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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악의 소용돌이를 잠재우게(사랑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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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6-10 ㅣ No.407

[레지오와 마음읽기] 악의 소용돌이를 잠재우게(사랑의 언어)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라고 한 요한 보스코 성인은 1815년 이탈리아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양을 치며 가난하게 살았다. 하지만 어머니의 훌륭한 교육으로 사제가 되어 살레시오 수도회를 창립하였고 특히 청소년을 사랑하여 ‘고아들의 아버지’라고 불리며 탁월한 교육자로 손꼽히게 되었다. 성인의 행적으로 보아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비결은 위의 말처럼 사랑을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데서 출발한다고 보인다. 

 

결혼생활과 인간관계전문가인 미국의 게리 채프먼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갈망하는 등, 그들 사이에 사랑으로 인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이유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서로 사랑하지만 표현방식이 다르면 사랑을 느끼지 못하여 갈등이 생긴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 누구에게나 고유한 언어체계가 있는 것처럼,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에도 각기 나름의 독특한 체계가 있어,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해야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그는 ‘사랑의 언어’라고 명명하며 다섯 가지를 제안하였는데 ‘상대를 인정하는 말’, ‘함께 하는 시간’, ‘선물’, ‘봉사’, ‘신체적 접촉’이 그것이다. 

 

 

사랑을 표현하는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그가 말하는 사랑의 언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상대를 인정하는 말’은 말 그대로 상대를 격려하는 말이나 칭찬, 혹은 감사를 표현하는 말들이다. “기도를 그렇게 열심히 하시니 저도 덩달아 열심히 하고 싶어져요.” “성실하게 출석을 해주시니 저에게 힘이 되요.” “오늘 저녁 설거지를 해주어서 고마워요.” 라는 말들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둘째로 ‘함께 하는 시간’은 시간을 내서 무언가를 같이 하는 것으로 상대에게 온전히 관심을 집중하여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함께 산책을 한다거나 상대와 식사나 차를 하며 상대의 말을 판단 없이 들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선물’은 사랑의 실제적 표현수단으로, 이때 선물은 사랑이 깃든 그 무엇이면 다 가능하다. 예를 들어 산책길에서 따온 꽃이나 해변에서 주운 조개, 혹은 한 잔의 주스나 편지, 나아가 나 자신까지도 선물 할 수 있다. 이는 선물자체보다 선물이 사랑을 상징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넷째로 ‘봉사’라는 사랑의 언어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몸으로 움직이는 사랑 표현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듯이, 집안일을 해주거나 상대가 하고 있는 일이나 해야 하는 일 등을 해주는 수고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섯째 ‘신체적 접촉’은 예수님께서 어린아이들을 안아주셨듯 그렇게 몸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다. 프리허그가 한동안 유행한 것도 비록 모르는 사람이지만 안아줄 때 사람은 안정감을 느끼고 나아가 사랑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떤 사람에게는 손을 잡아주거나 어깨를 토닥이거나 안아주는 등의 몸짓들이 말로만 하는 것보다 더 큰 애정 표현이 될 수 있다. 

 

개리 채프먼은 이 다섯 가지 언어 중에 사람에 따라서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고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제1언어가 있으니 그것을 찾아서 상대에게 구사해주면 가장 크게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고 하였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에게 인간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가족이나 친지를 넘어 어떤 단체에서든, 우리가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그 단체에 속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친밀감과 사랑의 깊이는 달라진다. 나에게 레지오라는 단체는 어떠한가? 대부분의 단원들은 성모님을 닮아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하여 레지오에 몸을 담았을 것이다. 그러니 단원들끼리의 인간관계는 이웃사랑의 표본이 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건이나 상황들을 보면 단원들끼리의 사랑조차도 그리 쉽지는 않다. 

 

B자매는 성당에서 친절하기로 소문난 Pr. 단장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Pr.은 특별히 분위기 좋기로 소문이 나 있는데 여기에는 그 단장만의 비결이 있었다. 그녀가 부모교육에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자녀를 위한 사랑의 언어’를 배운 뒤 이를 Pr.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각 단원의 활동보고 후에는 긍정적 면을 칭찬하는 것을 잊지 않았고, 봉사 이후나 영명축일에는 문자나 카톡으로 수고했다는 말이나 축하 메시지를 놓치지 않았다(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중 인정해 주는 말). 

 

또한 단원들의 이사나 잔치, 작게는 장을 보는 것 등에도 시간을 내어 함께 하고(봉사), 등산을 좋아하는 단원들과는 함께 산을 오를 뿐만 아니라, 가끔씩 단원들과 따로 만나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기도 하였다(함께 하는 시간). 또한 부활절이나 성탄절, 영명축일 등 기념일에는 단원들에게 조그마한 카드나 묵주라도 주었고(선물), 선서를 하거나 특별히 슬픈 일이 있을 때는 안아주거나 손을 잡아 주는 등(육체적 접촉)의 행동으로 기쁨이나 위로를 전하였다. 

 

그녀는 말한다. “인심은 곳간에서 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먼저 배웠으니 제가 먼저 행해야 단원들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했는데... 사실 어떤 것들은 제가 그 교육을 받기 전에도 하던 것이었어요. 하지만 사랑의 언어를 알고 나니 더욱 구체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그것으로 단원들이 회합에 잘 나오는 등 레지오에 열정을 보일 때는 정말 보람이 있었지요.” 그녀는 이런 방법들이 Pr. 단원들뿐만 아니라 협조단원이나 입교권면 할 때 등 모든 인간관계에 쓰일 수 있다고 말한다. 

 

 

레지오 단원이 활동 대상자에게 사랑 표현은 의무 

 

교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버림받고 있다는 느낌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손을 내밀어도 아무도 잡아 주지 않고, 믿는 마음을 내보여도 아무도 받아 주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다.”(447쪽)라고 하니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또한 버밍검의 대주교였던 윌리암스는 “믿음은 오직 사랑으로만 전파된다”(교본 474쪽)라고 하니 믿음을 전하는 레지오 단원들이 활동 대상자에게 사랑을 표현해야 함은 의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레지오 단원은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과 반드시 친밀한 우정의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 그것만이 실질적이며 광범위한 레지오의 활동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다.”(교본 443쪽)라고 하니 활동 결과를 위해서도 사랑을 표현하고 느끼게 하여야 한다. 

 

그러니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를 잘 구사하는 것은 레지오 단원들에게 아주 유용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인 관계에서 성공을 거두는 비결은 사랑과 이해심을 바탕으로 하는 개인적 접촉에 있다. 이러한 사랑은 단지 겉으로 드러내는 데에 그쳐서는 안 되며, 온갖 시련을 극복하는 참된 우정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교본 31쪽)라고도 되어 있으니 이런 행위들에 마음을 담아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랑의 접촉이 이루어지면, 그 사랑으로부터 거룩한 힘이 온 누리에 퍼져 나가, 세상에 만연하는 악의 소용돌이를 잠재우게 될 것이다.”(교본 457쪽) 

 

● 참고도서 : 5가지 사랑의 언어(게리 채프먼 지음) ? 생명의 말씀사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6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한국독서치료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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