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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훈화28: 레지오 사도직의 주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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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8 ㅣ No.132

레지오 마리애 훈화 (28)


39. 레지오 사도직의 주안점(교본 제39장:408-462면)
 
29) 레지오 안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30) 다리를 놓는 일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교본 456-457면)
 
레지오 안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차별이란 레지오 조직과 구성의 차별을 의미한다. 레지오 조직의 구성원은 성인과 소년으로 나뉘고 성인 레지오는 일반 쁘레시디움과 특수 쁘레시디움으로 나뉜다. 특수 쁘레시디움은 신학교 쁘레시디움, 장애인 쁘레시디움 등이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레지오 조직과 구성은 '성인 일반 쁘레시디움'이다.
 
레지오에서 이상적으로 여기는 '성인 일반 쁘레시디움'은 성(性), 연령, 학력, 지역, 신분, 빈부, 직업에 차별을 두지 않고 남녀노소가 고루 섞여 있는 쁘레시디움이다. 레지오가 군대 조직이긴 하지만 남녀노소가 함께 구성되어 있다고 해서 오합지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부녀자들, 청년들, 노인들, 직장인들, 구역·반원들, 교회 안의 같은 단체 회원들 등 특정한 계층이나 집단에 한정된 단원들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오히려 오합지졸 군대가 되기 쉽다. 왜냐하면 끼리끼리 모여 기도하고 즐기는 친목 단체로 전락함으로써 레지오 정신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원 자격이 있다면 누구나 어떠한 쁘레시디움이라도 입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특정 계층이나 특정 집단에 한정된 단원들만으로 구성된 쁘레시디움은 집단 이기심 때문에 배타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공동체의 형제애를 위태롭게 만들기 쉽다. 예컨대 새로 입단할 단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든지, 입단하더라도 따돌림을 당하게 하고 심적 부담을 주어 그 쁘레시디움에 오래 붙어 있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차별은 사람들 사이에 갈등을 빚게 마련이다. 그러한 쁘레시디움은 고인 물처럼 정체 상태에 있게 되므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 그리고 차별은 사람들 사이에 갈등을 빚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레지오 단원들, 특히 간부들은 레지오 안에 제약이나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레지오는 다리를 놓는 일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여기서 '다리를 놓는 일'이란 레지오 조직을 통해 비신자나 타종교인을 가톨릭 교회와 연결시켜 주는 일이다. 곧 레지오가 사회와 교회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톨릭 신자들은 타성에 젖어 사회 운동, 시민 운동 등 교회 밖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신자들은 종교와 신앙 문제 외에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 가정, 노동, 건강 등 인간 생활과 생명에 관계되는 모든 운동에 동참해야 하지만 선뜻 나서지 못한다. 그러나 레지오 조직을 통해 동참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레지오 마리애는 죽음의 문화에 맞서 싸우고 생명의 문화를 만드는 일에 뚜렷한 목표를 두고 있다. 예컨대 도덕성 회복 운동, 생명 운동, 자연 보호 운동, 타종교인들과의 대화 등에 레지오가 관여함으로써 교회와 사회의 다리 역할을 한다. 프랭크 더프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개최되기 전부터 이미 교회 일치 운동을 위한 두 개의 협회를 조직하여 타종교인들과 정기적으로 대화 모임을 가짐으로써 다리를 놓는 일에 앞장섰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레지오 단원들이 한국 교회가 벌이고 있는 '생명 31 운동'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다리 놓는 일을 하고 있다.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 다리를 놓아 주기 위해서는 조직이 필요한데 바로 레지오 마리애가 좋은 본보기이다. 단원들이 세상에서 서로 멀리하던 사람들을 함께 불러 모아 레지오의 동료 단원이 되게 함으로써 서로 같은 목적으로 다리를 놓는 일을 하게 된다면 죽음의 문화를 배격하고 생명의 문화를 꽃피우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다.
 
31) 레지오 단원은 조만간 아주 어려운 활동을 다루어야 한다;
32) 위험한 활동을 대하는 태도;
33) 레지오는 교회가 벌이는 싸움의 최전방에 서야 한다(교본 457-459면)
 
레지오 단원은 입단하자마자 기도와 교본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단장에게 활동 배당도 받는다. 단장은 예비 단원에게 처음부터 힘든 활동을 배당해 주지는 않지만 조만간에 아주 어려운 활동을 배당해 주어야 한다. 레지오 정신은 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지 아니하고 어떤 일이든지 감당하려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단장이 활동 거리를 선택할 때 어렵고 힘든 일은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어렵고 힘든 일일수록 보람 있는 활동이므로 단장은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폐결핵으로 18개월간이나 투병 생활을 하다가 퇴원하여 재입단한 에델 퀸에게 단장이 쉬운 활동을 배당해 주자 그녀는 보람 있는 여생을 보내기 위해 힘들고 어려운 활동을 배당해 달라고 간청하였다고 한다. 그후 그녀가 아주 어려운 활동을 하려고 자원하여 아프리카에 레지오 선교사로 파견된 것은 레지오 안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레지오 활동이 쉽고 단순할 때에는 위험 부담이 없지만 어렵고 힘든 활동인 경우에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 그러나 단원들은 지레 겁을 먹거나 두려운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인생의 항해 중에 만나는 거센 파도와 바람이 겁이 나서 항해를 하지 않는다면 의미 없는 인생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단원들이 위험이 따르지 않는 쉬운 활동만 골라서 하게 된다면 이웃 구원은 실현되지 못할 것이다.
 
교회는 사람들을 멸망으로 유인하는 악의 세력에 대항하여 싸움을 벌인다.
 
레지오는 교회가 벌이는 싸움의 최전방에 서서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문제들을 떠맡아 왔다. 레지오 마리애는 영적인 군대로서 교회 전투의 최전방에 서서 교회를 지키는 방벽이 되어야 한다.
 
어느 책에 '청어가 살아 있는 비결'이란 글이 실려 있었다. 북쪽 바다에서 청어잡이를 하는 어부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북해에서 먼 거리에 있는 런던까지 청어를 싱싱하게 살려서 가지고 가는가였다. 모든 어부들이 아무리 잘 해도 배가 런던에 도착해 보면 청어들이 거의 죽어 있는데 꼭 한 어부만은 싱싱하게 청어를 산 채로 런던에 가지고 와서 큰 수입을 얻었다. 동료 어부들이 이상해서 물었으나 그는 비밀이라며 가르쳐 주지 않다가 압력에 못 이겨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청어를 잡아서 넣은 통에다 메기를 한 마리씩 넣었습니다." 그러자 모든 어부들이 눈이 둥그래지면서 "그러면 메기가 청어를 잡아먹지 않소?" 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대답하였다. "네, 메기가 청어를 잡아먹습니다. 그러나 메기는 청어를 두세 마리밖에 못 잡아먹지요. 그러나 그 통에 있는 수백 마리의 청어들은 잡혀 먹히지 않으려고 계속 도망쳐 다니지요. 런던에 올 때까지 모든 청어들은 마치 올챙이들처럼 헤엄치고 도망 다닙니다. 그래서 청어는 여전히 살아서 싱싱합니다. 다 살아 있거든요."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무사안일만을 추구하는 것이 행복은 아니다. '청어가 살아 있는 비결'처럼 레지오는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활동과 문제를 떠맡아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결국 다른 단체가 그 일을 착수하게 될 것이다.
 
단원들은 최일선의 전투에 나선 군인임을 잊지 말고 군인 정신을 발휘하여 어렵고 위험한 활동까지도 떠맡아야 한다.
 
34) 레지오 단원은 가톨릭적인 것이면 무엇이나 전파해야 한다(교본 459 -460면)
 
여기서 말하는 '가톨릭적인 것'은 성모 마리아와 연관된 교회의 준성사를 뜻한다. 준성사란 교회가 성사를 모방하여 제정한 거룩한 물건이나 행위인데 교회를 통해 영적인 효험을 얻어 주는 것이다. 교회가 공인한 마리아적 준성사는 묵주, 여러 종류의 갈색 성의(Brown Scapular), 메달, 배지 등이다. 단원들은 이러한 것들을 보급하고 그 신심을 전파해야 한다. 또한 레지오 활동을 통해 신자들의 가정에 십자고상, 성상, 상본, 성수, 묵주 등의 준성사를 준비해 놓아 가정에서도 신심을 북돋아야 한다. 교회의 준성사를 경시하는 가정은 장차 성사 생활까지 포기하는 위험에 놓일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외형적으로 신심을 북돋아 주는 성물에 대한 감수성이 예민하므로 성상이나 성화를 모셔 놓지 않은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신앙의 참되고 친숙한 모습을 익히기가 어렵게 된다.
 
레지오 마리애에서 중요시하는 마리아적인 준성사는 갈색 성의(聖衣)와 기적의 메달이라고 불리는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 패(牌)이다. 성의는 어깨에 걸친다는 의미에서 라틴어로 스카플라(Scapular)라고 부른다. 갈색 성의는 성모님이 1251년 7월 16일 가르멜 수도회 총장 시몬 스톡(Simon Stock) 성인에게 발현하여 가르멜회 수도복으로 주신 성모님의 옷이다. 성모님이 이 성인에게 약속한 토요 특전(特典)이 있다. 곧 누구든지 갈색 성의를 착용하고 생활 신분에 따라 정덕을 실천하며 성모 소일과와 선업을 행하고 첫 토요일 신심을 지키면 지옥을 면하게 되고 죽은 다음 첫 토요일에 연옥에서 구해진다는 특전이다.
 
갈색 성의 착용의 지향은 성모님께 항구하게 봉헌하는 것이다. 성의 착용으로 생명을 구한 일도 있다. 언젠가 경상북도 경산에서 열차 충돌 사고가 있었는데 객차 한 칸이 박살이 나다시피하여 대다수가 죽거나 중상을 입었다. 그런데 한 사람만 다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스카플라를 어깨에 걸고 있었던 것이다.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 메달에 대해 알아보자. 성모님은 1830년도에 세차례에 걸쳐 파리에 있는 사랑의 딸 수녀회 예비 수녀 가타리나 라부레 (Catherine Laboure, 1806-1876년)에게 발현하셨다. 성모님께서는 은총을 전달하기 위해 빛나는 당신의 두 팔을 지구의(地球儀) 위에 펼치시며 뱀을 밟고 서 계셨다. 그리고 성모님 모습 둘레에 타원형의 테가 나타나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매달리는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라는 기도문이 금색으로 새겨져 있었다. 성모님께서 "이 모습을 본떠 패를 만들어라. 사제의 축복을 받은 다음 그 패를 몸에 지니는 이는, 특히 목에 거는 이는 큰 은총을 받으리라."고 말씀하셨다.
 
그 수녀는 메달 속에 들어 계신 성모님의 모습뿐 아니라 메달 뒷면의 모습도 보았다. 뒷면에는 마리아의 머리 글자인 M 위에 가로 막대를 대고 그 위에는 십자가, 그 밑에는 가시관으로 둘러싸인 예수 성심과 칼에 찔린 성모 성심이 함께 있었다. 그리고 요한 묵시록 12장 1절에 묘사된 것처럼 12개의 별이 전체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 메달은 우여곡절을 겪은 다음 발현 2년 뒤인 1832년 6월 30일에 제작되어 보급하게 되었다. 그런데 보급하자마자 기적이 계속 일어났기 때문에 '기적의 메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패의 착용 목적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 대한 신심을 높이는 데 있다. 이 패에 새겨진 성모상이 바로 레지오 마리애의 성모상이다.
 
단원들은 스카플라와 메달을 성모군(聖母軍)의 특수한 무기로 여겨 늘 몸에 지니고 다니고 널리 보급하여 성모 신심을 전파해야 한다.
 
35) 동정 마리아는 모든 이의 어머니이시므로 모든 이에게 성모님을 알려야 한다(교본 460-462면)
 
교본 원문 제목에는 라틴어 'Virgo Praedicanda'가 삽입되어 있다. '널리 알려야 할 동정녀'라는 뜻이다(새로 번역된 우리 말 교본에는 생략되어 있음). 성모님의 지위는 구세주의 어머니, 하느님의 어머니, 인류의 어머니이다. 이토록 중요한 종교적 진리를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비신자들과 개신교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야 한다.
 
복음서에서 성모님은 '주님의 어머니'(루가 1,43)로 불리고 있다. 마리아의 문안을 받은 엘리사벳은 성령을 가득히 받아 큰 소리로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 '주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찾아 주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문안의 말씀이 내 귀를 울렸을 때에 내 태중의 아기도 기뻐하며 뛰놀았습니다."(루가 1,42`-`44)라고 환호하면서 성모님을 칭송하였다. 이 성서 말씀을 통해 이미 초대 교회 당시에 성모님은 '주님(구세주 하느님)의 어머니'로 공경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마침내 교회에서는 공식적으로 431년에 에페소 공의회를 통해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하였다.
 
예수님은 십자가상에서 당신의 어머니를 인류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로 내어 주셨다(요한 19,25-27 참조). 성모님은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모든 성인과 천사보다도 지위가 높고 인류의 어머니이신 까닭에 상경지례(上敬之禮)로 공경받고 있다.
 
성모님은 구세주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실 뿐 아니라 그리스도 신비체의 어머니시다. 신비체의 머리인 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다면 그분의 지체들도 당연히 마리아에게서 태어나게 마련이다. 부모 없이 육체적인 출생이 있을 수 없듯이 부모 없이 영적인 출생도 없다. 영적 출생의 아버지는 성부 하느님이시고, 영적 출생의 어머니는 성모 마리아이다. 따라서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시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지 않는 사람이다.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이면 누구나 마리아를 어머니라고 불러야 한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흠숭한다면 성모님도 사랑하고 공경해야 한다. 성모 공경은 하지 않아도 괜찮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의무 사항이다. 개신교 신자들은 이러한 진리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성모님을 교회 일치의 장벽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뼈아픈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인류에 대한 성모님의 어머니 역할과 화합의 임무를 뚜렷이 드러내고자 성모님께 '일치의 어머니'라는 칭호를 바쳤다. 성모님은 은총과 일치의 어머니이므로 개신교 신자들도 예수님의 유언대로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셔야 한다. 레지오 단원들은 입교 권면 활동을 할 때에 이 원리를 한결같이 적용해야 한다.
 
프랭크 더프는 성모님께서 모성애로써 사람들의 구원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분임에도 개신교 신자들뿐 아니라 상당수의 가톨릭 신자들까지도 성모님을 뒷전에 제쳐 두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구세주의 모친을 헐뜯고 무시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헐뜯고 무시하는 것이다.
 
성모님을 사람들에게 쉽게 소개하려면 창세기 3장 15절을 설명하자. 거기에 등장하는 여인이 바로 구세주의 어머니이다. 아담과 하와는 죄를 지어 인류에게 멸망을 가져 왔지만 성모님은 새 하와로서 새 아담인 구세주 예수님과 함께 인류에게 구원을 가져오신 분이다. 따라서 레지오 단원들은 사람들에게 구세주의 어머니요 인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널리 알리고 소개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
사목, 2003년 6월호, 최경용(부산교구 신선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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