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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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성경 속 생명 이야기1: 천사가 목자들에게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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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1-18 ㅣ No.1116

[성경 속 생명 이야기] (1) 천사가 목자들에게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다


성탄, 인간생명의 가치 · 존엄성 드러내



이번 호부터 '성경 속 생명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함께하는 이 기획은 인간 생명에 관한 회칙 「생명의 복음」에 나오는 성경 본문을 다시 생명의 관점에서 풀어서 생명의 소중함과 존엄함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기 위한 것입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지영현 신부를 비롯한 생명위원회 위원들이 집필하는 '성경 속 생명 이야기'에 독자 여러분의 지속적 관심과 애독을 바랍니다.


구세주께서 사람이 되시어 오신 그때, 하느님께서는 양들을 돌보는 목자들에게 천사를 보내시어 구세주 탄생을 알리신다.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났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그때 갑자기 천사 곁에 수많은 하늘군대가 나타나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 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0-14)
 
성경이 말하는 '큰 기쁨이 될 소식'이란 구세주의 탄생이다(「생명의 복음」 1항). 하느님이신 분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에게 오신 이 구원사건은 우리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이 드러나는 구체적인 사건이며 인간에게는 말할 수 없이 큰 기쁜 소식이다. 이로써 비교할 수 없고 대치될 수도 없는 인간생명의 가치와 존엄성이 드러났다. 시편 저자는 8편에서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생각해주시며 사람이 무엇이기에 그토록 보살펴주십니까?"(시편 8,4)라고 물으며 하느님을 찬미한다.

인간을 창조하신 그분이 인간을 위해 스스로 인간이 되신 이 기쁜 소식은 천사를 통해 목자들에게 전해진다.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루카 2,10). 이 소식을 들은 목자들은 천사가 알려준 대로 베들레헴으로 가서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고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 한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루카 2,20).

여기서 목자들은 하느님 구원사건의 목격 증인이요 복음의 첫 전달자가 됐다. 여기서 목자들은 하느님의 구원사건을 우연히 경험한 단순히 양을 치는 목동으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앞으로 있을 하느님의 구원 업적을 증언하고 하느님께서 사랑하신 인간 생명을 위해 봉사하는 '하느님의 백성 모두' 곧 '우리'를 지칭한다.

회칙 「생명의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탄생 사건과 모든 사람의 출생을 연관시켜 제시한다. "성탄은 모든 사람의 출생의 완전한 의미를 밝혀준다. 따라서 메시아 탄생의 따르는 기쁨은 모든 아기가 세상에 태어날 때 우리가 느끼는 기쁨의 토대이며 그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생명의 복음」 1항).

인간 출생의 의미는 그리스도의 성탄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곧 인간의 출생은 우연한 결과이거나 철학자 하이데커가 말하듯이 세상에 '피투(被投)된 존재' 곧 자신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세상에 던져져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하는 존재로서의 결과가 아니다. 인간은 이미 하느님의 모상이며 그분 뜻이 담긴 존재로서 태어나 세상을 위해 세상 안에서 하느님 영광을 드러내는 존재이다. 따라서 누구든 사람이 세상에 온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성탄처럼 세상의 구원과 축복을 가져주는 존재로서 세상에 큰 기쁨이 되는 소식이다. 때문에 한 아기의 탄생은 한 가정만의 사건이 아니며 그가 속한 공동체를 넘어 세상의 큰 기쁨 곧 우리 모두의 큰 기쁨이 된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 생명의 의미 곧 내 자신의 존재 의미를 다시 새롭게 정리해야 한다. 인간 생명 안에는 그가 누구든 아주 특별하고 고유하며 하느님의 아름다운 뜻이 담겨 있다. 모든 한 사람 한 사람, 바로 나는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곧 세상에 새로운 희망과 축복과 참된 사랑의 구원이라는 선물을 지닌 큰 기쁨으로 세상에 왔다. 그 큰 기쁨은 그의 생명이 시작할 때부터 마칠 때까지 유효하다.

[평화신문, 2014년 1월 19일, 
지영현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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