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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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가톨릭 신학28: 흠없이 거룩한 교회, 그러나 불완전하게 거룩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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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9-25 ㅣ No.4310

[가톨릭 신학28] 흠없이 거룩한 교회, 그러나 불완전하게 거룩한 교회

 

 

<교회헌장>에 따르면, 우리는 ‘거룩한 교회를’ 아니, “흠 없이 거룩한 교회”를 믿습니다. ‘거룩한’ 앞에 ‘흠 없이’라는 말이 있는 거지요. 혹시 이 고백이 망설여진다면 아마도 어떤 불미스러운 사건들, 혹은 누군가가 떠올라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실 조금만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바로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잘못 없이 하루를 보낸 적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의인도 하루에 일곱 번 넘어진다고 하니, 그것은 인간 자체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실 완전히 거룩한 분은 하느님뿐이십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교회는 ‘불완전하게’ 거룩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교회가 ‘흠 없이’ 거룩하다고 고백할 수 있을까요? 에페 5,25-27에 따르면,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은 “말씀과 더불어 물로 씻어 깨끗하게 하셔서 거룩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티나 주름 같은 것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당신 앞에 서게 하시며, 거룩하고 흠 없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오직 그리스도 때문에 ‘흠 없이’ 거룩합니다.

 

‘흠 없이 거룩한 교회’라는 말은 우리들 개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교회의 근본적 행위들에 대한 것으로 복음을 증거하고 성사를 통해 구원의 은총을 전하는데 오류를 범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말씀의 올바른 선포와 성사의 유효한 거행은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계제도가 보증합니다.

 

한편 교회 안에는 완전히 거룩한 사람들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자기 품에 죄인들을 안고 있어 거룩하면서도 언제나 정화되어야 하는 교회는 끊임없이 참회와 쇄신을 추구한다.”(교회헌장 8항)라고 선언합니다. 여기서 죄인은 어떤 특정인을 가리킨다기보다는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모두를 지칭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어 그분께 속함으로써 거룩한 사람이지만 동시에 모두가 저마다의 부족함을 품고 이 거룩한 교회에 속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거룩함은 선물이자 동시에 과제입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라고 말씀하실 때, 사랑이 선물이자 명령인 것과 유사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거룩한 교회에 속해 있으므로 거룩함을 선물로 받았고, 동시에 교회 그리고 우리는 충만한 거룩함을 향해 나아가도록 초대되었습니다. 성경은 이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주님이신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레위 11,44-45; 1베드 1,16) “너희는 거룩하니, 거룩해져라.”(콜로 3,12; 1테살 4,3-7; 2테살 2,13 참조) 다시 말해, “너희는, 너희인 바로 그런 존재가 되라.”는 명령입니다.(교회헌장 5장 참조)

 

그리고 이 명령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인간의 나약함 속에서도 완전한 신의를 지켜 자기 주님의 어엿한 신부로 살아가며, 성령의 활동 아래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쇄신하여 마침내 십자가를 통하여 결코 꺼질 줄 모르는 빛에 이를 것이다.”(교회헌장 9항)

 

[2023년 9월 24일(가해) 연중 제25주일(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서울주보 4면, 최현순 데레사(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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