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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미술칼럼: 신앙의 세계로 이끄는 단순하고 소박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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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12-18 ㅣ No.902

[미술칼럼] 신앙의 세계로 이끄는 단순하고 소박한 작품

 

 

124위 복자화 전체도_새벽 빛을 여는 사람들, 김형주.

 

 

우리 주변의 많은 예술가가 교회에 봉사하며 사람들을 진선미(眞善美)의 원천이신 하느님께 이끌어줍니다. 특히 미술가들은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쏟아부은 작품을 통해 멀리 계시는 듯한 하느님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우리 주변의 성당은 세상에 있는 하느님의 거처이면서 그분 백성의 집입니다. 성당의 아름다운 유리화와 성화, 성상과 성물을 통해 이 세상에서도 하느님 나라를 생각하며 신앙의 세계에 한 걸음 더 다가갑니다.

 

김형주(이멜다) 화가는 1970년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후 오래전부터 성미술품을 만드는데 헌신 중입니다. 그가 만든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 주제의 작품들, 십자가의 길, 그 외 성물은 누구나 보고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면서 소박합니다. 특히 종탑 위의 십자가는 작가가 사방에서 십자 형태를 볼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습니다. 그는 성화와 유리화, 여러 성물을 제작하면서 이런 말을 즐겨하였습니다.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로, 글 쓰는 사람은 글로 말씀을 묵상하는 것처럼 저는 매일 그림을 그리면서 성경으로 가장 깊이 들어가 말씀을 묵상합니다.”

 

한평생 성화 제작에 몰두한 김형주 화가는 2002년 가톨릭 미술상 회화 본상을 받았습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주례한 124위 시복식 때 걸린 복자화 <새벽빛을 여는 사람들>도 제작했습니다.

 

2020년에는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한국 103위 순교 성인 초상화 작업’에 참여해 성인 여섯 분을 그렸습니다. 또한 같은 해에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1821-1861) 신부의 묘소가 있는 배론성지(충북 제천) 성당에 걸어둘 <최양업 신부>의 전신 초상화를 완성했습니다.

 

김형주 화가는 전국의 여러 성당과 수도원, 교회 기관에 성화와 성물을 많이 제작하였습니다. 서울대교구에는 가톨릭교리신학원 경당, 동작동성당, 성내동성당, 수락산성당, 압구정1동성당, 장한평성당, 청량리성당, 흑석동성당(가나다순)에 작가의 작품이 있습니다.

 

이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2022년 서울주보에 연재했던 ‘미술 칼럼’을 마칩니다. 매월 한 번씩 교회 미술품 제작에 헌신한 작가를 소개했지만 한정된 횟수로 소수의 작가에 대해서만 언급하였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묵묵히 예술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교회에 봉헌하는 작가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분들이 만든 성미술품을 통해서 성당은 더욱 아름답고 거룩한 모습으로 세상 한가운데서 빛나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18일(가해) 대림 제4주일 서울주보 6면,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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