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4월 9일-주님의 수난 성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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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4-04-09 ㅣ No.629

주의 수난 성금요일

 

        이사 52,13-53,12  히브리 4,14-16; 5,7-9  요한 18,1-19,42

    2004. 4. 9.

주제 : 사람의 죽음, 그리고 그 의미

 

사람은 의미를 찾는 동물이라는 말을 한 심리학자가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행동하는지는 알 수 없어도 빅터 프랭클이라는 심리학자는 독일인들이 운영하던 나치 수용소에서 자신이 경험한 것, 그리고 자신이 대상으로 연구했던 것을 바탕으로 삼아 사람은 '의미를 추구하는 동물'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흔히들 사람은 가늘더라도 길게 살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그 말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삶의 길이가 짧더라도 자신이 규정한 목적을 달성한 삶이었다면 삶의 길이를 생각하기에 앞서 이루어야 할 것을 다 이룬 삶이라는 말도 될 것입니다.

 

이 세상에 살았던 삶의 길이가 길다고 해서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 그런 태도를 갖는 것이 잘못이라는 말이 아니라, 길게 살았던 사람들보다는 짧고 굵게 살았던 사람이 남겨놓은 삶의 의미가 더 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길게 산 사람보다는 짧게 산 사람이 상대적으로 사람이 남길 수 있는 허물에서 자유로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몇 년을 사시고 이 세상의 삶을 마쳤는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략 서른 살 가량이 되어서 복음 전파의 길에 나섰고 그로부터 세 번의 과월절을 맞이하던 때에 세상의 삶을 마쳤다는 성서의 기록을 근거로 한다면 예수님이 이 세상에서 살았던 기간은 30년 전후의 기간이었고, 그 기간이 길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예수님의 삶의 길이는 33년이었다고 말합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축제일,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이 박혀 세상을 떠난 날에 읽은 예수님의 수난기는 요한복음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요한복음의 수난기에 나오는 예수님은 마태오, 마르코, 루가의 공관복음서보다는 당신 삶의 의미를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려고 애쓰십니다.  또 한 가지 예수님은 당신이 삶을 마치신 다음 그 사명을 제자들이 수행할 수 있도록 제자들이 삶이 계속돼야 한다는 뜻을 가지셨던 분으로 제자들의 목숨을 적극적으로 변호하십니다.

 

‘나를 잡으러 왔다면 이 사람들은 가게 내버려두라’고 말씀하시어 제자들이 피신하게 하기도 하시고, 당신을 심문하는 빌라도의 질문에 대하여 ‘나를 재판하는 너 보다는 나를 너에게 넘겨준 사람들의 죄가 더 크다’는 말씀을 통하여 혹시라도 불편했을 빌라도의 마음을 바꾸어주시느라고 애쓰기도 하십니다.  사람들을 배려하는 예수님의 이런 모습을 우리가 살피고 기억할 수 있다면 우리가 어떤 삶을 만들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 삶이 쉽고 편안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말로 쉽다거나 어렵다고 드러내는 소리로서 내 삶이 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내게 주어진 삶을 내가 정성껏 받아들인다면 그것이 내 삶을 바꾸는 방법이 될 것이며 내가 사람으로 태어나 실천해야할 사명을 완수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생명을 받았다고 인정한다면, 그 삶을 다시 하느님께 돌려드릴 때 어떤 모습이어야 옳은 것이겠는 지는 우리가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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