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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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자연 유산된 아이에 대한 기도를 올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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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5-11 ㅣ No.256

[묻고 답하고] 자연 유산된 아이에 대한 기도를 올리라고 합니다



묻고 : 저는 결혼 16년차 주부입니다. 최근 들어 남편과의 불화, 아이들 진로 문제 등 어려운 문제들이 저에게 닥쳤어요. 우울한 마음에 성당에서 성령의 은사를 받았다는 교우를 만나 상담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교우는 제게 “애가 또 한명 있지 않았냐?”라고 물었습니다. 사실 세례를 받기 전에 태아가 자연 유산된 경험을 갖고 있었기에, 뜨끔한 마음이 들었죠. 그 교우는 제게 그 태아에 대한 기도를 올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게 닥친 어려운 상황들은 그 대죄에 의한 것이라 하면서요. 하지만 속죄를 위해 세례 전 낙태나 유산도 곱씹어야 하는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답하고 : 집안에 어려운 일이 많아서 마음이 많이 불편하셨겠네요. 매일 매일이 행복한 일로만 가득하길 바라는데 현실은 우리가 바라는 것과는 다르지요. 우리 삶이 너무나 무거운 짐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도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기라고 하셨지요. 물론 우리 삶이 힘들고 괴롭기만 한 것은 아니지요. 사실은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 더 많은데…. 오늘도 더 많은 행복을 누려봅시다.

괴로운 일이 있고, 혼자서는 방법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에는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요. 먼저 하느님과 대화를 하는 것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겠군요. 기도 중에 불현 듯 전혀 생각지 않았던 것이 떠오르기도 하지요.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그 다음에는 적합한 사람과 상의하는 것이 좋지요. 일단 내 속을 털어놓으면 그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됩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오히려 마음이 더 무거워지셨네요. 돌덩어리를 하나 더 짊어지셨네요.

애가 더 있지 않았느냐고 물었을 때에 뜨끔했겠군요. 그러면서 ‘어 이 사람이 족집게 무당인가?’ 하는 생각도 들면서 놀랐을 거구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지도 못하고 스러지는 일은 너무나 가슴이 아픈 일이지요. 이런 슬픈 유산은 두 가지 경우가 다릅니다.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연적으로 되는 경우와 인간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개입되어 이루어지는 인공적인 경우인데, 이 둘은 따로 따로 구분해서 봐야 할 것입니다.

자연 유산은 죄라고 할 수 없겠지요. 오히려 산모가 피해자이지요. 몸과 마음이 다 아프게 되니… 위로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요즘 잘못되는 일들이 자연유산 탓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 생각해도 한참을 잘못한 것이 아닐까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인공유산의 경우는 다르지요. 대죄이지요. 물론, 산모와 아이가 다 위험한 상황인 경우처럼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해서는 안 될 일이지요. 하지만, 이미 죄를 지은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해성사를 보고 잊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땅에서 푼 것은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라고 하셨지요. 고해성사의 힘은 대단합니다. 과거의 것을 짊어지고 가슴에 안고 끝까지 가는 것은 현명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끈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우리를 막는다면 그 끈을 끊어버려야 하겠지요. 그래도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는 경우에는 4월호에 나온 낙태 후 치유피정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한두 번 정도로 끝나야 하지 않을까요?

[외침, 2014년 5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김길민 신부(광주성당 주임, 교구 사법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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