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완벽한 사랑(사랑의 삼각형 이론)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0-06 ㅣ No.773

[레지오와 마음읽기] 완벽한 사랑(사랑의 삼각형 이론)

 

 

다음의 (      )안에 들어가는 단어는 무엇일까? ‘(      )의 반대말은 게으름이다.’-스카 펫- ‘(      )은 의지이다.’-김수환 추기경- ‘(      )은 눈물의 씨앗이다’-나훈아- 답은 ‘사랑’이다. 사랑은 이렇게 다양한 의미로 쓰이며 그만큼 여러 가지로 표현된다.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스턴버그(R.Sternberg)는 1986년에 그의 저서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서 사랑의 일반적인 특징을 세 요소로 말하였다. 그것은 친밀감(intimacy), 열정(passion), 헌신(commitment)이다. 친밀감은 말 그대로 상대방에 대해 느끼는 편안함, 애착, 애정을 의미한다. 즉 사랑하는 사이에서 느끼는 따뜻한 감정으로, 상대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자신의 소유 등을 나누고 싶어 하는 감정이다.

 

두 번째 요소인 열정은 신체적 성적 매력을 포함하는 것으로, 대체로 무조건적으로 이끌리게 되는 낭만적인 감정이다. 생각만 해도 좋고, 자꾸 떠오르며 늘 함께 있고 싶은 마음으로 호감을 불러오는 충동 등이다. 세 번째 요소인 헌신은 관계를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와 상대에 대해 책임지고자 하는 마음으로, 실제로 이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스턴버그는 이 세 가지 요소 중 어떤 것이 어느 정도로 결합되어 있느냐에 따라 사랑은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난다며, 이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공통적인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우리가 보는 사랑의 종류도 다양하다. 친구들 간의 우정이 있는가 하면 짝사랑도 있고 왕실의 정략결혼, 중년부부의 사랑 등이 있다. 스턴버그 이론에 따르면 우정의 경우는 친밀감만 있는 경우이다. 여기에 열정이 더해진다면 뜨겁고 다정한 연애가 되어 낭만적 사랑이 될 것이고, 나아가 헌신할 결심을 한다면 결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짝사랑은 열정만 있는 경우이다. 친밀감이나 헌신 없이 상대를 이상화하여 자신만의 도취적인 사랑에 빠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헌신만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정략결혼 등에서 볼 수 있다. 친밀감이나 열정이 없으니 공허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의 세 요소, 친밀감, 열정, 헌신이 균형 이룰 때 성숙한 사랑

 

그렇다면 중년 부부의 사랑은 어떤 형태라고 볼 수 있을까? 그들은 서로 같이한 세월 속에서 신뢰와 헌신으로 결합되어 사이좋은 모습으로 가정을 잘 꾸려가지만 연애 때와 같은 열정은 빠진 경우이다. 이와 달리 열정과 헌신은 있되 친밀감이 없는 사랑의 형태도 있다. 이는 열정으로 상대를 제대로 보지 못한 상태에서 헌신을 하는 경우이기에 파국으로 치닫게 될 확률이 높다. 열정은 시간이 지나면 식게 마련이고, 열정이 식으면 상대의 모습에 실망할 확률이 높고 그 실망감으로 사랑에 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이런 사랑을 헐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있어 헐리우드식 사랑이라 하며 어리석은 사랑으로 간주된다.

 

결국 가장 이상적인 사랑은 열정, 친밀감, 헌신, 이 세 요소가 균형을 이룬 것이다. 스턴버그는 이 세 요소를 삼각형의 꼭짓점으로 하여 각 요소의 정도를 변의 길이로 표현하였을 때, 세 변이 똑같은 정삼각형이 되는 것이 완전히 성숙한 사랑이라고 하였다.

 

P형제는 관면 혼배를 하였다가 아내의 출산 과정에서 특별히 성모님의 도우심을 체험하여 세례를 받았다. 그는 신자가 된 큰 기쁨으로 세례 후 바로 성당 봉사를 하였지만 사소한 것들로 신자들과 마찰이 생겼고 급기야 자신에 대한 악평이 돌았다고 한다. 너무 나댄다, 잘난 척 한다 등의 부정적 시선에 그는 사기가 꺾였고, 착하기만 할 거라고 생각한 신자들에 대한 실망으로 냉담을 하게 되었다. 그 후 성당에 나가지 않으면 벌을 받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늘 불안하였지만 신앙생활을 다시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직장을 잃고 이사를 하게 되는 등 삶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내와 함께 묵주기도를 시작하였고, 인생의 고비에서 기도로 만난 하느님은 위로로 다가왔다고 한다. 그 후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직장을 가지게 되어 경제적 안정도 이루었고, 지금은 부부가 레지오 단원으로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제 경험으로 보아 신앙생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각자가 느끼는 하느님의 사랑도 그 색이 다른 듯합니다. 저의 경우 세례 직후에는 하느님의 뜨거운 사랑이 좋아 열정만으로 봉사에 뛰어 들다보니 신자들과 갈등이 생겼던 듯합니다. 그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자 하느님께 버림받는 기분이 들었고 그것이 냉담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인생의 고비에서 기도의 끈을 잡으면서 신기하게도 하느님이 친구처럼 다가왔고, 생각지도 않게 이웃들도 저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하느님과 이웃 사랑에 보답하고자 시작했던 레지오에서 활동대상자들이 하느님의 품으로 오는 것을 볼 때는 성모님을 통한 하느님의 사랑을 더욱 크게 느끼곤 합니다. 이제 하느님은 저에게 삶의 의미 입니다. 속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이고 안 보면 그리운 연인이니까요. 그런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해 이웃 사랑인 레지오 활동을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사랑은 정서가 아닌 변해가는 태도’ 불완전해도 노력하는 태도 가져야

 

하느님을 생각하면 행복해지고 왠지 모르게 힘이 나는가? 그렇다면 하느님에 대한 열정이 있는 것이다. 하느님과 내면의 이야기를 자주 주고받으며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생각하는가? 이것은 하느님과의 친밀감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바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하고자 하는가? 이는 하느님께 헌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물음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우리의 하느님에 대한 사랑은 꽤 성숙한 사랑이다.

 

그러나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하여도 실망하지 말 것이다. 스턴버그에 의하면 ‘사랑은 정서가 아닌 변해가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불완전하고 어눌한 사랑일지라도 완전한 사랑을 위해 노력하고 변화하려는 태도를 갖는다면 얼마든지 더 나은 사랑으로 변해갈 수 있다.

 

“오로지 사랑만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선한 사랑은 그를 선하게 만들고 악한 사랑은 그를 악하게 만든다.”라고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했다. 이는 우리가 어떤 사랑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모습이 달라질 것임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다. 교본에는 ‘레지오 단원은 완벽한 사랑의 정신으로 한 결 같이 성모님께 봉사를 계속한다.’(교본 53쪽)고 하니, 완전한 사랑을 향한 우리들의 노력은 레지오 안에서 계속되어야 한다.

 

결국 이 노력은 끊임없는 기도로 하느님과의 친밀감을 쌓으며, 적극적인 활동으로 하느님과 이웃에게 헌신하고, 늘 기쁜 생활로 하느님께 대한 열정을 품은 모습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레지오 단원의 의무인 기도와 활동을 충실히 함으로써 이룰 수 있는 모습이 아니겠는가!

 

“은총을 많이 받을수록 우리의 사랑도 새로운 형태로 확대되어야 한다.” (교본 145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10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사치료전문가)]

 



841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