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영성ㅣ기도ㅣ신앙

[기도] 기도 맛들이기: 기도에도 성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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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2-26 ㅣ No.1729

[기도 맛들이기] 기도에도 성장이 필요합니다!

 

 

피정 센터 사목이 참으로 역동적이고 보람됩니다. 센터에는 다양한 갈증과 고민을 지닌 교우들이 찾아옵니다. 일대백이 아니라 일대일의 만남이 무척 은혜롭습니다. 때로는 화목난로에 장작을 집어넣고선 소주잔을 기울이며, 그분들의 흥미진진한 인생 여정을 경청합니다. 한 인생 인생이 그렇게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한적한 바닷가, 작은 언덕 위에 있는 피정 센터의 밤이 그렇게 깊어갑니다. 어느 날 한 교우의 솔직한 고백이 마치 제 것 같았습니다.

 

“저는 세례 받은 후 50년 동안 한번도 주일을 빼먹지 않고 열심히 미사 참례를 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미사 참례의 의미를 못 찾겠습니다. 별 감흥도 재미도, 은총도 못 느낍니다. 기도 생활도 그저 습관처럼 의무처럼 해왔습니다. 부끄럽게도 기도서 없이는 아무런 기도도 하지 못합니다.” 저는 우선 그분의 성실함에 큰 칭찬을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작은 조언을 덧붙였습니다.

 

“농부들이 과일 농사를 어떻게 짓습니까? 묘목만 딸랑 꽂아놓는다고 해서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묘목 심고 난 직후 듬뿍듬뿍 물을 줘야 합니다. 거름도 넉넉히 뿌려주어야죠. 강풍에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대도 세워 줘야 합니다. 그래야 묘목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몇 년 뒤에 풍성한 과일을 수확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기도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에도 성장이 필요합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충만하고 행복한 기도 생활을 꿈꾸십니까? 그렇다면 당연히 기도의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해야 마땅합니다. 기도에는 왕도(王道), 즉 순탄한 지름길이 없습니다. 하느님과의 행복한 만남인 기도는 아무런 준비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세례받은 햇수는 점점 늘어가지만, 기도 생활이 정체 혹은 퇴보하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지금이 바로 구체적인 노력을 시작할 때입니다. 기도 생활을 도와주는 영성 서적을 한 권 구매해서 정독해보시기 바랍니다. 기도를 주제로 한 피정에도 참석하셔서 기도 전문가들의 조언도 잘 경청해보시기 바랍니다. 기도의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보면 좋겠습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세운 기도 계획을 소개해드립니다.

 

1. 매일 미사를 하늘의 태양처럼 여기고 지극 정성으로 봉헌한다.

2. 교회의 보물인 성무일도를 빼먹지 않고 충실히 바친다.

3. 성모님의 사랑받는 사제로서 매일 환희, 빛, 고통, 영광의 신비, 총 20단의 묵주기도를 바친다.

4. 매일 30분간 성독(성독)을 충실히 하고, 그 결실을 이웃들과 공유한다.

 

‘기도 맛들이기’ 덕분에 한 해 동안 참 행복했습니다. 부끄러운 글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1년 12월 26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수원주보 3면,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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