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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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사춘기 아들이 야한 동영상을 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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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5-11 ㅣ No.255

[묻고 답하고] 사춘기 아들이 야한 동영상을 보는 것 같아요



묻고 : 저는 고등학교 1학년 아들 하나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아들은 밝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착한 아이입니다. 성당에서도 중학교 때까지 복사를 하면서 열심히 신앙생활도 참 잘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한 뒤, 일주일에 한번 만나게 되는데, 예전보다 많이 힘들고 달라진 듯 보입니다. 우연히 아들이 스마트폰에서 야한 동영상을 친구들에게 보낸 사실을 알게 되어 많이 실망하고 속이 상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게 하기 위해 좋다는 학교로 보냈는데, 아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걱정이 많습니다. 한창 성에 눈뜰 나이에 곁에서 지켜볼 수도 없어 걱정이 많습니다.


답하고 : 모든 아이가 잘못되어도 내 아이는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 착한 아이가 봐서는 안 될 것을 보고, 게다가 그 민망한 동영상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그 동안 가졌던 기대가 와르르 무너지며 정신이 없으셨겠네요. 조금이라도 잘못될 새라 마음 졸이며 아들을 정성껏 키워왔는데 혹시 내가 잘못 키운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들고. 아무리 정성을 다해서 완벽하게 키우려고 해도 인간은 부족한 것이 당연하지요. 게다가 아직 자라는 아이이니 부족한 것 투성이일 것입니다. 라틴어 격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Errore humanum est. 직역하면 ‘실수는 인간의 것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뒤집어보면 ‘실수하는 것은 인간적인 것이다’ 혹은 ‘인간은 실수하는 존재 즉 부족한 존재이다’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부족한 사람끼리 그래도 서로를 아끼고, 인정하고, 용기를 주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겠지요. 어머니가 정성을 다해서 가르친 것.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충분한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말이나 중학생 초기부터 이미 사춘기를 지냅니다. 그러니 고등학생이면 더 큰 사춘기를 지내고 있겠지요. 성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요즘 사회는 성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노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더 하겠지요. 나이도 그렇고 현대의 분위기도 그러니 성에 대한 관심은 지극히 당연한 모습입니다. 다른 아이들도 조금의 차이가 있을 뿐 다들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당연한 일이라고 위안을 삼기에는 뭔가 부족합니다. 제대로 지도를 해주어야 할텐데…. 아들이 가족과 함께 있다면 조금 더 쉬울텐데 기숙사에 가 있으니 어찌 해야 할까요? 일단 아들이니까 아버지가 가장 자연스럽게 지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집에 돌아왔을 때 목욕탕을 가거나 아니면 조금 더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남자끼리’ 말을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일단 학교에 아들을 맡겼으니 선생님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겠습니다. 선생님들이 부모보다는 좀 더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아들을 이해하고 잘 돌봐 줄 것입니다. 부모와 교사가 서로 믿고 함께 고민하면서 아들을 잘 키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아들에게는 커다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본당 신부님과 상의하는 것은 우리만의 특별한 방법입니다. 주일학교에 다니면 자연스럽게 많은 부분이 해결됩니다. 참, 성모님도 예수님을 키울 때 요셉 성인과 함께 많은 고민을 하시지 않았을까요? 특히 언제나 모든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생각하시던 성모님은 어머니들이 깊이 묵상해야 할 모습일 것입니다.

[외침, 2014년 3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김길민 신부(광주성당 주임, 교구 사법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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