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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2013년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조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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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12-01 ㅣ No.540

「2013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조사결과


건강ㆍ가족 … 77%가 종교보다 세속적 가치 중시



「2013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에 드러난 조사 결과는 한국 천주교 신자들의 보편적 의식 결과로 보아도 무방하다. 의정부교구는 한국의 16개 교구 가운데 교세로만 8번째로 중간 위치에 있고, 사목 환경도 대도시, 중소도시, 도농복합지역, 농촌의 특성 모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정부교구가 발표한 이번 조사 결과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를 사목으로 풀어 가느냐에 따라 한국교회의 복음화 여부가 가늠될 전망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자료인 이번 조사 결과를 종합 정리했다.


신자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와 고민은 '건강'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해 건강이 43.5%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족(33.5%), 종교(15.6%), 돈(3.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종교를 제외한 84.4%가 세속적 가치에 해당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건강과 가족에 응답한 비율만 합쳐도 77%에 이르니, 신앙인들이 종교를 중요하게 여기는 비율이 그리 높지 않은 셈이다.

이는 2008년 한국종합사회조사, 2011년 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철학' 조사 결과와 비슷한데 건강과 가족, 재산, 친구, 이웃, 일도 궁극에는 '부'에 대한 능력임을 고려할 때, 신자들도 일반인처럼 '현세적 가치'를 '종교적 가치'보다 중시하는 경향을 보여줬다.

'요즘 가장 큰 고민'도 건강이 46.3%로 가장 많았다(1,2순위 복수응답). 다음으로 경제적 어려움(45.5%), 자녀와의 관계(27.9%), 신앙 문제(15.3%), 부부 관계(14.6%) 등이 차지했다. 건강은 나이가 많을수록 걱정거리였고, 경제적 어려움은 50대, 자녀와의 관계는 사춘기 자녀를 둔 세대인 40대, 직장 문제는 3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더 고민하고 있었다. 이는 나이에 따라 당면한 과제가 다르다는 뜻으로 사목 대응도 이에 따라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교회 가르침보다 내 원칙대로 산다

'교회 가르침과 상충하는 법이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하겠는가'에 대해 응답자의 4명 중 3명이 자신의 평소 가치관이나 세속 기준을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전적으로 교회의 가르침을 따를 것'이란 답은 25.3%에 불과했다.

이는 종교 가치보다 현세적 가치를 따르는 신자들의 태도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한국교회에서 교회 가르침과 세속법이 신자들의 삶 안에서 가장 큰 모순을 일으킨 경우가 '생명 문제'였고, 최근엔 '사회적 이슈'가 쟁점이 되고 있는데 이번 설문 결과대로라면 신자 중 4명 가운데 1명만이 교회 입장을 따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특히 젊고 고학력인 세대일수록 자기 판단을 앞세우고 있어, 이들에게 다가가려면 교회 가르침 특히 사회교리를 이들에게 더욱 호소력 있고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 쟁점에 대한 의식 점점 더 보수 색채 강해

사회 쟁점에 대해선 앞으로 점점 더 보수 색채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특히 신자들이 교회의 대사회적 발언과 움직임에 대해 더 비판적이기 때문이 이 경향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교회의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반대 운동'에 대해 남성 46.9%, 여성 25.7%가 반대했고, 연령대가 높을수록(70대 이상 56.6%, 60대 49.2%, 50대 34.4%, 40대 18.2%, 30대 18.0%) 반대 강도가 강했다.

또 '강론 중 사제의 사회ㆍ정치적 발언'에 대해서도 응답자 전체의 36.3%가 반대했다. 특이한 것은 40대 이하에서도 다른 사회 쟁점보다 반대 비율이 높고, 특히 20대의 31.2%가 부정적으로 답해 3명 가운데 1명은 강론 중 사제의 정치 발언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 조사의 결과와 경향에 따른다면 사회 쟁점에 대한 신자들의 태도는 '자기 판단'에 따를 확률이 높다. 따라서 교회의 가르침이 신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줬다.
 

신앙생활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신자답게 살지 못한다'는 죄의식

현재 신앙생활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신자답게 살지 못한다는 죄의식'이 60.2%로 가장 많았다(1,2순위 복수응답). 이어 '없다'(31.2%), '매주 미사 참례 의무와 복잡한 전례'(20.6%), '너무 방대하고 어려운 교리'(17.3%), '교회의 많은 요구사항'(10.1%), '신자생활에 따른 일상생활에서의 손해 또는 손실'(9.0%), '기타'(6.3%), '각종 헌금으로 인한 비용 부담'(5.8%), '교무금 부담'(5.1%), '평신도의 교회 내 낮은 지위'(4.8%) 순으로 집계됐다.

'없다'와 '기타'를 제외하면 신앙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신자 대부분은 자신에게서 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사 참례 의무와 어려운 교리, 교회의 각종 요구사항, 헌금 등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신앙의 전제 조건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앙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대부분은 각자 자신의 주관적 의지에 따라 극복할 문제이다.

이는 지금 시기에 교구가 가장 주력할 분야가 '신자들의 신앙성숙'(29.2%)이라고 가장 높게 답한 것과 '교구가 현 단계에 전교를 위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분야'에서도 '신자들의 신앙성숙'(58.8%)이라고 밝힌 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
 

신자 의식 강화 해답은 소공동체 새복음화로

신자들이 신앙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보면 사실상 신앙이 성숙하지 않은 데서 비롯한다. 신앙에 대한 투신 의지가 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도 결국 신자들의 신앙 미숙에서 비롯하는 셈이다. 당연히 이 상황에서는 신자들의 신앙 성숙을 도모하는 일이 핵심 사목 목표이자 과제일 수밖에 없다.

「2013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에 드러난 조사 결과는 볼 때 의정부교구를 비롯한 한국교회 전체의 과제는 '복음화'라 할 수 있다. 즉 신자들의 의식과 문화적 환경을 뿌리로부터 변화시키는 '새로운 복음화'가 당면과제이다.

새 복음화의 활로는 '소공동체'다. 이는 본당 규모가 작을수록 신자들의 신앙생활 만족도와 공동체 의식, 미사 참례, 교육 및 피정, 헌금 및 교무금 납부, 봉사 참여율이 높이 나타나고 있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조사 책임자인 의정부교구사목연구소장 맹제영 신부는 "사목의 중요 변수가 본당 규모"라며 "소공동체 운동도 사회사목, 청소년사목과 연결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과 맥락에서 사목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에 통합적 안목에서 조정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평화신문, 2013년 12월 1일, 리길재 기자]

 

 

[인터뷰]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새 복음화 통한 신앙성숙 위해 소공동체ㆍ청소년 사목에 주력



"신자들의 가치관이 세속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께 뿌리내리도록 하는 방안이 앞으로 의정부교구의 사목 방향입니다. 이를 위해 소공동체와 미래교회의 주인공인 청소년 사목에 주력해 나갈 것입니다. 또 생명ㆍ윤리 의식 함양과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 확대 등 사회사목 분야에 힘쓸 것입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2013년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조사 결과, 하느님 중심의 사목 방향과 새 복음화 개념이 명확해졌다면서 신자들의 신앙성숙을 위해 사제단과 함께 사목적 열정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기헌 주교는 신자들의 신앙성숙을 위한 처방으로 '새 복음화'를 제시했다. "세속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신자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구원을 주신 그리스도께 우리 삶을 내맡기는 것이 신앙입니다. 신자들이 삶을 하느님 중심으로 살도록 해주는 것이 교회가 해야 할 가장 큰 일이자 새 복음화의 핵심입니다."

이 주교는 새 복음화를 통한 신자들 신앙성숙을 위해 사제들의 헌신을 당부했다. "매일 미사 드리는 사제, 늘 성체조배를 하고 묵주기도를 바치는 사제, 신자들에게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제가 돼야 합니다. 새복음화를 위한 사제들의 열정 한가운데에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계셔야 합니다. 사제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신자들에게 심어주려는 열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사제부터 먼저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돼야 하고 사제들이 신자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 주교는 2014년 교구 사목교서에서 소공동체ㆍ청소년ㆍ사회사목을 의정부교구의 지속적 사목방향으로 제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 신자들의 가치관, 생명ㆍ윤리의식, 교회 가르침과 종교의식이 비신자와 크게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교회 정신과 교회 가르침으로 생명과 윤리 문제, 경제 원리를 판단해야 합니다. 신자들이 교회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주장과 판단대로 살아가는 것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특히 사회교리를 정치 관점에서만 봐선 안 됩니다.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성숙한 신앙의식으로 신앙의 열매를 맺고, 그 결실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도록 모든 사목 역량을 집중시켜 나갈 것입니다." [평화신문, 2013년 12월 1일, 리길재 기자]

 

 

‘2013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조사 세부 내용


‘건강’이 제일 중요한 인생가치 43.5%



교구 설정 10주년을 앞두고 의정부교구가 내놓은 ‘2013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조사 결과는 의정부교구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번 조사 결과가 눈길을 끄는 것은 내년으로 설립 10주년을 맞는 의정부교구가 일반적인 도시교구를 비롯해 농촌교구, 도농복합교구의 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어 한국교회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구 전체 신자의 33.3%인 6만4452명을 표본으로 1만4593명의 신자가 실제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져 그간 교회 차원에서 이뤄진 어느 조사보다 객관성과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사 결과 보고서에 담긴 내용 가운데는 충격으로 다가오는 면들도 적지 않다.

물론 그간 교회 안에서 이뤄져온 각종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세속주의가 교회 안에 깊숙이 침투해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짐작해온 부분이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묻는 물음에 ‘건강’을 꼽은 신자(43.5%)가 ‘종교’라고 응답한 신자(15.6%)의 세배 가까이 이르는 상황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또한 ‘교회 가르침과 상충되는 법이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하겠는가?’라는 물음에 신자 네 명 중 한 명꼴인 25.3%의 신자만이 ‘전적으로 교회의 가르침에 따를 것이다’고 응답해 복음과는 유리돼 있는 신자들의 현재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교구가 현재 안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서는 ‘신자들의 소극성’(33.3%)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가장 높았고, 이어 ‘평신도 양성 부족’(14.8%)을 꼽는 등 평신도에게서 원인을 찾는 비율이 60.8%에 달해 핵심 문제를 평신도로 인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아울러 ‘교구가 지금 시기 가장 주력해야 할 분야’로는 ‘신자들의 신앙성숙’(29.2%)이 가장 우선순위가 높게 나타났다. 같은 맥락에서 ‘교구가 현 단계에서 전교를 위해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분야’에서도 ‘신자들의 신앙성숙’(58.8%)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여 성숙한 신앙에 목말라하면서도 교회 안에서 갈증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신자들의 답답함을 보여주고 있다.

가톨릭 신자로서의 높은 자부심에 비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사회 안에서의 역할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부심을 묻는 물음에 평균 5점 만점에 4.68점으로 ‘매우 높은 만족’을 보이면서도 생명의식을 묻는 ▲ 사형제 유지 ▲ 안락사 허용 ▲ 인공유산 허용 ▲ 인공피임 허용 등 네 항목 평균이 5점 만점에 3.57점으로 비교적 높은 동의율을 보여 교회의 가르침과는 동떨어진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강론 중 사제의 사회·정치 관련 발언’에 대해 평균 10점 만점에 4.68로 찬성보다 반대 의사가 높게 나타나 사회교리에 대한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사목에 중요 변수로 ‘본당규모’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본당규모가 작을수록 공동체의식을 비롯해 신앙의식, 공동체 참여 등이 모두 높게 나타나 향후 한국교회의 사목 방향 설정에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 조사 연구를 이끈 의정부교구 사목연구소장 맹제영 신부는 “자본과 물질의 힘이 신앙을 압도하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이 진정한 신앙인이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고 있다”면서 “한국교회 다른 교구들의 상황도 의정부교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때 신자들에게 올바른 가치관, 신앙관을 심어줄 수 있는 지속적인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2013년 12월 1일, 서상덕 기자]

 

 

[인터뷰]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그리스도 가치관으로 무장한 ‘새로운 복음화’ 관건



“사람은 살아가면서 무수하게 좋은 것들, 아름다운 것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주님에게서 최고의 선, 최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살아가는 게 신앙입니다.”

2014년 교구 설정 10주년을 앞두고 교구 사목연구소에서 실시한 신자들의 신앙 실태 조사 결과를 받아든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의 입에서는 ‘신앙’과 ‘충격’이라는 말이 연거푸 이어졌다.

그만큼 ‘2013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충격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 적잖게 담겨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묻는 물음에 ‘건강’을 꼽은 신자(43.5%)가 ‘종교’라고 응답한 신자(15.6%)를 세배 가까이 추월한 것으로 드러난 점이다. 특히 ‘교회 가르침과 상충되는 법이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하겠는가?’라는 물음에 넷 중 한 명꼴인 25.3%의 신자만이 ‘전적으로 교회의 가르침에 따를 것이다’고 응답해 복음과는 유리돼 있는 신자들의 현재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조사 결과를 받아들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표정이 역력한 이 주교는 ‘새로운 복음화’를 거듭 힘주어 말했다.

“우리가 걸어가려는 새로운 복음화의 길은 세상이 아닌 그리스도의 가치관으로 새롭게 무장해 주님께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신앙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면을 언급할 때마다 얼굴이 수시로 어두어지길 반복한 이 주교는 교회의 미래를 전망할 때만큼은 이내 밝은 표정으로 되돌아왔다.

“우리의 영원한 희망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어느 시대 어떠한 상황에서도 빛이 바래지 않는 새로운 가치가 있음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나아가 교회 안에 신선하고 더 높은 가치가 있음을 체험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톨릭교회만이 줄 수 있는 영적 세계에 대한 체험, 가난한 이들에 대한 봉사체험, 그리고 다양한 전례 체험 등을 통해 신앙의 기쁨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 때 삶과 신앙의 간극을 메워갈 수 있다는 게 이 주교의 생각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생겨난 극심한 경쟁과 극도의 이기주의, 향락주의 소비문화 등으로 대변되는 세속주의의 도전에 대한 교회의 대처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이 주교는 신자들이 교회 안팎에서 느끼는 갈증에서 새로운 전망을 찾았다.

“믿음이 개인이라는 틀에 갇혀 공동체라는 숲을 바라보지 못하고 아집이나 독선으로 흐를 때 신앙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늘 깨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교회 내 곳곳에서 갈등과 분열의 모습으로 드러나는 양상에 대해 이 주교는 신앙 안에서의 나눔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모든 것이 사라진 듯한 절망 속에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을 치유해준 것은 빵을 쪼개 나누는 행위였습니다. 신앙 안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교회는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교구 설정 10주년을 준비하며 민족화해운동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민족화해센터 건립 등을 계기로 접경교구로서 우리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몫을 찾아가겠다고 밝힌 이 주교는 신앙쇄신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 ‘나는 달릴 길을 다 달렸다’는 바오로 사도의 고백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부르실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가톨릭신문, 2013년 12월 1일, 서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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