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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철학ㅣ사상

과학칼럼: 과학과 신앙 간의 적절한 접목 시도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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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6-07 ㅣ No.451

[과학칼럼] 과학과 신앙 간의 적절한 접목 시도를 향하여

 

 

지난 세 달간 저는 다양한 종류의 뉴에이지 운동이 파급된 결과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된 ‘과학만능주의와 절묘하게 결합된 영육일원론’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무신론이 가져온 폐해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설명해 드렸습니다. 이 폐해는 결국 교회의 구성원들이 “육신의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믿는” 신앙에서 벗어나서 비신자들과 마찬가지로 육체적 건강을 과도하게 의식하고 물질적 풍요를 과도하게 추구하는 식으로 만들고 맙니다. 현재 우리 교회가 직면한 위기는 사실 여기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 신앙인 모두는 이러한 폐해에서 벗어나서 참된 신앙,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믿는 신앙을 제대로 회복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일 예전처럼 성경 말씀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식의 신앙으로 가게 되면 우선은 교회 전체가 신앙적 열성을 회복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우리는 하느님의 6일간의 창조로 인해 이 우주와 지구가 6000년 전에 창조되었다고 주장하는 개신교의 극보수주의자들과 별반 다를 바 없게 될 것입니다.

 

다행히도 가톨릭교회는 이미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교황청 과학원, 바티칸 천문대 등의 기관들을 통해서 일선 과학자들과 적극적인 대화에 참여해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대 과학의 내용을 충분히 수용하면서도 과학만능주의의 영향에 빠지지 않고 우리 고유의 신앙을 더욱 풍요롭게 가꾸어 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창조주 하느님을 제대로 이해하고 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에 따르면, 우리는 ‘우리 주 하느님을 찬미하고, 흠숭하고, 섬기기 위해서,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 각자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서 창조된’ 이들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창조된 이 목적을 위해서라도 21세기 현대 과학 시대에 걸맞는 신앙생활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제가 쓰는 이 글은 바로 이 신앙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다음 달부터 저의 글은 구체적인 과학 내용을 언급하면서 우리의 신앙에 이 과학 내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드릴 것입니다.

 

[2022년 6월 5일(다해) 성령 강림 대축일 서울주보 7면, 김도현 바오로 신부(예수회, 서강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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