 후 처음 맞이한 예비신자 교리반에 참가한 사람들의 숫자는 기대와는 너무도 다른 것이었다. 이때부터 선교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본당 신부로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선교에 대해 강조하고 전국의 유명 강사들을 초빙해 선교특강을 실시했다. 결과는 참담하기만 했다. 신자들을 앞세워 거리선교와 방문선교를 전개했지만 예비신자 교리반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변동이 없었고, 신자들로부터 선교하기 힘들다는 탄식만 들려왔다.

 

돌이켜보면 신자들에게 선교열정을 불어넣어줄 선교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교육도 부족했고 선교전략도 없었다. 사제로서의 순진한 열정만으로 선교에 도전했고 신자들만 힘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선교에 대한 지혜와 전략 없이 무작정 선교만 강요해서는 아무런 소득도 거둘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2005년 2월 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님로부터 명을 받아 정하상교육회관에 부임해 관장 소임을 시작했다. 교회는 물론이고 모든 본당 신부들과 신자들에게 도움이 될 좋은 프로그램을 구상하던 가운데 차동엽 신부의 ‘선교훈련 시그마 코스’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선교훈련 시그마 코스를 읽고 이 책에 담긴 내용의 본질을 신자들에게 교육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 후 차동엽 신부, 곽승룡 신부와 함께 ‘선교훈련 시그마 코스’라는 선교 교육을 탄생시키게 되었다.

 

2006년 12월에 시작된 제1기부터 2009년 1월 실시된 제12기에 이르기까지 ‘선교훈련 시그마 코스’ 교육을 통해 천여 명이 넘는 선교일꾼이 배출되었다. 선교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선교 방법을 알려주는 많은 지혜가 담긴 교육이었으나 내용 가운데에는 개신교적인 요소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었다. 개신교적인 선교방법을 뛰어넘어 가장 가톨릭적인 선교방법을 찾아 교육하는 것만이 선교교육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는 결심을 굳히고, 선교훈련 시그마 코스교육과 결별했다.

 

 

교육의 탄생과 특징

 

가톨릭적인 선교방법의 탄생을 희망하고 지지했던 많은 분들이 적극 동참해 주었다. 먼저 프로그램의 명칭을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으로 바꾸고 “선교훈련 시그마 코스”와는 전혀 다른 더 깊고 새로운 선교교육을 만들어 나갔다. 성령께 도우심을 청하며 선교와 관련된 수많은 책을 읽고 자료를 정리하면서 가톨릭적인 선교열정, 선교영성, 선교방법, 선교지혜를 찾았다.

 

이때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산파 역할을 해준 이들이 이상규 신부를 비롯해서 송영숙 수녀, 이창순 회장, 임영준 형제, 김대온 형제 등이었다. 수차에 걸친 토의와 연구를 통해 교육의 방향을 개신교적인 선교교육보다 가톨릭적인 선교교육으로, 선교 기술보다는 선교 열정, 선교영성, 선교지혜를 교육하는 방향으로, 거리선교나 방문선교보다는 관계선교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으로 방향을 잡아 나아갔다.

 

이 모든 것을 “내가 먼저 복음화되어 사랑을 전하는 사랑의 선교교육”,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을 선교하는 관계 선교교육”, “선교학이나 선교이론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선교에 직접 참여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체험을 증언하는 선교교육”으로 방향과 틀을 잡아 나갔다. 

 

2009년 5월에 실시된 시연회를 통해 수정과 보완작업을 거쳐 마침내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이 탄생하게 되었다. 2009년 6월6일부터 7일까지 정하상교육회관에서 실시된 제1기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에는 7개 교구, 16개 본당에서 122명의 교우들이 최초로 수료했다. 교육에 참가한 교우들은 설문조사에서 “정말 좋은 선교교육”이라고 평가했다.

 

 

교육의 성과와 발전

 

“정말 좋은 가톨릭적인 선교교육이다”라는 입소문이 퍼진 뒤로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에는 교육이 실시될 때마다 평균 120여 명의 교육생이 참가하고 있다. 제1기 교육부터 함께 참여한 임기선 신부(당시 대전교구 사목기획국장)는 교구설정 70주년(2018년)을 내다보며 교구 복음화율 10% 달성을 목표로 발표된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님의 사목비전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소공동체 봉사자 교육과 순교 영성교육 그리고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을 삼박자로 하는 교육을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실시하였다.

 

대전교구에서는 레지오 단원들과 소공동체 봉사자들이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을 통해 선교일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모두 24차례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3000여명에 가까운 선교일꾼이 배출되었고, 교구 내 40여 개의 본당에서 선교운동을 전개해 교구 복음화율 증가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되었다. 이에 관한 모든 역사적인 기록들은 “대전교구 ‘새가족 찾기’ 선교운동”이라는 책자에 실려 있다.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은 2010년까지 개인과 단체 등에서 선교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이 진행되었다면, 2011년부터는 임기선 신부가 진행하는 ‘본당 선교기획’ 특별 강의가 추가되면서 본당 전체에서 어떻게 선교해야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는지, 선교운동을 통해 신자들이 자신의 신앙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갔는지에 관한 체험을 바탕으로 보다 생동감 넘치게 진행되었다. 이에 따라 짧은 기간 동안에도 본당에서 선교운동을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지혜와 체계적인 선교방법 등이 전달될 수 있게 되었다.

 

2013년부터 사목기획국장으로 재임 중인 김명현 신부는 레지오와 선교, 소공동체와 선교 그리고 새영세자 관리지혜 등을 강의함으로써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의 또 다른 지평을 개척했다.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은 2009년 제1기 교육에서부터 2015년 11월에 실시된 제47기 교육에 이르기까지 16개 교구, 256개 본당에서 성직자 32명, 수도자 40명, 평신도 5303명이 참가해 모두 5375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그리하여 한국 천주교회 안에서 가톨릭 신앙인들에게 선교열정, 선교영성, 선교지혜를 불어넣는 가장 좋은 선교교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가톨릭 복음선교교육은 교구 사목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대전교구 사목기획국(국장 김명현 신부)과 평신도 신앙교육의 못자리인 정하상교육회관이 공동주관으로 하고 있어 더욱 힘 있고 내실 있는 교육이 되어가고 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1월호, 글 김석태 베드로 신부(정하상교육회관 관장, 대전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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