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토)
(백)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아버지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믿었기 때문이다.

성인ㅣ순교자ㅣ성지

[성인] 성인공경의 참 의미: 그리스도 닮은 참 삶의 모범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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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7-24 ㅣ No.463

[모든 성인의 날 기획] 성인공경의 참 의미


그리스도 닮은 참 삶의 모범 따라야

 

 

가톨릭교회에서는 모든 성인을 기려 매년 11월 1일을 대축일로 지낸다. 성인들에 대한 공경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종교 자유를 얻고 난 이후인 4세기 무렵부터이다. 하지만 이미 그 이전부터 그리스도인들은 순교자들 무덤에 모여 예절을 거행하곤 했으며 처음에는 순교자들만 공경했으나 점차 신앙 때문에 고난을 당한 이들과 수도자, 동정녀들도 공경의 대상이 되면서 축일의 숫자가 늘어갔다.

 

성인들을 공경하는 것은 성인들의 축일을 기념하며 특별히 전구(轉求)를 청하고 그들의 모범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신심행위이다. 이러한 성인 공경은 가톨릭 교회 영성의 중요한 한 요소로서 신자들의 영적 및 전례 생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교회는 모든 신자들이 성인의 모범을 본받아 신앙이 성숙되고 성인들의 전구로써 도움을 얻고 하느님의 은총을 받도록 성인 들에 대한 참되고 올바른 경배를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과 일치한 삶

 

성인은 하느님의 백성으로 하느님의 은총을 통해 사랑을 비롯한 많은 그리스도교적인 덕성을 갖추고 일생 동안 그리스도와 끊임 없는 결합과 일치의 삶을 살았던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교회는 시성을 통해 공식적으로 성인으로 선포한다. 이처럼 교회가 성인의 성성(聖性)을 공인하는 것은 그들이 생존시 보여 준 덕행이나 순교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증거요 본보기 였음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래서 신자들은 성인들을 공경하고 전구를 청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성인 공경은 단순한 영웅이나 위인 숭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성인을 하느님의 거룩함을 나눠 받아 성화의 길로 나아가서 거의 완벽하게 그리스도와 결합하고 일치한 자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그의 위대함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 그리스도라는 바탕 위에서 비롯 됐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리스도는 은총이라는 수단을 통해 성인으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초대하고 들어올렸으며 그의 모든 행동 속에서 그를 지탱해주는 지주였던 것이다. 따라서 성인은 특이하고 기이한 행동이나 신비스런 삶 또는 그에 따르는 우연한 현상들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리스도와 일치한 가운데 진실로 그리스도를 닮은 삶의 방식, 곧 덕을 실천하고 하느님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데 있어 영웅적으로 충실하고 항구하게 하였다는 이유 때문에 성인이 되는 것이다.

 

 

순교자공경에서 시작

 

성인 공경은 이미 그리스도교 초기부터 있었던 순교자 공경에서 시작됐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내놓았던 순교자들이야말로 완벽한 그리스도인이고 성인들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아무리 험하고 고통스러운 박해의 시기에서도 그리스도인들은 성인들을 공경하여 그들을 본받으려고 노력하고 동시에 그들의 전구를 빌게 됐던 것이다. 즉 하느님께 전구하여 자신들이 박해의 고통을 이겨내고 복음을 증거함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빌었던 것이다.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인간성을 지니고서도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다 완전하게 닮아가는 성인들의 생활 속에서 하느님은 당신의 현존과 모상을 생생하게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들 가운데서 하느님께서 친히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당신의 표지를 보여주시는 것이다. 하지만 결코 성인공경은 하느님께만 바쳐야 하는 예배를 손상시키거나 성인에게 전구를 청하는 것이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재자인 예수 그리스도의 역할을 축소시키지는 않는다. 성인들을 공경하는 이유는 그 삶에서 모범을 찾으려는 것이고 전구를 청하는 것은 하느님께 기도해주기를 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인들의 통공

 

성인들은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스도에게 전구하며 또 하느님 아버지에게 중개하는 그리스도의 중개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상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 나름대로 성인들의 초자연적인 위대함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하고 성인들에게 자신들의 영적, 물적인 희망을 적절히 도와주도록 기도함으로써 성인들의 전구에 응한다. 그리하여 성인들과 지상의 사람들 사이에는 친교 관계가 생기며 이는 그리스도와 맺는 관계나 하느님과의 관계를 손상하지 않고 오히려 그 관계를 더욱 풍요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톨릭신문, 2000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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