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자료

요한복음 3,14-21 외아들의 심판 (2018. 03. 11. 사순 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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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충희 [korangpo] 쪽지 캡슐

2018-03-09 ㅣ No.2196

"모세가 광야에서 기둥에 구리 뱀을 들어 올렸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만 모든 사람이 그를 믿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 이는 모든 사람이 그를 믿음으로써 죽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의 아들을 심판자가 아니라 구원자로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아들을 믿는 이들은 심판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를 믿지 않는 이들은 이미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외아들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심판은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빛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빛보다 어둠을 사랑합니다. 그들의 행동이 악하기 때문입니다. 악한 일을 하는 이들은 빛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악행이 드러나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참된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일이 하느님께 순종하여 이루어졌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빛으로 나옵니다."

 

구리 뱀에 관하여는 민수기 21:4-9 참조. 불 뱀은 죽음, 사막은 인생을 상징한다. 죽음은 불 뱀이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느닷없이 목표물을 덮치는 것처럼 다가온다. 구리 뱀은 죽음이 허상임을 나타내며, 기둥은 하느님과 사람을 연결하는 성령을 상징한다. 회개하여 성령의 힘으로 자신을 부정(否定)하는 사람은 또한 성령의 힘으로 신적인 생명을 회복한다. 성령의 지혜는 육신의 죽음이 허상이라는 사실을 밝히 드러낸다. 죽음을 망각하면 죽고 죽음을 직시하면 산다.

 

예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부터 조롱과 모욕을 받고 죽임을 당한다. 예수의 육신은 죽을 것이지만 그는 결코 죽지 않는다. 예수의 생명은 보이지 않는 성령으로부터 오기 때문이다.

 

예수를 죽이는 자들은 하느님의 외아들을 죽임으로써 스스로 생명을 거부하고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그들을 심판하는 것은 바로 그들 자신이다. 그러나 예수를 믿는 이들은 성령을 받아들여서 영원한 생명을 지닌 하느님의 외아들로 격상된다.

 

외아들은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아들이라는 뜻이다. 예수를 믿는 이들도 유일무이한 개성을 지닌 하느님의 외아들이다. 이것은 예수가 특별히 하느님께서 세상으로 파견하신 아들이라는 사실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의미를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 말하자면, 예수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온 외아들이며 제자들은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외아들이다. 만일 외아들이 예수 한 사람만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자녀로 부르신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하느님은 이랬다저랬다 하시는 분이 아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사람의 지혜를 따라 율법을 잘 지키는지 여부를 가려 경건한 자와 불경건한 자를 구분한다. 경건한 자들이라도 다시 등급을 매겨서 스승과 제자를 구분하고 스승들에게도 제자들에게도 또 등급을 매긴다. 그들은 개성을 잃고 등급이 매겨진 짐승의 처지로 전락한다.

 

은 성령의 지혜를, ‘어둠은 사람의 지혜를 가리킨다. 빛 속에는 생명이 있지만 어둠 속에는 죽음이 있다. 어둠은 빛을 미워한다. 어둠이 빛을 받으면 그 속에 숨어 있는 질투, 미움, 도둑, 강도, 살인 등의 악행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의 지혜를 따르는 사람은 하느님을 미워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빛은 빛을 사랑한다. 자신의 참된 행동을 하느님께 인정받기 위해서이다. , 하늘나라의 제자는 세상을 더욱 사랑하고자 더욱 풍성한 은총을 갈망한다. 사람은 빛을 사랑함으로써 스스로 구원을 받고 어둠을 사랑함으로써 스스로를 심판한다.

 

복음저자는 의도적으로 니고데모가 예수의 말뜻을 이해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는다. 이것은 독자들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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