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가톨릭 교리

신학 산책54: 교회 (2) 그리스도의 몸(신비체)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5-26 ㅣ No.1614

신학 산책 (54) 교회 ② : 그리스도의 몸(신비체)

 

 

“그리스도의 몸”, “아멘”

 

미사 중 영성체 때, 사제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하며 성체를 들어 보이면, 교우들은 그 성체를 받으며 “아멘”이라고 응답한다. 그리스도의 몸이 우리 각자의 입을 통해 몸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그리스도의 몸은 우리의 몸 안으로 녹아들어가 몸 전체로 퍼져간다. 예수님의 몸을 받아먹은 우리는 이제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2코린 2,15)가 된다.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신다는 것은 단지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영성체는 또한 우리 각자가 예수님 안으로 들어가 그분과 결합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먹은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 예수님의 몸에 참여하는 것이다. “우리가 축복하는 그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동참(participation)하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가 떼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에 동참(participation)하는 것이 아닙니까?”(1코린 10,16). 그러므로 영성체를 통해 우리는 ① 우리 안에 오신 예수님과 결합되며 ② 예수님의 몸에 우리가 참여하게 된다. 이러한 두 가지 특성을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우리 각자가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주님이신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일치한다면, 그리스도의 몸을 함께 나누어 먹은 이들 사이에는 뗄 수 없는 관계(친교)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바오로 사도는 이 관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한 몸입니다. 우리 모두 한 빵을 함께 나누기 때문입니다”(1코린 10,17). 즉 우리 모두는 영성체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가 되며(1코린 12,27 참조), “그리스도 안에 한 몸을 이루면서 서로서로 지체”(로마 12,5)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이루는 한 몸, 바로 이 몸이 ‘교회’이며, 이 몸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분[예수 그리스도]은 또한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이십니다”(콜로 1,18; 에페 5,23 참조). 즉 영성체를 통해 우리는 예수님을 머리로 하는 그 몸에 각각 지체가 되는 것이다. 마치 누구는 발이 되고, 누구는 손이 되고, 누구는 무릎이 되는 것처럼 각자는 그 몸 안에서 한 지체가 된다. 그런데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이루는 그리스도의 몸은 육체적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몸이 아니라 믿음으로 깨닫는 몸이다. 그러하기에 교회를 ‘그리스도의 신비체’라 부르는 것이다.

 

우리 각자는 곁에 있는 신자를 어떠한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가? 그들 역시 나와 함께 ‘그리스도의 몸’의 한 지체가 아닌가? 바오로 사도는 각 지체들 서로서로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이렇게 권고하고 있다. “우리는 몸의 지체 가운데에서 덜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특별히 소중하게 감쌉니다. … 한 지체가 고통을 겪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겪습니다.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기뻐합니다”(1코린 12,23.26).

 

[2016년 5월 22일 삼위일체 대축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5,709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