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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명동본당 대림특강: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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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2-27 ㅣ No.788

2017 주교좌 명동대성당 대림 특강 (3 · 끝)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빵 다섯 개

 

 

회개하는 삶

 

희랍어 신약에서 회개를 뜻하는 ‘메타노이아’는 ‘다시 돌아오다’라는 의미가 있다. 회개는 단순히 자신의 죄를 뉘우친다는 것만이 아니라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가 함께 들어갈 때 올바른 의미이다. 예수님의 두 제자 베드로와 유다는 모두 예수님을 배반했다. 베드로는 죄를 뉘우친 후 제자로서 삶의 자리로 돌아왔지만, 유다는 죽음의 길에 떨어졌다. 둘 다 죄를 뉘우쳤지만,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다시 돌아왔느냐’ 여부에 따라 둘의 운명은 극과 극을 치닫게 됐다. 회개란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청하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상태, 하느님의 자녀로서 내가 있어야 할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여기’의 삶

 

라틴어 격언에 ‘여기 그리고 지금’(HIC ET NUNC)이라는 말이 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고백록」에서 ‘과거는 이미 지난 시간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으로 우리의 영역이 아니다. 우리의 영역은 지금 여기의 현재다’라고 하셨다. 하느님을 찾고 만나는 장소와 시간이 바로 ‘지금 여기’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후회하고 지난 영화에 교만해 하면서 과거에 얽매여 있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일을 걱정하고 두려워하지 않은가. 오직 하느님만을 주님으로 믿고 의탁하면서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만나는 사람에게 충실하고 만족하면서 살 때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을 느끼고 체험하며 기쁨과 평화를 누리는 삶이 될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의 행복이다.

 

 

믿음의 삶

 

우리는 모두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다. 신앙인에게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알고 있다. 예수님께서도 친히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기도할 때 ‘이미 받았다고 믿으면 그렇게 이루어지리라’고 말씀하시고, 또 ‘겨자씨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산도 옮길 수 있다’고 하셨다. 믿음이란 나의 전 존재를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고 내던질 수 있는 자세를 말한다.

 

 

기도하는 삶

 

우리가 식사를 제때에 하지 않으면 기력을 차릴 수 없고, 심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가 없다. 신앙인이 기도하지 않으면 신앙인으로서 힘을 잃고, 생명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른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께서도 자주 기도하셨다. 공생활 시작에 앞서 40일간 단식 기도를 하셨고, 열두 제자를 뽑기에 앞서서,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서도 최후의 만찬석상에서도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셨다. 겟세마니 동산에서도 피땀을 흘리시며 기도하셨다. 또 기도하는 법을 알려 달라는 제자들에게 친히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다.

 

기도는 간절하고 끊임없이 해야 한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다. 내 말만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그 말씀에 귀 기울이며 가만히 기다릴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느님 말씀과 교회 가르침을 실천하는 삶

 

야고보 사도는 실천이 따르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도 ‘주님, 주님’ 한다고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따르고 실천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이처럼 실천은 믿음의 완성을 이뤄주는 신앙의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하느님 말씀 실천을 너무 지나치게 거창하게만 생각하지는 말자.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빵 다섯 개로 5000명을 먹이신 예수님의 기적 이야기에 등장하는 어린이의 자세가 하느님 말씀을 실천하는 올바른 자세의 모범이 될 수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12월 25일, 박규흠 신부(서울대교구 해외선교봉사국장)정리=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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