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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신학 산책31: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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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0-19 ㅣ No.1480

신학 산책 (31)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나요?



“천주교는 왜 마리아를 믿죠? 그거 이단 아닌가요?”

“성당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성모상이 있고 신자들은 그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기도하던데... 예수님을 믿어야지 마리아를 믿으면 되나요?”

천주교 신자들이 종종 개신교 신자들로부터 듣는 질문이다. 천주교는 정말 그들 말대로 성모 마리아를 믿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왜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고, 묵주의 기도를 열심히 바치고, 레지오 마리애(‘마리아의 군단’이라는 의미)에 가입하여 신앙생활을 하는 것일까?

교회는 무엇보다도 성모 마리아의 특별한 위치를 강조한다. “하느님의 은총을 통하여 성자 다음으로 모든 천사와 사람 위에 들어 높임을 받으신 마리아께서는 그리스도의 신비에 참여하신 지극히 거룩한 천주의 성모로서 교회에서 특별한 공경으로 당연히 존경을 받으신다”(교회헌장, 66항). 하지만, 이러한 특별한 공경은 하느님께 드리는 공경과는 뚜렷하게 구별된다. “그 공경은 교회 안에 언제나 있었던 그대로 온전히 독특한 것이지만, 강생하신 말씀과 똑같이 성부와 성령께 보여 드리는 흠숭의 공경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며, 또한 그 흠숭을 최대한 도와 준다”(교회헌장, 66항). 즉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드리는 흠숭과 성모님께 드리는 특별한 공경은 분명히 다른 것임을 가르치고 있다. 더 나아가, 성모님께 드리는 이 공경은 성모님을 향한 것이라기보다는 하느님께 드리는 흠숭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천주교 요리문답에서는 이를 세 가지로 구분하여 “흠숭지례(欽崇之禮)는 천주를 만유(萬有) 위에 공경하여 높이는”(113항) 것으로, “성모께는 상경지례(上敬之禮)를 드리고, 성인과 그 성해에게는 공경지례(恭敬之禮)를 드리는”(116항) 것으로 가르친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거나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은 성모님을 믿기 때문에 성모님께 바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믿으며 성모님을 통해 기도하는 것이다. 즉 이 기도는 성모님께서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로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바라며 드리는 청원인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자주 ‘성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하느님께 전구해 주신다’라고 말하는데, 전구(轉求)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대신 기도하는 것을 뜻한다.

“어떠한 피조물도 강생하신 말씀 곧 구세주와 결코 똑같이 헤아려질 수 없다. … 마리아의 이러한 종속적인 임무를 교회는 의심 없이 믿고 끊임없이 체험하며, 신자들의 마음에 권장하여 어머니의 이러한 도우심과 보호로 중개자 곧 구원자를 더욱더 가까이 따르자고 한다”(교회헌장, 62항).

[2015년 10월 18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 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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