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일)
(백)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강론자료

연중 7주 강론-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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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1-02-14 ㅣ No.275

연중 제 7주일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겨울을 돌아보면 다른 겨울과는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눈이 참 많이 왔습니다. 그 때문에 피해를 본 분들도 있었고, 저희 성당도 지난번에 내린 폭설로 성당이 물이 세고, 벽에 금이 갔습니다. 날씨가 풀리면 안전을 위해서 약간의 보수공사를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난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영하 30를 넘은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녹을 것 같지 않던 얼음과 눈도 다가오는 봄의 햇살에 조금씩 녹는 것을 봅니다. 봄의 따사로운 햇살에 얼음이 녹듯이, 오늘 들려주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우리들의 이기심과, 욕심, 교만함이 녹아내려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득 차기를 바랍니다.

 

 저는 작년에 본당에 비디오 장을 마련하였고, 500여 개의 비디오 테이프를 준비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본당에 마련된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보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유익하고 재미있는 테이프를 더 마련하려고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때로 진한 감동을 느끼곤 합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영화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영화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영화도 있습니다.

배신한 사람을 찾아가 복수를 하는 영화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뺏어간 사람을 찾아 복수하는 영화도 있습니다.

악당을 혼내주는 영화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영화는 별로 없었습니다. 게다가 원수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영화는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악당을 용서하는 영화가 더러 있지만 그것도 악당이 끝내 용서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죽음을 맞이하는 영화가 많이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그런 일들이 별로 없지만 우리들 현실의 삶에서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이들을 위해서 희생을 하는 사람, 원수를 위해서 희생을 하는 사람, 아무런 조건 없이 누군가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이 수현'이라는 젊은이가 지하철에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고, 많은 일본 사람들이 '이 수현'이라는 젊은이의 행동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일본은 오랜 역사를 통해서 우리 나라를 괴롭혔고 36년간이나 우리 민족을 자신들의 식민지로 만들었던 어쩌면 우리와는 원수와 같은 나라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젊은이가 일본인을 일본에서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구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것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아는 한 교우 분의 이야길 할까 합니다.

그분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손자와 함께 여의도의 방송국엘 가던 길이었습니다. 아들이 방송국의 PD였습니다.

 

 화창한 봄 날 여의도를 걸어가던 할머니에게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술에 취한 젊은이가 차를 운전하다가 인도를 향해 돌진하였고 그만 손자가 그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젊은이는 감옥에 갇혔고,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가 감옥엘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젊은이를 면회하면서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비록 당신 때문에 나의 손자가 죽었지만 난 당신을 용서합니다. "

 

 그 할머니로부터 용서를 받았던 그 젊은이는 진심으로 참회의 눈물을 흘렸고 그 뒤로 교리를 배워 세례도 받고 감옥 안에서도 평온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이 또한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물론 제가 세검정 성당에 있을 때 그 할머니를 직접 만났고 함께 나누었던 이야깁니다.

 

 오늘 우리는 성서 말씀을 통해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이야길 듣게 되었습니다. 또 자기를 죽이려고 했던 사울을 용서하는 다윗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일이 육적인 마음만으로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영적인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면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를 힘들게 하고 우리를 미워하며 우리를 업신여기는 사람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

나를 미워한 사람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유 없이 나를 헐뜯고 나를 비난하고 욕한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오늘 용서할 수 있도록 아니 더 나아가 사랑할 수 있도록 은총을 청했으면 합니다. 또한 나의 시기와 질투 나의 욕심과 교만으로 남을 욕하거나 비난하고 헐뜯은 적은 없었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잠시 묵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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