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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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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신앙과 심리: 아들의 위협이 너무 고통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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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8-11 ㅣ No.265

[신앙과 심리] 아들의 위협이 너무 고통스럽다

 

 

M자매는 단호하고 강한 아버지와 효를 실행하여 효부상을 받은 어머니에게 반듯하게 교육을 받은 7남매의 맏이로,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며 자랑스러운 딸로 살았다. 증조모까지 모시고 많은 자녀를 키운 어머니를 도우며 직장생활을 하며 가족을 챙기다 보니 혼기가 늦어졌다. 고생하는 맏딸에 대하여 늘 고마워하는 아버지의 지지가 딸의 희생을 당연히 생각하는 어머니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녹여 주었고, 자신이 지고 있는 책임감이 버겁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결혼 후 M자매는 둘째 며느리임에도 홀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착한 성품이지만 말이 없고 표현을 하지 않는 남편과 살면서 시어머니와 갈등을 직접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두 자녀를 키우며 부잡스러운 아들에게 제재를 많이 하게 되고 시어머니의 개입으로 아이에게 더 제재를 가했다. 착했던 아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며 엄마에게 대들기 시작하였고 자신을 학대했다며 더 폭력적으로 변해 엄마 편을 드는 누나에게 폭행을 가했다. 박사학위 준비를 하며 서른이 된 아들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지금도 엄마에게 폭언, 폭행을 한다. 

 

최근에 중장년층 엄마들이 자녀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례를 상담현장에서는 종종 만나게 된다.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10계명을 어기는 이러한 행위는 대죄에 속하고 유교적인 우리나라 문화에서도 패륜에 해당한다. 수치심에 쉬쉬하며 비밀리에 해결하려 하면서 외부의 도움이 차단돼 가족문제는 더 심해진다. M자매는 부모에게 순종하며 또한 맏이로서 부모화된 성장과정을 거쳤고 의무와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며 자랐기에 부모자아가 발달한 사람이다. 따라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생각보다는 당위적이다. 자녀와 소통에서는 일방적인 관계로 지시하고 통제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통이 상호적이지 않을 때 권위주의적이며 가족의 정서가 개방적이지 못하고 폐쇄적이 된다. 폐쇄적인 가족은 언제나 경직되어 있으며 무엇을 하면 안 되고, 무엇을 해야 한다는 엄격한 규칙을 갖고 있다. 

 

의무와 책임감에 익숙한 사람들의 특징은 가족에게 헌신적이나 자신의 행복과 기쁨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녀가 시어머니를 잘 모실 수 있었던 것도 어려서부터 익숙한 자신의 역할을 재현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의무와 책임감을 넘어서, 자녀의 발달과제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 

 

청소년기 엄마의 역할이 어떻게 자녀에게 상처를 주는가? 청소년기는 다른 시기에 비해 여러 가지 문제행동을 갖는 시기다. 왜냐하면 이 시기는 발달 특징상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부모, 성인으로부터 독립성을 추구하며, 기존의 가치관을 재구성하는 시기라 내외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수반한다. 자기정체(self-identity)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과도기적 상태에 있기 때문에 때로는 부모에게 반항하고 스스로 심한 좌절감을 맛보기도 한다. 이와 같이 청소년들은 자신의 발달과업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갈등과 문제점을 순조롭게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 사리판단을 잘못하여 비행을 저지르고, 경우에 따라서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예컨대 목적 달성이 여의치 못하거나, 전혀 가망이 없을 때 열등감에 사로잡혀 퇴행적 행동, 현실 도피 또는 과격한 행동을 저지른다. 따라서 부모는 자신의 틀에 맞추려 훈계하기보다는 아이들에게 시행착오의 경험을 허용하는 여유와 믿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 

 

M자매는 학생인 아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부모는 뒷바라지를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엄마 역할 외에도 아내, 딸, 며느리, 누나, 언니의 역할에 둘러싸여 바삐 살았다. 아들은 어려서 자신이 원할 때 엄마가 다른 의무를 완수하느라 자신을 외면한 기억이 상처로 남아있다. 사춘기 어느 날 위로받고 싶었던 마음이 거부당했을 때 화가 났다. 그마저도 엄마가 모르자 강한 분노로 욕을 하며 물건을 던지자 엄마의 반응이 돌아왔다. 무의식 안에 있던 무관심에 대한 상처가 관심을 끄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점차 강도가 더해지며 엄마를 때렸을 때 이상하게 후련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죄책감에 빠지기도 했다. “제발 내 말 좀 들어 주세요”라는 표현이 과격해지며 더 의존적이 되었다. M자매는 아들의 부적응적인 언행이 소통을 원하는 사인임을 상담을 통해 깨달았다. 

 

소통이 상호간에 자신을 드러내는 기술이라면 듣기는 상대방이 자신을 드러낼 때 우리가 그에게 가슴을 여는 기술을 말한다. 듣기는 상대방의 세계에 들어가는 행위여서 상담의 기본은 경청이다. 잘 들으려면 마음을 비우고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떻게 느끼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M자매는 상담사로부터 경청과 공감적 이해를 경험하면서 ‘아하! 이거야’ 하는 체험을 했다. 온전히 들어주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고통이 이해받는 느낌이 들었고 불안과 억울함, 분노가 가라앉는 느낌을 경험했다. 이런 경험은 그녀가 아들의 말에 경청하게 했고, 아들과 감정과 경험에 대해 나누면서 서로 변화하고 있다. 아들의 눈을 바라보며 경청하니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돼 점차 아들의 위협적인 언행이 사라지고, 자신도 편안한 마음으로 안정이 되었다. 위기의 순간들이 사라진 자리에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라는 말이 소통의 물꼬를 트고 있다.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그 입에는 숨조차 없으니(시편 135,17).” 

 

* 유정인(리디아)씨는 한국 가톨릭 상담심리사 및 한국 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상담심리사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외침, 2015년 7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글 유정인(유리심리상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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