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일)
(백)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강론자료

2018-06-17.....연중 제11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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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8-06-15 ㅣ No.2237

연중 제11주일 (나해)

에제키엘 17,22-24            2코린토 5,6-10          마르코 4,26-34

2018. 6. 17. (주일) 이태원

주제 : 하느님의 일에 대한 인간의 반응

사람의 삶에 영향을 주고받는 세상의 일은 많습니다. 그 다양한 일들에서, 사람은 어쩔 수 없는 일을 만나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은 내 의지가 통하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고, 내 의지로 그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때 그 일을 대하는 나의 자세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우리의 삶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에 제가 말할 구별은 '세상의 사람'이라는 표현과 '신앙의 사람'이라는 표현을 말씀드리고 그 두가지를 비교하는 일입니다.

 

저는 이 시간에 '신앙의 사람''세상의 사람'이라는 표현보다 더 나은 가치를 가진 것으로 말하겠습니다. <신앙의 사람>은 신앙을 중심으로 세상에서 판단하거나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세상의 사람>은 삶의 가치를 세상의 일에서 먼저 찾는 사람이라는 의도로 사용하겠습니다. 사람은 어떤 것이나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기준을 따를 것이라고 하기에, 사람의 삶을 한 가지로 묶거나, 사람의 의지를 한 가지로 묶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저절로 자라는 씨의 비유와 겨자씨의 비유를 이용하여 하느님나라를 설명하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비유의 표현에서, 삶의 지침이 될 만한 내용으로 무엇을 발견하셨습니까? 이런 질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이 표현은 내가 하는 대답이 옳다고 할 수도 있고 네가 하는 대답이 옳다고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런 이야기에서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보다는 내가 살면서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 어떤 것을 실천할 것인지를 묻는 일이 순서입니다.

 

농부나 씨를 뿌린 사람이 한 일은 준비한 씨앗을 흙이 있는 곳에 뿌린 일이 전부입니다. 그다음에 나온 모든 일은 <저절로>에 해당하는 일입니다. 물론 그 영향을 해석하는 것은 각자의 몫입니다. 이 말씀을 처음 들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석하겠습니까?

 

이 말을 올바로 해석하려면 우리가 오늘 들은 말씀에서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 저절로라는 낱말의 뜻을 해석하는 자세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절로라는 표현을 사전에서는 다른 힘을 빌리지 않고 저 혼자 스스로 / 혹은 / 인공을 가하지 않고 자연적으로라고 설명합니다만, 저는 내 의지의 작용이 없이 이루어진 일이 나의 삶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라고 해석할 것입니다. <저절로>에는 자연의 움직임이나 나무의 성장, 물의 흐름과 내 곁에 서 있는 사람의 움직임도 포함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일에 사람은 불만을 말하지도 않고, 불만을 말해야 소용도 없고, 상황을 바꿀 방법도 없다는 것을 압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일이고, 내게 오는 대로 해석하면 될 일입니다. 그것이 세상의 삶인데, <저절로>라는 표현의 앞에 하느님이라는 표현이 있으면 사람은 해석하는 자세를 달리합니다. 하느님은 무슨 자격으로 사람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모든 일에서 하느님의 뜻이 앞선다고 말하느냐고 강요하기에 그 일이 불만이라고 해석합니다.

 

내게 다가오는 일을 하느님의 강요로 해석하면, 사람의 반응은 어떻겠습니까? 감정을 보일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할 마음도 커집니다. 그러면서 내 판단이 옳고, 내가 하는 판단과는 다른 하느님의 판단이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옳지 않은 것으로 단정하고 반발합니다. 하느님을 향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인간의 권리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정말로 인간의 권리일까요? 정말로 그래도 괜찮을까요?

 

<저절로 되는 일>은 세상에 실현되는 하느님의 일입니다. 저절로는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 일인데도, 인간은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기를 싫어하고, 나의 삶에 아무런 불만이 없어도 일단 거부할 이야기로 내 삶에서 몰아냅니다.

 

독서에서 들은 말씀대로 향백나무의 가지에서 하나가 나무의 둥치에서 분리되어 새로운 나무로 자라는 일이나, 우리가 하느님의 앞에 나설 때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라는 것은 사람의 생각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세상의 삶에서 하느님의 뜻이 실행되기를 원할 참된 신앙인으로서 가져야 하는 올바른 자세가 어떤 것인지 묵상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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