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연중 30 주일-나해-2003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3-10-24 ㅣ No.513

연중 30 주일 (나해)

 

        예레미야 31,7-9        히브리 5,1-6       마르코 10,46-52  

    2003. 10. 26.

주제 : 기도의 올바른 자세

 

한 주간 안녕하셨습니까?  겨울이 가까워졌습니다.  

산주변이라서 공기오염이 적은 곳이니 더 차갑게 느껴집니다.  올해도 유행한다고 예고된 감기 조심하십시오.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면,  하느님의 뜻을 잘 실천할 준비도 될 것입니다.  세상에 사는 우리가 마음을 잘 드러내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연습하지 않는다면 어려운 일입니다.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할수록, 그리고 중요한 일일수록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것이 사람의 특징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아주 중요하면서도 친숙한 표현을 듣습니다. “주님,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주일에는 노래로 바치는 ‘자비송’에서 오늘도 우리가 반복한 기도문입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기도합니다.  기도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보물로 가득 차 있을 하느님의 비밀창고를 열고 거기에서 내 삶에 필요한 무엇인가를 빼앗거나 얻어내는 것이 기도라고 생각하는 분은 없겠죠?  이 소리는 실제로 하느님을 욕심쟁이로 생각하고 보물창고를 잠가놓은 분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그렇게 몇 번 도전하다가 하느님을 등지고 돌아서며, 하느님은 바쁘셔서 내 기도는 듣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다음달 5일에 있을 수학능력 시험을 앞두고 당사자들보다는 그 부모가 더 애타게 기도하는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어떻게 기도해야하는지 오늘 복음에 나오는 바르티매오의 자세를 봐야 합니다.  바르티매오는 자기 욕심이 실현돼야한다고 외치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더 크게 부르고 자비를 베풀어주시라고 소리칩니다.  그 소리가 시끄럽다고 이웃들이 못하게 했지만 그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이 바치는 기도도 ‘직장을 구하고 내 가정이 먼저 편하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느님을 졸라댑니다.  이때에 바치는 기도가 올바로 하는 것인지 돌이켜야 합니다.  기도라는 이름으로 내 욕심을 드러내는 일이 우리가 드러내기 쉬운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큰소리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던 바르티매오에게서 예수님이 확인하신 것은 그가 가진 믿음이었습니다.  그가 외치는 내용을 분명히 들었을 예수님이지만, 너는 나에게서 무엇을 원하느냐고 질문합니다. 그리고 결론으로 가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는 선언사이에 있는 것은 바르티매오의 간절한 기도였습니다.  우리도 주일 미사에 오면, 지난 한 주간동안 행한 여러 가지 잘못들을 반성하고 새로운 결심을 봉헌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고 그분의 영광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미사에서 그렇게 하는 자세와 비슷하게 실제로 삶에서도 그래야 한다고 합당한 자세를 알려주는 것이 복음사가의 의도입니다.  

 

구약의 예언자 예레미야가 외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예언자들이 그랬듯이 예레미야 예언자 역시 자신이 선포한 복된 소식이 실현되는 것을 보지 못하신 분입니다.  현실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노예생활 중이었고, 고통 가운데 있는데도 예레미야 예언자는 그들에게 희망을 선언합니다.  하느님은 노예생활 하는 우리를 해방시켜주실 것이고, 울며 떠났던 길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오리라고 선언합니다.  안타까운 일이라면 그것이 ‘몇 년 몇 월 며칠’에 이루어진다는 선언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만일 그 일정이 성서에 나와 있다면, 사람들은 하느님을 향하여 기도하지도 않을 것이고, 삶에서 울지도 않을 것이며,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저 시간만 가면 해결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고 거기에는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신용카드 빚 탕감이야기를 하니까, 은행 빚을 갚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그것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현실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사랑합니다.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다르게 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에게서 합당한 축복을 얻을 자격이 있다고 말하겠지만, 하느님의 축복은 우리가 인생에서 땀을 흘린 다음에야 얻을 수 있는 선물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산다고 말하면서, 하느님은 내 삶이 기쁘도록 해줘야 한다고 우긴다면, 그런 하느님만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심각한 상태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내가 봉헌하는 기도, 나의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도록 이웃들이 배려해주기를 원하는 내용들을 큰소리로 말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참으로 중요한 것은 내가 올바른 자세를 갖고 있는지 돌이키는 일입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드러내는 어떤 자세를 보시고,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시겠습니까?



522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