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교육ㅣ심리ㅣ상담

[상담] 아! 어쩌나: 너무 다른 사람에게 신경이 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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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0-28 ㅣ No.512

[홍성남 신부의 아! 어쩌나] (76) 너무 다른 사람에게 신경이 쓰여요

 

 

Q. 평소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을 너무 많이 쓰고 살아 힘이 듭니다. 옷을 사 입거나 미용실에 다녀와서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무척 신경이 쓰입니다. 또 사람들 앞에서 말도 제대로 못 하는데, 어쩌다가 직장에서 사례발표라도 하고 나면 내가 한 말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불안해서 잠을 못 이룰 지경입니다.

 

언젠가는 발표를 하는데 사람들이 잡담하는 것을 보고 ‘틀림없이 내 흉을 보는 걸 거야’ 하는 생각에 중간에 말을 끊고 그냥 단상에서 내려온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직장 상사들은 저를 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배려는 잘하는데 업무 능력은 떨어진다는 말을 한다고 하더군요.

 

동기들이 저보다 더 좋은 자리에 가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 들고요. 가끔은 나 같은 사람은 차라리 없어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극단적 생각마저 듭니다. 저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관심 밖에서 자랐고, 부모님에게서 자주 “너는 왜 그렇게 맹하니” 하는 말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멍한 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A.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고 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사람은 타인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존재이기에 당연히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면서 살아야 합니다. 만약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살려 한다면 비호감 대상이 돼 결국 고립되고 말 것입니다.

 

그런데 자매님은 타인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이 정도를 넘어선 듯합니다. 그렇게 지나치게 타인을 신경쓰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자기개념’ 때문입니다. 즉, 자기가 자기를 보는 눈이 곱지 않아 생긴 현상입니다. 

 

우리는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가 인생살이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가가 인생살이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내가 나를 좋지 않게 보면 소위 '부정적 자기개념'이 생겨서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이 생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부정적 자기개념은 지나친 열등감과 수치심이 생기게 해 대인관계를 망가뜨리고 인생에서 성공의 길을 가지 못하게 합니다. 이런 분들은 거울을 보면서 자기와 따뜻한 대화를 나누고 자신을 보고 웃어주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이런 분들은 늘 자신의 못난 부분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에 자신에게 늘 화가 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자신의 얼굴을 보고 웃어주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웃어주다보면 마음이 풀리고 부정적 자기개념이 약해지게 됩니다.

 

두 번째 방법은 긍정적인 혼잣말을 자주 하는 것입니다. 부정적 자기개념을 가진 분들은 부정적 혼잣말이 습관이 돼 있습니다. “난 되는 게 없어”, “나같은 것은 차라리 죽어야 해”, “누가 나같은 사람을 좋아할까” 등 말입니다. 이런 부정적 혼잣말은 영혼을 점점 더 깊고 어두운 늪 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따라서 이런 부정적 혼잣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긍정적 혼잣말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난 할 수 있어”, “내 인생에 한 번은 꽃을 피울 거야”, “난 잡초가 아니라 꽃이야” 등 긍정적 혼잣말이 시들어가는 영혼을 살리는 생명수의 기능을 합니다.

 

세 번째 방법은 나에게 부정적 자기개념을 심어준 사람들을 상상 속에서 내 앞에 불러내 따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가진 부정적 자기개념은 내가 만든 게 아니라 나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람들, 예를 들어 부모님이나 선생님 혹은 내가 어려워하는 누군가가 내 머릿속에 강제로 이식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런 사람들에게 정면으로 반박하고 상대방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따지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내 머릿속에서 잡초처럼 자라는 부정적 자기개념들을 하나씩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노력해도 부정적 자기개념은 내가 원하는 만큼 사라져 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부정적 자기개념은 의식뿐 아니라 내 마음 속 무의식 안에도 깊이 뿌리내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껍질이 여간 단단한 게 아니어서 쉽게 깨지지도 않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들어오면서 얇았던 것들이 점차 두꺼워지고 단단해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심리치료기법 외에 꼭 해야 하는 것은 무의식적 상태에서 하는 기도입니다. 그 기도 시간에 죄인이나 못난이가 아닌 하느님이 보시기에 정말 예쁘고 사랑스런 모습으로 존재하는 상상을 하고, 하느님께서 그런 나를 살포시 안아주는 상상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어떤 영성가는 “사람은 꽃이며, 인생은 그 꽃을 활짝 피우기 위한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자매님도 자매님 안의 꽃을 피우려면 우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부정적 자기개념 제거 작업임을 유념하시고, 매일매일 훈련해서 마음의 꽃을 활짝 피우길 바랍니다.

 

[평화신문, 2010년 11월 7일, 홍성남 신부(서울 가좌동본당 주임, cafe.daum.net/withd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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