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강론자료

연중 23 주간 금요일-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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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3-09-11 ㅣ No.489

연중 23 주간 금요일 - 홀수 해

 

        디모테오 1,1-2.12-14   루가 6,39-42

    2003. 9. 12.

주제 : 자신의 모습을 돌이킴

 

사람이 자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축복입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사람들이라고 해서 모두 자기 모습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는 해도 우리에게 겉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추석 다음날입니다.  미사에 오신 여러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엊그제부터 시작된 명절 기간에 바쁘게 지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바쁘다는 것은 몸의 움직임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도 몸의 움직임만을 이야기한다면, 음식을 준비하고 치우고 또 상을 차리는 일을 반복한 여성들만 바빴다고 할 일이지, 대부분의 경우 차려지는 음식상에 다가앉았다가 물러나기를 반복한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어떤 모습이 되었든지 우리는 각자의 삶이 모두들 바쁘다고 말합니다.  이것에 반대되는 생각을 갖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자신이 바쁜 사람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돌이킨다면 그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바라볼 줄 안다면 말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디모테오 주교에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합니다.  현실에서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파한 자랑스러운 사도로서가 아니라, 그 옛날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하고 죽이려고 했던 전력(前歷)을 고백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왜 이런 고백을 했는지 알아내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진실한 부탁을 위해서 그러했을 것이라고 짐작은 할 수 있습니다만, 실제 목적은 우리가 모릅니다.  어쩌면 그리스도 예수를 박해하던 자신도 이렇게 성실을 다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했으니, 디모테오 주교도 그렇게 살아야한다는 부탁을 전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복음의 말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자신의 모습을 올바로 돌이킬 줄 아는 사람이어야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자세로 선행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우리는 텔레비전과 신문의 소식을 통해서 가끔씩 재산을 모두 헌납한 어려운 결정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들이 어려운 결정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같은 신문과 방송에서 우리는 또한 자신의 목소리만이 크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자신을 올바로 돌이키는 사람들인지 판단하는 일이 과연 어려운 일일까요?

 

제자가 다 배우고 나도 스승만큼 밖에 되지 않는다는 소리와 자기 눈 속에 든 들보를 빼낸 사람이라야만 다른 사람의 눈에 든 티를 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진리입니다.  그것은 자기 삶을 올바로 돌이키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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