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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시성] 124위 복자 공경 및 시성 운동, 시복 후속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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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5 ㅣ No.1364

[순교자성월] “124위 순교 복자,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교구별로 순교 복자 현양과 함께 전구 청하며 시성 운동 본격화, 2차 시복도 힘을 모으는 중

 

 

지난 8월 16일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식을 거행하고 있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 이후 첫 순교자성월을 맞으면서 후속 조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24위 복자 공경 및 시성 운동  

우선 복자 124위의 시성 문제다. 124위 시성은 시복 추진 단계에서 이미 단일안건으로 묶여 추진됐기에 단 1건의 기적 심사만 통과하면 곧바로 시성이 이뤄진다. 따라서 기적적 치유나 기적이 생기면 교회에 꼭 알려야 한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이를 위해 현재 시성법정에 앞서 구체적 서류를 검토하면서 기적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기적 심사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기적은 모든 조사가 끝나면 적정한 시점, 곧 시성성 심사가 마무리된 뒤 공개된다.

복자 공경 및 시성 운동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124위 순교 복자 호칭기도다. 특정 성지나 교회에서 특정 순교 복자를 공경하더라도 해당 복자에게 전구를 청한 뒤 말미에 “124위 순교 복자,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라는 기도를 꼭 바쳐야 한다. 그래야만 기적이 생겼을 때 그 기적이 124위 순교 복자의 전구에 의한 것이라는 증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 시복시성기도문 변경은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결정할 안건이기에 오는 10월 정총 때까지 시복시성주교특위는 임시조치로 기도문 제목을 ‘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시성 기도문’에서 ‘시복시성 기도문’으로 바꾸고, 내용 가운데 ‘125위 하느님의 종들에게’를 ‘124위 순교 복자와 최양업 토마스 사제에게’로 바꿔 바치라고 요청했다. 나아가 교구별로 시복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순교 복자 현양과 함께 전구를 청하고 유해 공경을 하도록 함으로써 124위 복자 공경 및 시성 운동을 본격화했다.

124위 순교 복자 공경 및 시성 운동과 관련해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순교 복자들의 애덕을 본받는 실천. 1925년이나 1968년 시복 당시 교황들이 ‘순교자들의 믿음과 용덕’을 강조했다면, 이번 시복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별히 ‘애덕 실천’을 한국 교회에 주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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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 선언 교령.


기념일을 5월 29일로 정한 배경

프란치스코 교황이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기념일을 5월 29일로 선포했는데 이는 대표 순교복자인 윤지충(바오로)의 순교일인 12월 8일이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과 겹치는 데다 혹한기여서, 전주에 순교한 첫 순교자 윤지충에 대한 공경의 뜻을 담아 전주에서 순교한 복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이가 순교한 5월 29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5월 29일에 전주에서 순교한 복자로는 이일언(욥)과 신태보(베드로), 이태권(베드로), 정태봉(바오로), 김대권(베드로) 등 5위가 있다.


124위 후속 시복 건

최양업 신부 시복 건은 지난 8월 말 최종 심사자료를 시성성에 제출함으로써 조만간 시성성 역사위원회 심의가 시작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한국교회가 추진 중인 두 개의 시복 안건 가운데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 건은 이미 약전 작성과 영문 번역이 마무리돼 지난 7월 23일 시성성에 약전을 제출하고 81위 시복 심사에 대해 ‘장애 없음’을 요청했다.

또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시복 건은 현재 약전 작성이 마무리 단계로, 영문 번역도 병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시복시성주교특위 총무 류한영 신부는 124위 복자의 시성을 위해서는 첫단추를 잘꿰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124위 순교 복자들의 첫 기념일인 내년 5월 29일까지 복자 공경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 신부는 또 “124위 시복식 때문에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 그간 2차 시복 운동이 미뤄졌는데, 이제 124위 시성과 2차 시복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124위 복자 공경을 통한 시성 운동뿐 아니라 2차 시복 추진 운동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화신문, 2014년 9월 21일, 오세택 기자]

 

 

[순교자성월] 순교자의 모범 어떻게 따를까?

 

그리스도적 가치 지키며 이웃 사랑하고 섬겨야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순교자 성월을 지내고 있다. 목숨과 맞바꾸며 이 땅에 신앙의 기틀을 마련했던 신앙선조 124위가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복자 반열에 오르는 기쁨을 가득 안고 맞은 순교자 성월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신자들은 순교자들의 신앙을 되새기며 그들의 모범을 따르기로 다짐한다. 그러나 오늘날 신자들은 박해시기 신자들처럼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할 일은 없다. 순교를 ‘신앙을 위한 죽음’으로 해석하면 그렇다.

그래서 교회는 순교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도 피를 동반한 죽음만큼이나 가치 있는 순교로 인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현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은 순교자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했다는 ‘죽음’보다는 그들이 어떻게 신앙을 살아냈는지 그들의 ‘삶’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순교기록을 살펴보면 박해시기 신자들의 생활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궁핍했다. 박해를 피해 산골로 숨어들었기에 거처할 곳도 마땅치 않았고 먹을 것, 입을 것도 제대로 없었다. 게다가 발각되면 즉시 잡혀가 엄청난 고문에 시달리다 결국 죽게 될 처지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신자 공동체엔 그 어떤 두려움이나 원망이 없었다. 그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고 주님의 말씀대로 사는 삶에 기뻐했다. 세상의 눈으로 바라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삶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4위 시복미사 강론에서 “순교자들은 우리 자신이 과연 무엇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런 것이 과연 있는지를 생각하도록 우리에게 도전해 온다”고 말했다.

오늘날 신자들은 순교자의 삶에서 그리스도를 첫 자리에 둔 믿음이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다. 박해시기 신자들은 신앙을 따를 것인지, 세상을 따를 것인지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신자들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에 박해와 죽음이 놓여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재산과 땅, 특권과 명예 등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망설임 없이 그리스도를 택했다. 

오늘날 신자들이 이러한 순교자의 모범을 따르는 것은 신앙에 도전을 해오는 수많은 세속적 가치에 맞서 그리스도의 가치를 지켜내는 일이다. 삶의 첫 자리를 돈과 명예, 권력 등 세상의 것에 내어주느라 주님을 멀리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준성(서울대교구 서소문성지 담당) 신부는 “우리가 듣는 수많은 이야기 가운데에서 하느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그 말씀대로 사는 것은 현대의 순교라 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많은 것을 포기해야하는데, (우리는 그것들을) 기쁘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자들이 주목해야 할 순교자들의 또 다른 모범은 사랑을 실천하는 ‘애덕’(愛德)에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복미사에서 “형제들의 필요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던 순교자들의 모범은 신앙생활에서 애덕의 중요성에 관한 가르침을 준다”며 애덕의 정신을 특별히 강조했다.

애덕은 사랑하는 데만 머무르지 않고 나눔이 뒤따르는 실천적 삶이다. 차기진(루카, 청주교구 양업교회사연구소장) 박사는 “순교자들은 교리의 가르침을 그대로 살았던 사람들로, 애덕의 실천자라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해시기 신자들은 공동체(교우촌)를 이뤄 살면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충실히 살았다. 신분에 따라, 가진 것에 따라 상대방을 구분 짓고 차별하며, 이웃의 고통에 눈감는 것은 그들이 배운 신앙이 아니었다. 그들은 당대의 엄격한 신분사회를 뛰어넘어 한 형제자매로 서로를 존중했고, 서로를 보살폈다. 박해시기 교우촌이 신앙 안에서 한마음 한뜻이 돼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던 ‘초대 교회의 공동체’(사도 4,32-37)를 떠올리게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황은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어려움에 처한 형제자매들에게 뻗치는 도움의 손길로써 당신을 사랑하고 섬기라고 요구하시며 그렇게 계속 우리를 부르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오늘날 신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에 살고 있음을 지적하며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사랑을 실천하기를 촉구했다. [평화신문, 2014년 9월 21일, 박수정 기자]

 

 

“애덕 실천, 이 시대 순교정신의 증거”

 

복자 124위 순교정신 계승, 빈부격차 · 사회 양극화 해소에 적극 나서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이후 후속 현양사업으로 복자 시성과 함께 현대의 순교 의미로 ‘애덕 실천’이라는 과제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월 16일 시복식에서 특별히 “순교자들이 지닌 애덕을 본받도록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100여 년간에 걸쳐 크고 작은 박해를 받는 와중에도 신자, 비신자를 가리지 않고 가난한 이들과 먹거리를 나누고 고아를 키우며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고 애덕을 실천했던 복자 124위의 삶을 이 시대에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시복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는 것이라는 뜻에서다.

시복시성운동 관계자들은 특히 복자 124위의 신앙 실천의 전통이 이어진 대표적인 한국교회의 사도직 활동으로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을 꼽고, 최근 들어 한국 사회에서 갈수록 커지는 빈부격차와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애덕 활동에 한국교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나아가 애덕 활동이야말로 사랑이 충만한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룩하고자 했던 124위 순교 복자들의 신앙 고백과 삶을 오늘에 구현하는 길이며, 하느님 사랑에 뿌리를 두고 흔들리지 않는 강건한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친교와 사랑을 나누는 하느님 백성 공동체가 되는 길이라는 것이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시복 이후 첫 순교자성월을 맞아 특별 담화를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식에서 선포한 것처럼 내년 5월 29일이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의 첫 기념일임을 상기시키고, 복자 공경을 통한 시성 추진과 함께 애덕 실천에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안 주교는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성을 기원하며’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시복식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124위 복자들이 지닌 믿음과 용기와 사랑을 본받기로 굳게 다짐했고, 아울러 그분들이 증언한 영원한 생명의 승리와 기쁨에 참여하리라는 희망도 갖게 됐다”면서 “교황님은 특별히 순교자들이 지닌 애덕을 본받도록 요청했다”는 점을 일깨웠다. 또 124위 순교복자의 첫 기념일을 올바르게 지내기 위해서는 애덕 실천이라는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적 전통과 교황님의 가르침을 잘 지키도록 실천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안 주교는 “시복시성은 많은 숫자의 성인들을 모셔 공적을 쌓는 외적인 행위가 아니라 그분들의 영웅적 신앙 고백과 애덕 실천을 본받고 쇄신돼 복음을 ‘지금 여기에서’ 전하는 행위”라며 “우리 모두 선조들의 신앙을 굳건히 지키며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자”고 요청했다. [평화신문, 2014년 9월 21일, 오세택 기자]

 

 

[복자 124위 특집] 124위 시복 후속 조치 · 현황

 

124위 시성 작업 돌입… 전교회 기도 노력 필요한 때

 

 

- 복자반열에 오른 124위를 그린 김형주 화백의 ‘새벽 빛을 여는 사람들’.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이하 복자 124위)가 8월 16일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한 시복식을 통해 복자반열에 오르면서 한국교회는 이제 복자 124위의 시성을 위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복자 124위 탄생 후 교회 후속 조치 - 기도문 수정, 순교복자 호칭기도 제정, 기적 심사

우선 복자 124위와 증거자 최양업 신부 시복을 기원하며 신자들이 바쳐왔던 ‘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시성 기도문’의 문구가 임시적으로 수정됐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복자 124위 시복식 직후인 8월 20일, 기도문 문구 중 ‘저희 신앙의 선조인 125위 하느님의 종들에게 시복시성의 영예를 허락하시어’ 부분을 ‘저희 신앙의 선조인 복자 124위와 하느님의 종 최양업 토마스 사제에게 시복시성의 영예를 허락하시어’로 바꾸어 사용할 것을 공지했다. 복자 124위가 복자반열에 올랐으므로 복자 124위에게는 시성의 영예를, 최양업 신부에게는 시복의 영예를 기도하게 된 것이다.

시복시성특위는 12일 특위 회의에서 ‘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시성 기도문’의 문구 수정안을 논의했으며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 논의된 수정안을 보고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복자 124위가 복자반열에 오르면서 한국교회라는 지역적 범위에서 공적인 경배가 가능해져 ‘124위 한국 순교복자 호칭기도’도 이번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인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주교회의는 전례위원회에 124위 순교복자 호칭기도 제정을 위한 자문을 거쳤으며 전례위원회는 호칭기도 초안을 추계 정기총회에 보고하게 된다.

124위 복자의 시복 후 시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절차는 기적 심사 통과다. 124위 복자는 하나의 안건으로 시복시성이 통합추진 되고 있기 때문에 124위 복자에게 전구를 청해 가장 확실한 한 건이 기적 심사를 통과하면 124위 복자 전체가 성인반열에 오른다.

124위 복자에게 전구를 청하는 방법은 1925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된 한국교회 최초의 시복식인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시복식 직후 내려진 교회의 지침과 같다. 「경향잡지」 1925년 7월호에 따르면, ‘경성 주교 민 아오스딩, 대구 주교 안 필로라노, 원산 주교 신 보니파시오’는 1925년 7월 20일 공동 명의로 ‘새로 나신 복자를 향하여 하는 축문’이라는 제목의 경문을 반포해 ▲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전구할 것 ▲ 복자께 기구할 때 79위 복자 전체를 대상으로 할 것 ▲ 앞으로 복자들이 시성되도록 열심히 간구할 것, 간구로 인해 나타나는 영적(靈蹟) 사실이 있으면 교회에 즉시 알릴 것을 권고했다.


최양업 신부 시복과 제2차 시복 추진 상황

복자 124위와 시복이 통합추진 됐던 최양업 신부는 이번달 초 시성성에 포지시오(Positio, 시복 관련 자료를 압축한 문서)가 제출돼 시성성 역사위원회에서 성덕에 대한 심사가 이뤄진다. 이후 신학위원회 심사를 통과하고 시성성 추기경과 주교단 회의를 거쳐 2015년에는 가경자(可敬者, Venerabilis)에 오를 전망이다. 증거자인 최양업 신부는 순교자와 달리 기적 심사를 통과해야 복자가 될 수 있다. 기적 심사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제2차 시복 추진 대상자 중 ‘근현대 신앙의 증인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는 약전 작성이 완료되고 역사전문가 보고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지난 7월 시성성에 ‘장애없음’(Nulla Osta)을 신청했다. 조만간 시성성으로부터 장애없음 답변을 받으면 내년 상반기에는 시복 법정이 개정될 예정이다. 현재 법정 개정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 다른 제2차 시복 추진 대상자인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는 약전 작성 마무리 단계로 영문 번역이 병행 중이며 역사 전문가 보고서는 아직 준비가 계속되고 있다.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 중 대표 순교자인 이벽은 수원교구 손골성지 전담 윤민구 신부가 「초기 한국천주교회사의 쟁점 연구」에서 이벽의 대표 저술로 여겨지던 「성교요지」를 위작이라고 입증하며 논란이 벌어졌다.

윤민구 신부는 이벽의 시복에도 반대 견해를 주장했지만 시복시성특위 총무 류한영 신부는 “이벽의 저서가 위작이라는 논란과 이벽의 순교사실은 별개의 문제로 이벽의 순교는 별도의 연구를 통해 확인이 된 상태”라고 말했다. 류한영 신부는 이어 “「성교요지」 위작 시비는 한편으로 이벽이 일제시대에 이미 개신교회에도 널리 알려졌을 만큼 평판을 얻고 있었다는 증거가 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해 이벽의 시복에 장애가 없음을 시사했다. [가톨릭신문, 2014년 9월 21일, 박지순 기자]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위 위원장 안명옥 주교 담화문

 

복자 윤지충과 123위 시성을 기원하며

 

 

우리는 8월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주례로 거행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124위 복자들이 지닌 믿음과 용기와 사랑을 본받기로 굳게 다짐하였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그분들이 증언한 영원한 생명의 승리와 기쁨에 참여하리라는 희망도 갖게 되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미사 강론 중에 순교자들의 승리를 경축하시며 “오늘 우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안에서 이루어진 이러한 승리를 경축합니다. 이제 그분들의 이름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의 이름 옆에 나란히 함께 놓이게 되었습니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특별히 교황님께서는 순교자들이 지닌 애덕을 본받도록 다음과 같이 요청하셨습니다. “순교자들의 모범은 또한 신앙생활에서 애덕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그분들 증언이 드러내는 순수성은 그분들이 세례 받은 모든 이의 동등한 존엄성을 받아들인 데에서 드러났으며, 마침내 당대의 엄격한 사회 구조에 맞서는 형제적 삶을 이루도록 그분들을 이끌었습니다. 그러한 삶에서 그분들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이중 계명의 분리를 거부하고, 형제들의 필요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막대한 부요 곁에서 극도로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절규가 거의 들리지 않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순교자들의 모범은 많은 것을 일깨워 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 사회 속에서 우리를 끊임없이 불러내시어, 어려운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쳐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섬기라고 우리에게 요구하고 계십니다.”

각 교구에서는 준비되는 대로 순교자들의 시복에 감사하는 기도와 현양 미사를 봉헌할 것입니다. 그리고 순교자들의 유해를 공경하고 전구를 청하게 됩니다. 교황님의 시복 선언에 따라, 한국 천주교회는 2015년 5월 29일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첫 기념일을 지내게 됩니다. 124위 순교복자의 첫 기념일을 올바르게 지내기 위해 신자들은 교황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적 전통을 잘 지키도록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124위 순교복자에게 전구를 청하는 방법은 1925년의 79위 시복식 직후에 내린 교회의 지침과 같습니다. 확실한 믿음으로 124위 순교복자 전체에게 기적적 치유를 전구하여야 합니다. 각 교구에서 특정 순교복자에게 기도할 때에도, 마지막 부분의 기도 지향은 124위 순교복자 전체에게 두어야 합니다. 124위 순교복자들은 하나의 안건으로 묶여 있어 가장 확실한 한 건의 기적 심사를 통과하면 시성이 되기 때문입니다.

주교회의에서는 새로 탄생한 순교복자들의 공경을 위해 ‘124위 순교복자 호칭기도’를 제정할 것입니다. 124위 순교복자들의 시성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시복시성은 많은 숫자의 성인들을 모셔 공적을 쌓는 외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그분들의 영웅적 신앙 고백과 애덕 실천을 우리 모두 본받고 쇄신되어 복음을 ‘지금 여기에서’ 전하는 행위입니다. 우리 모두 선조들의 신앙을 굳건히 지키며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도록 당부 말씀드립니다.

 

2014년 9월 순교자 성월에 [가톨릭신문, 2014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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