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일)
(백)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강론자료

2018-06-10.....연중 제10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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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8-06-09 ㅣ No.2235

연중 제10주일 (나해)

창세기 3,9-15            2코린토 4,13-5,1         마르코 3,20-35

2018. 6. 17. (주일) 이태원.

주제 : 죄를 생각하는 태도

오늘은 사순과 부활, 그리고 대축일의 전례를 마치고 맞이하는 연중 제10주일입니다. 연중 제10주일은 다른 대축일에 밀려서, 주일에 듣고 묵상할 내용으로 정해진 말씀을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의 삶에서 우리가 체험하기에 안다고 할 일이지만, 다른 사람이 내게 알려주어서 그 대상을 중요한 것으로 알아듣는 일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개인의 체험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는 얘기입니다.

 

오늘 들은 창세기독서는 죄가 인류의 삶에 찾아온 이야기’, 마치도 그럴 법한 설화와 같은 얘기입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아담, 하와와 뱀이 등장했고, 그 대상들이 어울려서 사람의 삶에 죄가 들어왔으며, 그 결과가 생긴 과정을 말합니다. 이런 설화를 들으면서 이 이야기가 어느 부분까지 진실이라고 여기고 우리의 삶이 힘겹게 된 책임을 묻겠습니까?

 

사람은 죄를 대하면서, 큰 죄와 작은 죄를 구별합니다. 사람이 움직인 결과에 따라 죄가 만들어진다면, 내가 만든 결과는 작은 것이기를 바라고, 다른 사람이 만든 결과는 큰 것이라고 여깁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기준을 오늘의 창세기설화에 적용하면, 아담이 범해서 인류에게 찾아온 <원죄>는 내가 지을 법한 죄와 비교하면 그 크기가 얼마나 되겠습니끼?

 

사람은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표현을 씁니다. 이 표현은 힘의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얘기입니다. 내 힘이 다른 사람보다 강하다고 여길 테니, 내가 한 행동의 영향과 파급효과는 적거나 작게 보려고 하고, 다른 사람이 한 잘못의 영향과 결과는 크게 볼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죄가 사람을 찾아와 결과를 만드는 목적은 사람의 삶을 파괴하는 데에 있습니다. 죄는 하느님과 인간을 떼어놓는 역할을 하며, 사람이 하느님을 두려워하게 만들고, 하느님의 눈길에서 숨게 만듭니다. 이렇게 설명하는 죄의 내용과 목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닌데, 사람이 죄와 친하게 되면서 작다거나 크다는 것의 의미를 적용하면 무엇이 달라지겠습니까? 내가 큰 죄를 지으면 내 삶이 많이 파괴되고 작은 죄를 지으면 적게 파괴될까요?

 

죄의 결과가 사람의 삶을 파괴하는 것이라면, 죄의 크기를 따지는 것은 인간이 편리에 따라 마음의 부담감을 줄이는 편법일 뿐입니다. 내가 범한 죄가 적다고 스스로 위안할 수는 있어도 그것은 인간의 합리화일 뿐입니다. 내가 작은 죄를 지으면 하느님께 다시 돌아가는 일도 쉽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물론 크거나 작다고 판단하는 것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질문해야 합니다.

 

독서에서 들은 얘기입니다만,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의 뜻에서 자신들이 도망치고 멀어졌으면서도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지 않았고, 책임을 여자와 뱀에게 떠넘깁니다. 행동에 책임지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것이 될까요? 이렇게 책임을 다른 대상에게 떠넘기는 행동은 인간이 잘못되게 된 일의 원인을 하느님께서 자유의지를 주셨기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하며, 하느님은 못된 신이라는 논리를 만드는 행동입니다. 내 삶에 나쁜 결과가 생긴 것은 분명히 내 행동의 결과인데, 책임은 다른 대상에게 있는 것일까요?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질투한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사탄이 사탄의 나라를 쓰러뜨리려 할까요? 사람은 논리에 어긋나는 말로써, 다른 사람에 비교하여 자신이 옳다고 우기는 때가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내가 다른 사람보다 옳게 사는 사람이라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렇게 드러나는 개인의 삶을 바른 것으로 채우지 않는다면, 사람은 자기의 삶에서 올바른 결과를 만들지 못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을 세상에 실천하는 일을 강조하셨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거나 나와 함께 이 세상에서 살지 말아야 할 사람으로 단정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나에게 그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나를 향해서 똑같이 행동할 권리가 있다는 것도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세상살이에 중요한 것은 나에게 힘이 있을 때 그 힘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내게 힘이 있다고 여길 때, 나보다 약한 사람을 도울 방법을 찾는 일입니다.

 

세상에서 내가 살던 집이 허물어지면 그다음에는 하느님과 연결되도록 살아야 한다는 것이 바오로사도가 편지에 쓴 권고입니다. 하느님과 우리사이를 떼어놓는 죄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가져야 우리는 삶에서 올바른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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