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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마리아 공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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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8-01-09 ㅣ No.192

[지상신학강의] 마리아 공경기도

 

 

개신교 신자들은 천주교 신자들이 마리아께 바치는 기도를 이해하지 못한다. 더러는 묵주기도를 우상 앞에 바치는 기도라고 비난한다. 그러면서도 ‘아베마리아’라는 음악은 즐겨 듣고 연주한다. ‘아베마리아’란 다름아닌 성모송이다.

 

성모송의 내용은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라는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께는 ‘저희 죄를 용서해 주소서’라고 기도하지만, 마리아께는 ‘저희를 위해 빌어주소서’라고 청한다. 우리 죄를 용서해주실 수 있는 분은 주님 한 분뿐, 마리아가 우리의 죄를 용서해 줄 수는 없다. 우리가 마리아께 기도하는 것은 마리아가 예수와 가장 가까운 분이고 예수께서는 마리아의 청을 거절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가나의 혼인잔치집에 포도주가 떨어졌다. 이것을 보고 딱하게 생각한 마리아는 예수께 도와달라는 청을 한다. 예수께서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거절하지만, 마리아의 거듭된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드디어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하는 첫 번째 기적을 베푸신다. 이리하여 초대교회 때부터 어머니께 청하는 심정으로 마리아께 기도하는 전통이 생겨나게 되었고, 마리아의 모성은 우리의 간절한 청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났다.

 

마리아께 바치는 기도는 수없이 많지만 대표적인 것이 다음 네 가지라고 할 수 있다.

 

 

1. 성모송

 

성모송은 6세기부터 16세기의 천 년 동안에 걸쳐 형성되었다.

 

첫째 부분은 천사가 마리아에게 한 인사와 엘리사벳의 인사가 합쳐진 형태로 6세기 시리아 교회의 세례예식에서 전해오다가 11세기 이래로 수도원에서 봉송되었고, 13세기부터 일반 신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둘째 부분은 처음에는 여러 가지 형태로 첨가되다가 1568년 교황 비오 5세 때에 현재의 형태로 완성되어 널리 전파되었는데, 특히 묵주기도에 사용되었다. 그 중에서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부분은 14세기에 나타났으며,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는 1551년에 확정되었다.

 

 

2. 묵주기도

 

묵주기도를 ‘로사리오 기도’라고도 하는데, 로사리오는 라틴말 로사리움(Rosarium), 즉 장미 꽃다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묵주기도는 성모님께 장미 꽃다발을 드린다는 뜻으로, 장미 꽃다발은 장미꽃 그 자체가 아니라 성모송의 묶음을 의미한다.

 

묵주기도의 기원은 초기 교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교인들에게는 자신을 신에게 바친다는 의미로 머리에 장미꽃으로 엮은 관을 쓰는 관습이 있었다. 이런 영향을 받은 초대 교회 신자들은 기도 대신 장미 꽃다발을 바치기도 하였다. 특히 박해 당시 신자들은 사자의 먹이가 될 때 머리에 장미꽃으로 엮은 관을 썼는데, 이 화관이야말로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데 합당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이때 박해를 피한 신자들이 몰래 순교자들의 시신을 거두면서 순교자들이 썼던 장미 관을 한데 모아 놓고, 꽃송이마다 기도를 한 가지씩 바쳤다고 한다.

 

후에 이집트의 은수자들은 죽은 자들을 위해 시편 150편을 매일 외웠는데, 작은 돌멩이나 곡식으로 횟수를 세었다. 글을 모르는 사람들은 주님의 기도를 그 수만큼 바쳤는데, 열매나 구슬 150개를 줄에 꿰어 횟수를 세었다. 11세기 초, 문맹의 수도자들은 시편 150편 대신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150번 암송하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이후 묵주기도는 계속해서 거듭 발전하였고, 오늘날과 같은 형태는 1476년 도미니꼬수도회 로꼬의 알랭수사가 환희, 고통, 영광의 신비로 분류하여 정착시켰다. 영광송이 첨가된 것은 17세기 이후이고, 영광송 다음에 연옥영혼을 위한 기도문이 첨가된 것은 1917년 파티마 성모발현 이후다.

 

묵주기도는 사람이 되시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마리아와 함께 관상하는 것이다. 묵주기도는 주님의 생애를 묵상하는 그리스도 중심적인 기도이며, 마리아가 철저하게 예수의 삶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려주는 기도이다.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의 표현에 의하면, 묵주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자 구원적인 강생에 집중하는 기도이며 성모송의 연속적인 기도는 그리스도께 대한 끝없는 찬미이다.’

 

 

3. 삼종기도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 외우면서 마리아에게 있었던 예수탄생 예고의 신비와 하느님 말씀의 육화신비를 묵상하는 삼종기도의 기원은 중세에 있다. 중세 수도원에서는 저녁종이 울리면 성모송을 세 번 반복하였다. 수도원 타종은 처음에 일의 마침을 알리는 타종이었으나 차츰 성모송을 바치기 위한 의미가 포함되었다.

 

수도원 타종은 점점 주교좌성당, 본당에까지 파급되면서 저녁타종 때 성모송을 세 번 바치는 것이 전통이 되었다. 이러한 타종기도가 발전되면서 1330년 이탈리아 파비아에서 삼종기도로 확대되어 점차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교황 식스토 4세(1471-1484) 시기부터는 매일 하루 세 번씩 바쳐지게 되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삼종기도가 ‘수세기를 거치면서도 불변의 가치와 때묻지 않은 신선함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고 열심히 바치기를 권고하고 있다.

 

 

4. 마니피깟(성모의 노래)

 

성서학자들에 따르면, 이 노래는 마리아가 부른 노래가 아니라 예루살렘 교회에서 부르던 노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느님께서 부유한 자들을 물리치고 비천한 자들을 거두신다는 당시 예루살렘 교회의 찬미가를 루가 복음사가가 채집하여 마리아의 입을 통해 표현하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마니피깟의 내용은 장구한 세월 동안 전해져 온 가난한 자를 돌보시는 하느님께 대한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신앙을 담고 있다.

 

마니피깟의 전반부는 예수잉태 예고부터 느낀 마리아의 신앙을 표현하고 있고, 후반부는 마리아의 신앙이 전체 역사와 인류에로 확장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마리아께 바치는 기도는 그 외에도 성모호칭기도, 성모성심봉헌문, 성모찬송, 성모소성무일과기도, 여왕이시여(Salve Regina), 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Alma Redemptoris Mater), 천주의 성모여(Sub Tuum), 하늘의 영원한 여왕(Ave Regina Caelorum), 바다의 별(Ave Maria Stella) 등 지역에 따라, 공동체에 따라 다양한 기도가 있다.

 

가톨릭 교회는 교회가 시작될 때부터 성모님을 공경해왔다. 주님의 인류구원에 모든 사람이 협력하지만, 성모님은 가장 특별하게 협력하신 분이시다. 성모님은 오늘도 주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있다. 그러기에 성모님은 우리 모두의 어머니가 되실 수 있고, 우리는 우리의 처지를 어머니께 호소할 수 있다. 우리는 어머니께 우리가 이 세상에서 겪는 모든 것, 기쁨과 평화, 슬픔과 고통, 그 모든 우리의 삶을 봉헌한다. 특별히 어려움과 고통 중에 성모님의 품에 매달려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시기를 간청한다. 성모님은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물리치지 않으실 것이다. 천주의 성모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월간 빛, 2001년 10월호, 전광진 엘마노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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