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일)
(백)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강론자료

3월 21일(주일)-사순 4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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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4-03-23 ㅣ No.615

사순 제 4 주일 (다해)

 

        여호수아 5,9ㄱ.10-12     2고린 5,17-21     루가 15,1-3.11-32

    2004. 3. 21.

주제 : 자비로우신 하느님에 대한 올바른 응답

 

한 주간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사순 4 주일, 우리가 믿는 하느님이 우리를 어떻게 대하시겠는지 알려주시는 주일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로서 오늘 처음으로 하느님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하느님이 어떻게 행동하시는 분인지를 배우는 날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에게 하느님에 대해서 성심성의껏 알려주었지만, 그 말을 들었던 사람들이 그 말을 정성을 다해서 받아들였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세상에 살면서 수많은 행동을 합니다.  때로는 여러 가지 행동들이 정말로 내 삶에 도움이 될까, 내가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로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일까 하고 질문하지만 대답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생각으로는, 마음으로는 내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기에 우리가 움직이기는 합니다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내 생각과 마음대로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자기 생각만하고 행동해도 정말 놓지 말아야 할 끈을 우리가 스스로 끊어버리지 않는다면, 하느님이 먼저 우리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예수님은 가르쳐주십니다.  어찌하여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은 둘째 아들이어야 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둘째 아들은 아버지에게 자기 몫으로 돌아올 유산을 달라고 합니다.  말도 되지 않는 소리입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신데 천륜(天倫)을 거슬러가면서 ‘어르신더러 이제는 세상을 떠나시라는 소리’를 하고서도 옳은 사람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판단력이 부족한 사람일 것입니다.  

 

정상적인 모습도 아니고 결코 좋은 모습도 아니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도 이런 일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내가 겪지 않기를 바랄 뿐이고, 내가 아는 사람들 가운데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뿐입니다.  그렇게 아버지를 강요하여 억지로 재산을 챙겨 떠난 아들이 그 재산을 어떻게 썼을지는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는데, 작은 아들은 천륜(天倫)을 거슬렀으니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겠습니까?  그가 하늘의 뜻을 무시했으니, 하늘도 그를 올바로 대해주지 않았을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아버지의 가슴에 못을 박고 떠난 그런 아들을 기다리는 것이 ‘하느님의 모습’이라고 예수님은 우리에게 설명하십니다.  아마도 이러한 아버지가 세상에서는 찾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사람의 생각과는 달리 때로는 그렇게 ‘어리석게 행동하시는 분’이라고 예수님은 선언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이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하면서까지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은 내가 사귀어도 좋을 사람을 구별하고, 내게 도움이 되거나 이익이 될 사람을 구별하여 대합니다.  어떤 기준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또 다른 기준은 다른 사람의 눈을 찡그리게 할 수도 있는 기준들이 우리 삶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그렇게 여러 가지 기준을 만들어 우리는 적을 만들고 원수를 만들고 등지는 사람을 만들지만, 하느님은 오로지 단 하나 당신에게로 돌아서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를 받아주시는 분이라고 알려줍니다.  문제는 있습니다.  우리가 순수한 마음을 갖고 돌아서지 않는다면 정말로 마음을 돌이키는 순간이 언제일지 모를 거라는 사실입니다.  

 

가정방문을 다닐 때 들을 수 있는 우스개 소리 하나가 이런 경우에 해당할 것입니다.  “왜 지금은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십니까? - 신부님!  지금은 열심히 죄 많이 짓고요, 죽을 때 화끈하게 또 확실하게 후회하고 죽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내가 지금 열심히 다니지는 않아도 마음이 떠난 것도 아니고, 하느님의 용서를 받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이 모두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애석하게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정말로 돌아서야 할 시간을 선택하지 못할 사람일 것입니다.  자기 생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또 이런 사람들이 과연 하느님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자기 삶을 돌이킬까 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서서 과월절을 지키자 하늘에서 떨어지던 만나가 멎었다고 여호수아서는 적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아무런 제한 없이 우리에게 온다는 말을 쓸 수 있습니다만,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과연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사는지, 또한 은총으로 여기고 받아들이는지 따로 판단해봐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사순 4주일, 우리를 언제까지나 기다려주시는 분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나는 과연 그 하느님의 사랑을 받기에 합당하게 사는지를 돌이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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