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일)
(백)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강론자료

1월 22일(설날)-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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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4-01-21 ㅣ No.575

설 날 [0101-2]

 

        민수기 6,22-27    야고보 4,13ㄴ-15    루가 12,35-40

    2004. 1. 22. (목)

주제 : 새해 첫 마음

 

오늘은 우리민족이 기억하는 새해 첫날, 정월 초하루입니다.

우리가 아는 말처럼, ‘시작이 반’이라는 소리를 기억하시어, 오늘 하루 갑신(甲申)년 한 해를 위한 좋은 마음과 사랑의 자세를 갖고 자기 자신과 이웃들에게 나눌 수 있기를 다짐하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여러분이 갖는 마음의 평화가 여러분을 채운다면, 올 한 해 경제상황도 나아지는 결과가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소리를 기억해서, 좋고 아름다운 마음을 갖기를 바랍니다.

 

오늘 갑신년의 첫 날에 여러분은 이웃에게서 어떤 소리를 들으셨습니까?  혹시 나에게 들려오는 소리가 내 맘에 드는 것이기를 바랐다면 그것만큼 다른 사람의 맘에도 들 수 있는 좋은 소리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상은 나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더불어서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좋은 소리를 해주는데, 다른 사람이 나에게 일부러 속상한 소리를 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들으신 첫 번째 독서 신명기에서도 하느님은 사제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통해서 행복하고 좋은 소리가 펼쳐지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이름으로 복을 빌어주었다면, 그 말씀대로 그대로 복을 내리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 각자가 아론의 후예인지 아닌지 하는 구별을 하기에 앞서서 복을 빌어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새해 첫날에 우리는 우리 조상들을 기억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담아서 내게 생명을 주신 선조들, 내 삶이 힘겹더라도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하는 마음을 담아서 그분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우리는 이 미사를 통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기도는 어떤 모양이어야 하겠습니까?  일 년에 한 두 차례 힘겨운 시간을 소비해 가며 성묘 길에 나서서 절을 하고 그 앞에서 음식을 나눠먹고 다시 힘겨운 시간을 써가며 돌아오는 일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반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것 말고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을 수 있고, 사실 더 많습니다.

 

우리가 오늘 새해 첫날 미사에 모여서 세상을 떠나신 분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은 사도신경에 나오는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는다’는 신앙고백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을 모아 세상을 떠난 분들의 영혼을 위해서 축복의 기도를 담아 향을 넣는다면 그분들에 하느님의 자비가 전달될 것이라고 우리가 믿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의 기도가 그분들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면 그분들이 우리 삶을 위해서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우리만의 믿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당신을 공경하는 사제들에게 주신 약속이기 때문이고, 교회가 2000년 이상을 내려오면서 기도한 것이기에 그 약속은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올 한 해 여러분은 어떤 일을 이루고 싶으십니까?  이루고 싶은 일, 실현하고 싶은 꿈을 갖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합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합당한 노력에 대하여 삶의 실천을 강조하는 야고보사도는 좀 더 겸손하게 하느님의 자비를 청할 것을 부탁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내 삶에 허락하신다면, 제가 올해는 이러저러한 일을 해 보겠습니다’라고 청하라고 권고합니다.  물론 우리가 어떤 마음자세를 갖든지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람은 내 마음 자세를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아실 것이고, 적어도 자기 자신은 마음자세를 가장 잘 알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말로 힘들거나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면 야고보사도의 부탁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달력으로 계산하는 새로운 해는 시작한지 20여일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진정한 의미의 새해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달력에 표시된 붉은색의 쉬는 날짜 기간도 다릅니다.  흔히 말하듯 신정은 단 하루이지만, 오늘 시작하는 설날은 삼일이나 되기에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자세도 달라져야 할 일입니다.  나 자신을 위한 다짐, 나와 연결된 가족이나 이웃을 위한 참된 다짐, 그리고 현실의 내가 있기까지 영향을 남겨주신 선조들을 위하는 기도의 마음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는 분명 달라야 할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오늘 갑자기 우리를 찾아오셔서 내 삶을 셈한다고 하더라도 부끄럽지 않도록 살아야 할 일입니다.  아니 하느님 앞에서 완벽한 삶이란 그 누구에게도 없는 것이므로 하느님께서 용서해주실 만한 정도의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할 일입니다.

 

새해 첫날 우리가 갖는 마음에 따라 우리를 찾아오시는 하느님을 기쁜 마음으로 영접할 수 있도록 마음자세를 다져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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