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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순례의 길 떠날 때: 수원교구 디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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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06-01 ㅣ No.919

순례의 길 떠날 때 - 수원교구 ‘디딤길’


순례! 그 멈출 수 없는 발걸음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다음 성지를 향하여 내딛는 순례자의 발걸음은 시간을 넘어 순교자들과 함께 신앙의 길을 걷는 발걸음으로 착각하게 만듭니다.

 

신앙의 선조들이 어려운 시대적 상황을 이겨내고 하느님께 나아갔듯이, 우리도 도보성지순례를 통해 그 힘듦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디디다’가 가진 “어려운 상황 따위를 이겨낸다.”는 속말처럼, 우리는 자신이 가진 고민이나 문제, 어려움들을 도보성지순례를 통해 하느님께 맡겨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걸으면서 여러 가지 기도를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내딛는 한걸음 한 걸음 자체가 기도로 승화되어 하느님께 전달될 수 있습니다.

 

또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우리는 하느님께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고 도보성지순례를 통해 좀 더 성숙하고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신앙인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디딤돌’ 은 없어서는 안 되거나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그곳에서 우리가 조금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 무엇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점에서 디딤돌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바탕이 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이처럼 도보성지순례는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느님의 은총을 느끼고 그 은총에 감사할 수 있는 훌륭한 디딤돌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지순례길 위에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은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이자 사랑이기에, ‘디딤길’은 하느님을 만나는 길이요, 하느님과 함께하는 길이며, 하느님을 사랑하여 구원으로 가는 길이 되는 것입니다.

 

 

수원교구 도보성지순례길 - ‘디딤길’

 

수원교구는 한국 천주교회 창설 주역 선조들을 모신 교구로서, 관할 지역 전체가 순교자들의 얼이 담겨있는 교구입니다. 순교 성인들의 후손들인 우리는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아 풍요로운 하느님의 은혜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러한 신앙의 유산을 아름답게 보존하고, 또 다시 후손들에게 순교 조상들의 숭고한 신앙심을 전달해야 할 책임과 소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이에 수원교구 청소년국에서는 교구설정 50주년(2013년)을 준비하면서, ‘수원교구 도보성지순례 연구팀’을 결성하여 수원교구 내 모든 성지(전담신부가 파견된 14곳과 본당에서 관리하는 2곳)를 연결하는 그물망식 도보성지순례 코스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이를 하나의 책(디딤길)으로 묶어 도보성지순례에 나서는 순례자에게 도움을 주어, 순례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 순교자들의 순교신심을 함양하게 하고, 순례의 여정을 통하여 하느님과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열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원교구 도보성지순례 ‘디딤길’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 차원의 프로그램과 가족 단위의 도보성지순례 프로그램으로 활용하여,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 모두가 순교자의 후손임을 일깨워 주는 데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디딤길’ 순례와 청소년 신앙생활

 

정확한 시대와 근거를 찾을 수는 없지만, 수원교구 ‘디딤길’의 역사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연관이 깊은 은이 · 골배마실성지에서부터 미리내성지까지의 도보성지순례길, 곧 ‘신 · 망 · 애 삼덕고개 순례길’에서부터 출발하였습니다.

 

또한 수원교구 청소년들을 위해 애쓰셨던 최재필 안드레아 신부의 청소년 도보성지순례 프로그램과 새남터에서 미리내성지까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유해 이동 경로를 따라 개발되었던 순례길의 개발과 더불어 구체화되었고, 여기에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에서 시작한 ‘청년 도보성지순례’를 통해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해마다 개최되는 8박 9일 일정의 ‘수원교구 청년 도보성지순례’는 100여 명의 청년들이 수원교구 대부분의 성지를 도보로 순례하며 청년기의 신앙심을 새로 세워나가는 프로그램으로 정착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이러한 도보성지순례는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방학 중 신앙학교 대체 프로그램으로 확산되어, 현재는 수많은 본당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공동체 생활에 익숙하지 않고, 힘든 것에 대해 도전하지 않는 현대의 청소년들에게, 도보성지순례 프로그램은 고통 속에서도 신앙을 버리지 않았던 순교자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고 공동체적인 삶의 방법을 체득하게 해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도보성지순례

 

신앙은 삶이어야 합니다. 곧, 어느 정도의 신앙적 지식은 필요하겠으나, 삶을 동반하지 않는 신앙은 제대로 된 신앙이 아닐 것입니다. 가정은 한 인간의 탄생과 더불어 모든 삶을 시작하는 장소입니다. 신앙교육 역시도 이러한 가정 안에서 삶의 교육, 모범 교육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현대 가정은 ‘가정해체’, ‘가정부재 현상’ 등등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또한 자녀들과 함께 진실한 대화를 나누고, 조상들의 위대한 신앙심을 전수하며, 삶의 지혜를 나눌 수 있는 기회들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대의 가정 안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도보성지순례는 가족 상호간의 신뢰심을 높여주고,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주며, 함께 기도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줍니다.

 

그래서 가족들은 도보성지순례를 함께 하면서 하느님의 크신 은총을 체험하게 되고, 또 그 안에서 거룩한 성가정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수원교구 ‘디딤길’로 순례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수원교구 각 성지는 차별화된 순교영성의 지향 아래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에 도심권의 아름다운 성지를 순례할 수도 있고, 산간 지역의 아름다운 대자연 속의 편안한 휴식처와 같은 성지도 순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하셨듯이, 그분께서 사랑하신 순교자들이 머무신 곳에서 우리를 오라고 하십니다. 와서 함께 걷고 함께 즐거워하자고 하십니다.

 

수원교구 ‘디딤길’ 순례 문자지도 자료집은 부활대축일에 발간할 예정입니다. ‘디딤길’인터넷 정보 http://club.cyworld.com/swdobo

 

* 이건복 바오로 - 수원교구 신부. 1995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은행동본당 주임, 수원교구 청소년국 청년사목 전담, 어농성지 전담신부를 역임했으며, 현재 청소년국장이다.

 

[경향잡지, 2011년 5월호, 이건복 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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