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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학교를 찾아서33: 안법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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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8-30 ㅣ No.194

[가톨릭학교를 찾아서] (33) 안법고등학교


‘교육의 주인은 학생’ 올바른 인성과 학구열 갖춘 미래 인재 양성

 

 

안법고 신부들은 학교의 모든 현장에서 학생들과 친밀하게 소통하면서 가톨릭 정신을 직·간접적으로 전한다. 안법고 교목 실장 서영준 신부(맨 왼쪽)가 학생들과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안법고등학교 제공

 

 

1909년 1월 안성본당 주임으로 사목하던 하느님의 종 앙투안 공베르 신부는 사립공교(私立公敎) 안법학교를 설립했다. 지역의 이름 안성(安城)과 프랑스를 뜻하는 ‘법국(法國)’에서 머리말을 따온 이 학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애를 본받아 사회와 국가, 세계 복음화에 기여하는 인간을 육성한다’는 이념 아래 100년 이상 가톨릭 교육을 이어왔다. 수원교구 학교법인 광암학원 산하 안법고등학교(교장 최인각 바오로 신부)가 펼치는 인재 양성의 장을 찾아봤다.

 

 

114년을 이어온 가톨릭 명문고

 

올해 건학 114주년을 맞은 안법고는 매일 오후 11시까지 자기주도학습실의 불이 꺼지지 않는다. 야간 학습은 전적으로 학생 자율로 이뤄지지만, 학생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자기주도학습실을 찾는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안법고는 자기주도학습실에 전교생을 위한 개인 좌석을 마련해줬다.

 

이런 학구열을 반영하듯 안법고는 명문고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안법고는 해마다 경기도 일반계 고교 중 4년제 대학 진학률 5위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에는 경기도 일반계 고교 중 대학 진학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22년 대학입시에서도 재학생의 40%가량이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법고가 명문고인 이유는 비단 진학률 때문만이 아니다. 안법고의 교훈은 ‘진리를 탐구하여 사랑을 실천하고 인격을 완성하자’다. 가톨릭정신을 바탕으로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을 완성해 나가는 교육이 모든 교육의 바탕이 되고 있다는 점이야말로 안법고의 진면목이다.

 

 

어떤 일을 하든지 하늘의 뜻을 먼저

 

안법고는 ‘존경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안법인의 십계명’을 지켜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첫 계명이 ‘안법인은 어떤 일을 하든지 하늘의 뜻을 먼저 생각한다’고, 두 번째가 “사람 ‘답게 살겠습니다’를 실천한다”이다.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인간답게 살아감으로써 나와 이웃을 존중하고 인성을 성장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와 실천이 담겼다. 이 뜻을 담아 안법고는 해마다 ‘답게 살겠습니다’ 선서식을 열고 있다.

 

안법고의 교육은 크게 꿈꾸미 프로그램과 그린나래 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꿈꾸미 프로그램이 ‘진리 탐구’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면, 안법고 ‘건학인성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그린나래 프로그램은 사랑 실천과 인격 완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그린나래 프로그램 중에서도 모든 신입생이 참가하는 ‘인성 수련회’는 안법고만의 특별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다. 안법고는 2박3일의 인성 수련회를 통해 바른 인성과 봉사 정신을 심어주고 있다. 또 경기도 내 각처에서 찾아오는 신입생들이 결속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사이기도 하다.

 

안법고 학생들은 그린나래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월 꽃동네를 찾아 봉사활동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해왔고, 안성 하나원과 연계해 ‘남북 청소년 어울림의 날’, ‘통일 한마당’ 등의 행사를 펼쳐 북한이탈 청소년들과 함께 소통하고 서로 이해해 나가는 활동을 이어오기도 했다.

 

가톨릭 종교활동은 이런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큰 힘을 더해준다. 안법고 학생 중에는 신자보다 비신자가 많지만 성탄과 부활, 성모성월 등에 이뤄지는 미사는 종교 행사보다는 학교의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또 학생들이 직접 자신들의 손으로 꾸미는 행사로 여겨진다. 아울러 교장 신부, 교목실장 신부 등 신부들이 교실뿐 아니라 학교의 모든 현장에서 학생들과 친밀하게 소통하면서 학생들은 비록 신자가 아니더라도 가톨릭 정신을 직간접적으로 체득해 나가고 있다.

 

안법고 교무부장 김재호(이레네오) 교사는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을 통해 학생 사이에도 또 교사, 신부님 사이에도 유대가 강하다는 점이 안법고의 좋은 점”이라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해마다 3~5명의 학생들이 신학교에 입학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이 주인이 되는 교육 공동체

 

지난 8월 1일 안성시 국회의원·시의원 등이 안법고를 찾았다. 안법고 1학년 학생들이 자율교육과정을 통해 준비한 전시를 관람하고 학생들의 발표를 듣기 위해서다. 자율교육과정은 기말교사가 끝나고 방학이 되기 전 기간을 활용해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자율적으로 만들어가는 교육의 시간이다.

 

학생들이 준비한 주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미래 혁신 도시’로 안성 각 지역의 현재 역사와 상황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눈으로 그린 안성의 미래를 제시하는 발표였다. 학생들은 전시와 발표를 통해 생태, 환경 산업, 교육, 문화 다양성, 교통 등 다양한 시선으로 안성 지역의 미래를 그려나갔다. 그리고 현재 안성시의 정치를 주도하고 있는 의원들은 학생들의 발표에 귀기울였다.

 

학생은 교육을 받는 수동적인 ‘피교육자’로 여겨질 때가 많지만, 적어도 안법고 학생들은 안법고 교육의 주인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성모님의 날 행사, 안토니오 축제, 체육대회 등 학교의 주요 행사들은 총학생회가 온전히 주관하고 있고, 작게는 급식시 혼잡을 방지하기 위한 이동과 자기주도학습실 자리 변경까지도 학생회가 조율하고 있다. 주제별 체험학습으로 이뤄지는 2학년 수학여행도 큰 틀은 학교 차원에서 마련하지만 세부 체험 주제와 일정 등은 학생들 스스로 기획하고 결정하고 있다. 또 벚꽃철에는 총학생회 주관으로 팝콘 판매 행사를 전개해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기도 하는 등 학생들은 안법고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의 주인공으로 활약하고 있다.

 

안법고 교장 최인각 신부는 “안법고는 인간 교육, 공동선과 공동체를 위한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큰 장점으로, 진학 지도보다도 인성 지도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선배 교장 신부님들께서 잘 가꿔놓은 학교가 학생들에게는 행복한 학교, 세상에서는 명문학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 안법고 전경. 안법고 학생들은 학교 교육의 주인으로서 다양한 교육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안법고등학교 제공

 

 

 

지난 4월 10일 봉헌된 주님부활 대축일 미사. 안법고등학교 제공

 

 

 

지난 4월 12일 학생 주축으로 진행된 과학의 날 행사. 안법고등학교 제공

 

 

 

- 지난 8월 1일 학생들이 자율교육과정을 발표하고 있다. 안법고등학교 제공

 

[가톨릭신문, 2023년 8월 27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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