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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건강한 그리스도인: 술을 잘 조절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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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11-10 ㅣ No.234

[김인호 신부의 건강한 그리스도인 되기] 술을 잘 조절하지 못합니다 (상)

 

 

궁금해요 : 저는 50대 초반의 남성으로 술로 인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한번 술을 마시면 통제력이 많이 떨어져서 폭음을 하면서 다른 사람과 다투거나 무례를 범하는 등 실수를 하게 됩니다. 평상시에는 말도 없고 조용한 편인데 술을 마시면 자꾸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직장 일에 특별히 문제가 있거나 가정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아내와 자녀들에게서 걱정하는 소리도 자주 듣게 되고 실수도 조금씩 하다 보니 불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신부님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렇게 해보세요 : 자신이 지닌 문제, 회피말고 바르게 대면하세요

 

어릴 때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참 재미있게 보던 영화인데 가끔씩은 그 영화의 주인공을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됩니다. 가정이나 직장, 그리고 성당에서 반듯하게 생활하시던 분이 술만 마시면 종전과는 아주 다른 사람, 곧 ‘두 얼굴의 사나이’가 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의하면 술은 하느님께서 주신 큰 축복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을 잘 사용하지 못함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축복이 아니라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재앙이 되기도 합니다. 하느님께 시선을 두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형제님, 알코올 중독은 단순히 술 마시는 양을 기준으로 진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양이 적더라도 지속적으로 마시면서 그 의존성이 깊어질 때도 중독으로 판단됩니다. 일반적으로 알코올 중독을 판단하는 기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술에 대한 자제력 유무, 음주로 인한 영향결핍이나 간기능의 문제, 기억력 상실과 같은 신체적인 문제 유무, 또는 주폭, 직업상실, 음주운전 등과 같은 사회적, 가족적, 직업적인 활동의 문제 유무 등. 많은 음주자들 가운데는 여러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술에 대한 조절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술로 인해서 어려움에 있는 사목자나 신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신앙선조들은 특별히 예수님의 제자된 이들이 “술취함을 삼가야 하고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쳤습니다. 왜냐하면 술로 인해서 신앙인들이 다른 수많은 죄들에 저항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본당 사목을 하다보면 술자리에서의 실수 하나로 냉담을 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고 신앙은 언제나 뒷전인 채 술자리 신앙에 머무르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는 신자들만이 아니라 사목자들 역시 한 번의 술 실수로 인해 자신들이 전하는 복음의 메시지를 진정성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물론, 사제직 자체가 흔들리는 경우까지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술에 중독되는 원인은 사회 문화적 원인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유전적이고 환경적인 영향 또한 큽니다. 심리적인 차원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요약하면 다음의 네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우선 술은 다른 섭식장애에서 나타나듯 내적인 공허함과 연결됩니다. 이러한 공허함을 일시적인 쾌락을 통해 잊게 되는 것입니다. 둘째 술은 하나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치다 보면 그 탈출구가 오히려 파멸의 입구가 되기도 합니다. 셋째로 술은 두려움을 약화시켜줍니다. 그래서 평상시에 소심하거나 자기표현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술을 통해 그 두려움을 벗어나려고 하기도 합니다. 넷째로 술은 잠시 현실을 잊고 다른 인생을 맛보게 해줍니다. 어린이들에게 만화 속 세상이 있다면 어른들은 술을 통해 ‘환상의 세계’를 일시적이고 아주 손쉽게 만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환상에서 깨어난 뒤 치러야 하는 대가는 아주 클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알코올에 의존하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술을 마시는 것 이면에 많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알코올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지닌 여러 문제들을 올바르게 대면하고 극복하려는 시도보다는 그것을 회피하게 함으로써 자기 문제를 극복하는데 있어서 능력을 상실하게 합니다.

 

※ 문의 : 이메일 info@catimes.kr로 김인호 신부님과 상담하실 수 있습니다.

 

[가톨릭신문, 2014년 11월 9일, 김인호 신부(대전가톨릭대 · 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 교수)]

 

 

[김인호 신부의 건강한 그리스도인 되기] 술을 잘 조절하지 못합니다 (하)

 

 

궁금해요 : 지난 호 내용에 이어집니다. 술 문제로 고민하는 50대 초반 남성, 알코올 중독 여부에 대해 걱정하고 좀처럼 조절하지 못하는 자신의 현 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는데요….

 

 

이렇게 해보세요 : 정확한 진단이 우선인 듯합니다

 

사목을 하는 가운데 종종 알코올 의존과 관련되어 본인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간혹 보게 됩니다. 좀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알코올과 관련된 문제를 지니고 있는 당사자 역시 문제가 일어났을 때에는 일시적으로 상담이나 치료에 임하겠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임시방편일 뿐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기를 반복함으로써 가족들을 지치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신앙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면서 전문적인 도움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사실 형제님의 경우처럼 본인 스스로가 도움을 청하는 경우는 참으로 드문 경우이고 이는 치료에 있어서 아주 좋은 예측을 하게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는 것보다 알코올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여정입니다.

 

알코올 의존은 하나의 정신질환과 연결되기에 단순히 의지적인 차원이나 신앙의 차원, 그리고 자신의 문제를 아는 차원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알코올 의존이 심하지 않고 자신 스스로가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고 가족들과 주변 동료들이 열심히 도와줄 때 치료의 효과는 더 클 수 있는 것이지만 일단은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요즘 많은 정신과 병원들이 알코올 의존 환자 치료센터들을 마련해서 올바른 진단과 약물치료 그리고 상담과 여러 서비스들을 병행함으로써 양질의 치료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양질의 치료라 할지라도 알코올 의존이 한번 생기면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돈, 에너지를 할애해야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생활습관이 바뀌지 않을 경우에 재발할 확률도 상당히 많은 것이 알코올 의존 치료입니다. 또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줄이고 금단 현상을 잘 돕기 위해서 대부분 입원치료를 하게 되는 치료과정 때문에 형제님과 같이 심하지 않다고 여기는 분들은 문제가 있더라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 형제님께서 지금 즉시 전문적인 치료 단계로 들어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형제님의 현재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를 알아보기 위한 진단은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정확한 진단이 내려져야 어떤 부분에 원인이 있고 이를 위해 어떤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 보시면 주변에 있는 전문 병원이나 상담소를 알 수 있습니다. 특별히 교회 안에서도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전문 병원과 상담소 및 알코올 사목센터도 있으니 참고 하실 수 있겠습니다.

 

형제님, 술에 대한 자제력을 자주 잃으셨다면 우선 술을 조절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술 마시고 있었던 일들을 덮으려는 습관보다는 그것이 지금까지 내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명하게 바라보는 차원도 필요합니다. 아울러 자신이 술을 통해 해소하려는 것이 진정으로 무엇인지를 찾고 주변 분들에게 솔직하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술자리를 피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행복한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는 신앙생활은 이러한 노력들을 더욱 값지고 효과 있는 것으로 만들어 줄 것임을 믿습니다.

 

※ 문의 : 이메일 info@catimes.kr로 김인호 신부님과 상담하실 수 있습니다.

 

[가톨릭신문, 2014년 11월 16일, 김인호 신부 (대전가톨릭대 · 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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