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가톨릭 교리

가톨릭 신학: 그리스도의 대리자, 사도들의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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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4-03-05 ㅣ No.4455

[가톨릭 신학] 그리스도의 대리자, 사도들의 후계자

 

 

흔히 신자들이 변하기 위해서 먼저 신부들이 변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으면 신부들은, 신부들이 변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교님들이 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입니다(주교님, 죄송합니다~~^^). 맞는 이야기일까요?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입장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헌장>인데, 이 문헌에서 ‘교회의 중심은 하느님’이시라 강조합니다. 그리고 하느님 현존은 그리스도를 통해 충만하게 드러납니다. 또한 교회는 ‘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현존을 ‘지금 여기에!’ 드러내기에, 교회에 성사는 필수적입니다.

 

성부는 성자를 파견하셨고, 성부와 성자는 성령을 파견하셨으며, 성자는 제자들을 파견하셨습니다. ‘파견’(missio)이란 파견하신 분의 뜻과 임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파견의 목적은 먼저 자신이 구원의 대상이 되고, 이후 세상 구원을 위한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파견의 근거는 하느님과 맺은 ‘계약’입니다. 계약을 맺었기에 인간이 계약에 충실하다면,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구원하십니다. 구원은 인간의 능력이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이고, 교회는 ‘구원을 전달하는 도구이자 수단’(=성사), 즉 교회는 그리스도의 성사입니다.

 

요즘 우리 교회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시노달리타스’입니다. 이 주제는 교황청 신앙교리성 산하 국제신학위원회에서 발간한 문헌인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시노달리타스>(2019)를 통해 제기됩니다. 이 문헌에서 시노달리타스는 “교회 안의 모든 이의 참여, 그리고 모든 교회의 참여를 포괄”(66항)하는 개념으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이 문헌은 “평신도들의 참여가 필수적인 것”(73항)이라 명시합니다. 동시에 ‘결정에 도달하는 과정’과 ‘결정을 내리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고 언급합니다. “목자들이 가진 고유한 다스림의 기능”(69항)을 언급하며, 공동 작업을 통해 결정에 도달하는 과정과 사목적 차원에서 결정을 내리는 것을 구별합니다. 결정을 내리는 것은 “사도성과 보편성의 보증인 주교의 권위에 속”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 자체는 직무적 책임”(69항)임을 강조합니다. ‘시노달리타스’ 개념 안에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계시헌장> 10항, 즉 “기록된 하느님 말씀이나 전해지는 하느님 말씀을 올바로 해석하는 직무는 … 교회의 살아 있는 교도권에만 맡겨져 있다.”는 내용이 강조됩니다.

 

교도권을 이루는 주교들은 사도들의 후계자로서, 하느님과 하느님 백성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 특별히 뽑아 세운 사람들입니다. 주교는 목자(牧者)로서 교구를 책임지고 대표하며, 동시에 전체 가톨릭교회를 이끌어 갑니다. 주교는 하느님을 대신해 양 떼를 다스리는 목자가 되고, 교리를 가르치며, 거룩한 예배와 성사를 담당하게 됩니다. 오직 주교만이 교회에 맡겨진 7개의 성사를 온전히 집행할 권한과 책무가 있기에, 주교는 교회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주교들을 통하여 대사제이신 주예수 그리스도께서 신자들 가운데에 계신다.”(<교회헌장> 21항)

 

[2024년 3월 3일(나해) 사순 제3주일 서울주보 5면, 조한규 베네딕토 신부(가톨릭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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