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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명동성당 대림특강3: 막달레나, 용감한 여성들의 꿈 집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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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12-21 ㅣ No.180

2013 명동성당 대림특강 (3ㆍ끝) 달레나, 용감한 여성들의 꿈 집결지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친구'



막달레나 공동체는 성매매 피해 여성의 자활을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지원으로 1985년 7월 막달레나의 집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고 서유석 신부, 메리놀수녀회 문 요안나 수녀와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탈 성매매 여성들이 머무는 곳인 쉼터에서는 의료지원과 상담을 하고, 10대 청소녀 건강센터에서는 가출위기 청소녀들을 대상으로 성매매 예방 사업과 상담 등을 하고 있습니다. 또 쉼터 퇴소 후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자활꿈터(그룹홈)를 지원하고 성매매 여성들의 삶을 연구하는 '용감한 여성 연구소'와 후원회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부모 이혼, 친ㆍ인척의 성폭행, 가정 폭력, 부모 갈등, 학교 부적응 등입니다. 가출한 아이들은 거리를 배회하다 유흥업소까지 끌려가게 됩니다. 누구든 그런 상황에서 집에 있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처음 가출해서 거리를 배회할 때 손을 잡아 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갈 곳 없이 헤맬 때 아주 달콤한 손길들이 이 친구들에게 다가왔고 그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몇 달 만이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자신이 원했던 것과는 상관없이 자기 몸이 업주나 사채업자 등에 의해 이리저리 팔려 다닙니다. 몇 년 사이에 어마어마한 빚이 늘어나고 가족관계 정보가 다 드러나는 차용증 때문에 가족들에게 피해가 될 것 같아 집으로 돌아갈 수도, 도망을 갈 수도 없습니다. 때론 감금당한 채 몇 년을 강제로 성매매하다 구출돼 쉼터에 올 때는 이미 몸도 마음도 다 망가져 있습니다. 업주나 사채업자들의 계속되는 협박에 두려워하고, 가족들과의 단절로 알코올중독, 약물중독,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살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막달레나 공동체는 지옥 같은 생활을 견디다 못해 업소를 탈출하거나 성매매를 그만두고 자립을 원하는 10대 가출 청소녀들이 상담을 통해 가정으로 돌아가거나 자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병원진료, 심리상담, 검정고시 등 학교 교육과 간호조무사, 제과제빵, 바리스타, 도배, 한식조리, 한복디자이너, 사회복지사 등 직업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막달레나 공동체를 거쳐 간 친구들은 전국 곳곳에서 나름대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으며 공동체에서 살았던 시간이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 중 가장 행복했었다고들 합니다. 또 어떤 친구는 막달레나 공동체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 놓았고 자신을 변화시켰다고도 합니다. 막달레나 공동체라는 이름에는 막달레나가 잃었던 희망을 다시 키웠듯이, 우리가 만나는 친구들이 용감한 여성이 되길 바란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비전은 아직도 성매매나 또 다른 요인으로 낙인 받고 배제된 여성들, 위험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성매매 여성들을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인권운동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또 위기에 처한 청소녀와 가출 청소녀들의 건강과 인식전환을 위한 운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느님 안에서 복음을 전파하는 막달레나 공동체의 역할이자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공동체를 거쳐 간 많은 여성이, 이 땅 어딘가에는 그들의 지친 영혼을 위로해 주고 기도해 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이라도 가슴에 고이 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우리 친구들이 더는 좌절하거나 자살을 꿈꾸지 않고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성매매 여성은 더럽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고 사치스럽거나 불쌍하지도 않습니다. 언제든 우리가 따뜻한 손으로 잡아주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같이 살아가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그동안 몇 명이 이 집에서 자활에 성공했는가?"라고요. 성공이든 실패든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습니다. 성공에 대한 척도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이 머물고 떠난 잠깐의 시간으로 감히 그들을 평가할 수도 없고 그럴 자격도 없습니다. 그들을 성공하게 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도 아닙니다. 그저 누구도 잡아주지 않았던 손을 잡아주고 고통스러워 흘리는 눈물을 닦아주고 외롭지 않게 친구가 돼주기 위해 시작한 일입니다.

의외로 많은 친구가 우리 공동체를 통해 천주교에 귀의하고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딸로 태어납니다. 하느님을 알고 그분의 은총으로 과거의 모든 악몽에서 벗어나 평화롭게 살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공동체를 거쳐간 친구들이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든 용감하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랄 뿐입니다.
 
[평화신문, 2013년 12월 12일,
이옥정(콘세크라타, 막달레나 공동체 대표), 정리=강성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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