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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영성의 바탕 (3) 순명과 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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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5-03 ㅣ No.1972

[신앙선조들의 발자취]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영성의 바탕 (3) 순명과 인내

 

 

최양업 신부는 “하느님께서 허락하신다면”이란 표현을 자주 썼는데, 이는 그가 항상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그분의 계획 안에서 살기 원했음을 드러내준다. 그는 하느님께서 완전하신 분이므로 그분께서 허락해주신다면 인간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반드시 이루어질 거라 믿었다.

 

그가 하느님의 뜻에 얼마나 충실히 따랐는지는 1849년 조선 입국로를 찾기 위해 노력한 활동에서 잘 드러난다. 거기서 그는 비록 하느님의 뜻이 자신의 인간적 의지와는 달라 받아들이기 힘들었을지라도 기꺼이 그 뜻을 따르려는 순명의 자세를 보였다.

 

“제가 거룩한 순명을 무시하고 제 마음대로 하였더라면, 저는 벌써 우리 포교지인 조선에 들어가 있거나 그렇지 아니하면 순교하여 저 세상에서 우리 신부님들 곁에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과 저의 장상이 명하시는 것만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최양업 신부는 1851년 10월 15일에 스승 신부에게 보낸 편지에서, 기해박해 때 순교한 어머니의 순교 행적을 기록하며 그녀로부터 자신과 형제들이 어떻게 교육을 받았는지를 설명한다. 곧 어렸을 때부터 가정 안에서 굳건한 신앙 교육과 더불어 인내의 정신을 배웠다는 것이다. 그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인내와 절제의 정신을 이렇게 기록했다.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와 요셉이 이집트로 피난 가시던 이야기와 갈바리아 산에 십자가를 지고 오르시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인내심과 참을성을 키워 주셨습니다.”

 

최양업 신부는 1841년 말 마카오에서 은사 신부들과의 작별을 아쉬워하면서도 “이 모든 쓰라림을 하느님을 위해 참습니다.”라고 썼다. 그의 굳건한 인내와 용기는 간절히 믿고 의지했던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이었다. 그는 1849년 5월 12일에 쓴 편지에서 자신이 당하는 고통을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받아들인다고 적었다.

 

“하느님은 당신의 사랑하시는 아들이시고, 우리의 구세주이시며, 머리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본을 따라서 우리도 겸손하게 크나큰 고난을 참아 받은 다음에야 열매를 맺도록 미리 정해 두셨습니다.”

 

참조

조규식, 「최양업 신부의 영성」, 『교회사연구』 14, 한국교회사 연구소, 1999.

여진천, 「최양업 신부의 삶과 영성」, 천주교 서울대교구 순교자 현양회, 2006.

양업교회사연구소,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서한집」, 2018.

 

[2021년 5월 2일 부활 제5주일(생명 주일) 의정부주보 3면, 의정부교구 교회사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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