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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미술칼럼: 복음을 담은 서정적인 유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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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3-27 ㅣ No.844

[미술칼럼] 복음을 담은 서정적인 유리화

 

 

어린이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최영심 유리화, 1992년, 대치2동성당)

 

 

유리화는 12세기 고딕 시대부터 교회 미술에 적극적으로 수용되며, 사람들이 신앙의 세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도록 도와줍니다. 아름다운 유리화는 참빛이신 하느님의 빛을 받아 완성되는 특별한 예술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성당 유리화는 1898년 명동성당에 최초로 설치된 이후에 많은 성당으로 퍼졌습니다. 서울대교구에도 1970년대부터 여러 성당에 유리화가 본격적으로 설치되었는데 주로 성경의 주요 장면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유리화의 선구자 이남규(루카, 1931-1993) 화가에 이어서 최영심(빅토리아, 1946~) 화가가 유리화를 많이 제작했습니다.

 

최영심 화가의 유리화는 간결한 형태에 서정성을 담아 친근한 모습으로 비쳐집니다. 초기에는 유리에 흑유로 그림을 그린 후 구워내서 회화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작가는 차츰 주제를 더욱 단순하게 묘사하였으며 흑유도 사용하지 않고 맑고 단순한 작품을 제작하였습니다. 이제 작가는 모든 것을 비운 후, 그 자리에 아름다움을 담은 선적인 유리화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성가정(최영심 유리화, 2003년, 한남동성당)

 

 

작가가 이처럼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유리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수도자처럼 신앙을 첫 자리에 두고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작가는 오래전에 우리나라와 로마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오스트리아 슐리어바흐 시토 수도원 유리화 공방에 가서 유리화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곳에서 뛰어난 유리화 장인 루카스 훔멜브룬너(Lukas Hummelbrunner, 1933~)와 가정을 이루며 유리화 작업을 함께 하였습니다.

 

최영심 화가의 유리화는 오스트리아의 여러 성당과 수녀원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동양인의 정서가 가득 담긴 유리화는 유럽의 전통적인 유리화와 다르기 때문에 그곳 사람들에게서도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우리나라 곳곳의 성당에서도 성경과 신앙의 주제를 다룬 그의 유리화를 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232개 본당 가운데서 12개 본당 - 대치2동(1992년 제작), 압구정동(1995년), 수서동(1996년), 신대방동(1998년), 문정2동(2002년), 세종로(1999년), 한남동(2003년), 방학동(2003년), 방화3동(2007년), 신천동(2011년), 장한평(2012년), 시흥5동(2014년)과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성당(1997년, 혜화동)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2022년 3월 27일 사순 제4주일 서울주보 7면,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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