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가톨릭 교리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233: 기도의 길 2(2673~268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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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9-14 ㅣ No.4300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33. 기도의 길 ② (「가톨릭교회 교리서」 2673~2682항)


예수님의 가장 큰 약점인 성모 마리아

 

 

- 마르텐 데 보스 ‘카나의 혼인잔치’. 우리가 성모 마리아를 통해 그리스도께 청하면 바로 그리스도께 청하는 것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제목을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랑이 많은 사람에게 약점이란 바로 자신에게 큰 은혜를 준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은혜를 갚을 줄 압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예수님의 약점이라는 말은 성모님께서도 예수님께 이미 많은 것을 드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마리아께서는 먼저 하느님을 받아들여 하느님의 거처가 되어주셨습니다. “마리아께서는 바로 시온의 딸이요, 계약 궤이며, 주님의 영광이 머무는 곳입니다. 마리아께서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는 하느님의 거처’(묵시 21,3)입니다.”(2676) 이 지상에 하느님이 머무실 깨끗한 땅이 하나도 없었는데 오직 성모님만이 성자를 받아들이셨습니다. 묵을 곳이 아무 데도 없었는데 깨끗한 잠자리를 내어주었다면 누가 그 사람에게 고마워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또한 성모님께서는 예수님께 당신 인성도 주셨습니다. 하느님은 신성만 지니신 분이십니다. 그 신성이 인성을 취해야 온전한 인간이 되어 인간이 지은 죄를 대신 보속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오염되지 않은 인성을 지닌 인간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인성을 내어줌은 자기 자신을 온전히 봉헌함을 의미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그 인성을 나누어줄 때 자녀의 운명과 하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녀가 아프면 부모도 아픕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셨기 때문에 그분과 함께 끝까지 십자가의 길을 걸으셔야 했습니다.

 

따라서 성모님도 하느님께 빚이 있지만, 하느님도 성모님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구원 사업에 협조자가 되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모님은 자신 있게 당신이 원하는 것을 청하실 수 있는 분이 되셨습니다. “이는 마리아께서 이제 하느님의 아들이 자신 안에서 마치 신부(新婦)처럼 취하신 그 인성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2675)

 

성모님은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예수님께 첫 번째 기적을 요구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2,4)라며 거부 의사를 밝히십니다. 성모님은 물러나지 않으십니다.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하고 명령하십니다. 마치 아버지가 말을 듣지 않는 자녀들에게 용돈을 못 주겠다고 하는데 엄마가 “얘들아, 이리 와라. 아빠가 용돈 주신다고 하신다!”라며 아이들을 부른 것과 같습니다.

 

여기에서 성모님의 믿음이 드러납니다. 당신은 그러한 청을 할 자격이 있고 또한 예수님은 그러한 당신의 청을 들어주실 분이라는 믿음입니다. 이 세상에 그러한 상황에서 끝까지 청하여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기적을 요구할 수 있는 믿음이 있는 존재는 오직 성모 마리아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는 성모 마리아께서 최고의 약점이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성모 마리아를 통해 그리스도께 청하면 그리스도께서 들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세상의 모든 민족은, 마리아 덕분에, 하느님의 복 그 자체이신 분을 받아 모십니다.”(2676)

 

담보가 없는 상황에서 큰돈을 빌리려면 보증인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보증인은 은행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에겐 그러한 보증인이 계십니다. 성모 마리아이십니다. 이러한 분이 우리 어머니로 계시는데 그분을 통하여 주님께 청하지 않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진정 “마리아께 기도할 수 있고”, “마리아와 함께 기도할 수 있습니다.”(2679) 성모님은 우리의 기도가 주님께 이르게 하는 가장 완전한 길이십니다.

 

[가톨릭신문, 2023년 9월 10일,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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