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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주일 기획2: 왜 청년들은 교회에서 멀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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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6-17 ㅣ No.136

[청소년주일 기획] (2) 왜 청년들은 교회에서 멀어지는가

청소년 교회 외면, 청년 냉담으로 이어져


- 청년 신자 수가 어르신(60살 이상) 신자 수보다 많지만 정작 성당에서는 청년들을 만나기 어렵다. 사진은 한 청년축제에 참가한 청년들 모습.
 

최근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이 발표한 '서울대교구 청소년사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말 현재 서울대교구 청년(20~35살)들의 주일미사 참례율은 7.9%에 그치고 있다.
 
이는 청년 신자 100명 중 8명만이 주일미사에 꾸준히 참례한다는 이야기다. 2011년 현재 한국교회 평균 주일미사 참례율(23.2%)의 3분의 1 수준이다. 서울대교구 청년 주일미사 참례율은 2008년 10%, 2009년 7%, 2010년 6.9%로 꾸준히 하락하다가 지난해 1%p 상승한 것이다.

성당에서 청년을 만나기 힘든 이유를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통계 수치를 살펴보면 원인이 꼭 고령화 현상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1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청년 신자비율은 21.8%이고, 60살 이상 어르신 신자비율은 20.2%다. 어르신 신자가 많을 것 같지만 오히려 청년 신자가 더 많다. 연령대별 보면 50대가 19.1%로 가장 많고, 40대(18.6%), 30대(15.6%), 20대(14.1%), 60대(10.2%)가 뒤를 잇는다.
 
하지만 성당을 가보면 이러한 통계 수치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 대부분은 중ㆍ장ㆍ노년층이고 젊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대부분 본당 청년미사에도 청년보다 중ㆍ장년 신자가 훨씬 많이 참례하고 있다.
 
왜 청년들은 교회에서 멀어질까. 청년들 발길을 다시 교회로 이끌려면 먼저 그들이 교회를 외면하는 이유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의 교회 외면은 청년층 냉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학업 등을 이유로 신앙생활을 소홀히 했던 청소년들이 대학 진학 후에 다시 신앙생활을 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서울대교구 청소년사목 현황'을 보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주일학교 출석률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2011년 현재 교적이 있는 초등학생 중 주일학교에 출석하는 학생은 33%에 불과하다. 첫영성체를 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44.1%로 정점을 찍은 뒤 출석률은 가파르게 떨어진다.

중ㆍ고등부는 더 심각하다. 교적대비 출석률은 중등부 1학년 17.4%로 시작해 고등부 3학년이 되면 4.5%로 떨어진다. 중ㆍ고등부 학생의 평균 출석률은 10.2%에 그치고 있다. 10명 중 1명만 신앙생활을 건실하게 이어나가는 것이다.
 
7.9%에 그치고 있는 청년 주일미사 참례율을 보면 대학에 진학해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겨도 그동안 하지 못했던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청년은 많지 않아 보인다.
 
청년들이 본당에서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교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몇 년 전 본당 청년회장으로 활동했던 박 요한(32)씨는 사목회의 중 다른 사목위원들에게서 "나가라"는 소리를 들었다. '어른들'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고 반대 의견을 이야기한 것이 회의장에서 쫓겨난 이유였다.

"어른들(중ㆍ장년)은 청년들을 성인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청년들은 당연히 어른들이 시키는 일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본당에 큰 행사가 있어도 청년회와 함께 논의하기보다는 다 정해놓고 '어떤 일을 하라'며 지시만 내리는 경우가 많아요. 청년들도 자기 의견이 있는 성인인데, 어른들은 자신의 말을 들어야만 하는 아이 취급을 하니 청년들이 본당 활동에 흥미를 느낄 수가 없죠."

그 후 "사목회의에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은 박씨는 주임신부와 직접 면담을 하고 "청년들이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주임신부는 박씨 의견을 받아들여 청년회를 기존 성인 단체와 똑같은 단체로 인정하고 권한을 줬다.
 
박씨는 "중ㆍ장년 신자들은 청년들을 중고등학생과 다르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어른들과 소통이 안 돼 본당 활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청년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당에서 청년들이 마땅히 활동할만한 단체가 부족해 청년들이 교회와 가까워지기 힘들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청년 신자비율은 평균 21.8%로, 본당 신자가 3000명이라면 청년 신자 수는 600명 정도가 된다.

중ㆍ장년 신자들은 소공동체 모임, 레지오마리애, 형제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지만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단체는 전례단, 성가대, 청년성서모임 등으로 한정돼 있고, 활동할 수 있는 인원도 제한돼 있다.

전례단에서 잠시 활동하다가 현재 미사 참례만 하고 있는 권 프란치스코(27)씨는 "청년들은 본당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극히 제한돼 있다"며 "청년들은 여럿이 어울려 하는 활동을 좋아하는데 여건이 되지 않으니 성당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씨는 "본당에서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마련한다면 청년 신앙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원교구 청소년국장 이건복 신부는 "청년들이 교회를 멀리하는 이유는 '신앙생활의 사춘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조금만 신앙열기를 불어넣어주고, 소명을 일깨워주면 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 신앙 재교육은 이 시대 교회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평화신문, 2012년 6월 3일, 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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